Skip to content Skip to footer

Biz & Pro 뉴스레터 Vol.33 | 미·중 AI 패권 경쟁 이면의 안전 딜레마

Vol.33 | 2026.09.22 AI & Frontier Tech
GLOBAL LENS | 세상을 읽는 인사이트
Decoding Global Leaders · Economy · Technology
MAIN FEATURE
미·중 AI 패권 경쟁 이면의 안전 딜레마
BBC, The Global Story | 진행 Asma Khalid, 대담 Kyle Chan(Brookings Institution) | 2026.09.15 방영
"AI 개발 속도를 지금 늦추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우리 모두가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믿습니다." — 전 앤트로픽 연구원
01
위협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 AI는 통제 불능의 초지능(Superintelligence)이라는 극단적 위험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 생물학적 무기, 핵 지휘체계 등 현실적인 공공안보 위험도 빠르게 키우고 있다.
02
미국과 중국은 AI를 근본적으로 다른 틀로 바라본다
→ 미국은 AGI 선점을 둘러싼 '승자독식' 경쟁으로 접근하는 반면, 중국은 AI를 전기·인터넷과 같은 범용 유틸리티로 규정하며 산업 전반과 사회적 실용에 통합하는 데 주력한다.
03
깊은 불신 속에서도 협력의 여지는 있다
→ 냉전 시대 미·소가 핵군축 합의를 이뤄낸 선례처럼, AI의 파괴적 잠재력에 대한 상호 인식이 양국을 최소한의 안전 관리 대화 테이블로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
Kyle Chan (카일 챈)
Fellow, John L. Thornton China Center · Brookings Institution
브루킹스 연구소 존 L. 손턴 중국센터 연구원으로, 중국의 AI·반도체·로봇공학·전기차·배터리 등 첨단 기술 산업정책과 미·중 관계를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학사, 런던정경대학교(LSE)에서 사회학 석사,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 등에 다수 기고하며, 2026년 9월 15일 방영된 BBC, The Global Story에 대담자로 출연하여 아래 내용을 설명하였다.
논의 배경: 고조되는 글로벌 AI 안전 논쟁

이번 BBC 대담이 나온 배경에는 최근 몇 주간 급격히 고조된 AI 안전 논쟁이 있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제프리 힌튼, AI 분야 석학인 요슈아 벤지오 등은 AI를 인간 뇌를 모방한 시스템으로 규정하며, 엄청난 잠재력과 동시에 인류 존속을 위협할 수 있는 실존적 위험을 지녔다고 경고하고, 지금 당장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하고 기업과 정부가 공동으로 규제·연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몇 주간 AI가 인류에게 가할 수 있는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한 전직 앤트로픽 연구원(Jacob Coxon)은 9월 9일, 현재의 개발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향후 10년 내 AI가 인류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9월 12일 자신의 블로그에 "We Must Pace the Frontier"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프론티어 AI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독립적인 제3자 검증기관에 상시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업계가 그간 위험의 실체를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했으며, 옛 미·소 핵무기 감축 협정을 협력의 한 모델로 제시하면서도 경쟁국이 같은 수준의 자제를 하지 않을 경우의 딜레마를 인정했다. 같은 날 오픈AI의 샘 올트먼과 xAI의 일론 머스크도 속도 조절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는 금융업 자율규제기구(FINRA)와 유사한 AI 표준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하며, 이러한 경고들을 "일어나지 않을 일을 부풀리는 부정적 세력의 목소리"로 규정했다. 그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현재 최우선 관심사로 꼽았다 — 위험 경고 자체를 정면으로 반박하기보다는, 지정학적 경쟁이라는 다른 프레임으로 논의의 축을 옮긴 것이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엔비디아 CEO 젠슨 황도 반박에 가세했다. 그는 9월 20일 CBS 뉴스 인터뷰에서 "2030년은 결코 인류의 종말이 아니다. 그럴 확률은 0%"라고 잘라 말하며, 이러한 경고들을 "불필요하고 무책임하다"고 규정했다. 황은 AI 안전을 '엔지니어링 문제'로 규정하며, 새로운 법이나 규제보다는 기존 사이버보안·제조물책임법 체계와 업계의 자율적인 테스트·검증만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 AI의 실존적 위협과 위험 시나리오의 재구조화

카일 챈 연구원은 AI가 스스로 지능을 고도화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는 초지능 폭주 시나리오에만 집중할 경우, 오히려 더 시급한 현재적 위험(핵 지휘통제 시스템에 대한 AI 개입이나 생물무기 개발 용이화 및 사이버 테러 가능성 등)에 대한 주의가 소홀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편집자 주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일반지능)란 특정 작업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처럼 다양한 지적 과제를 두루 수행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을 뜻한다. 초지능(Superintelligence)은 AGI를 한 단계 넘어서, 모든 영역에서 인간의 지능을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가상의 미래 AI 단계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자기 개량을 거듭해 인간이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는 실존적 위험 논의에서 주로 언급된다. 이번 논의에서 미국이 강조하는 'AGI 경쟁'과, SF적 위협으로 다뤄지는 '초지능 폭주 시나리오'는 서로 다른 단계의 개념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구분 내용
극단적 멸망 시나리오
(SF적 위협)
AI가 스스로 지능을 고도화하여 전력망·의료·금융 등 국가 핵심 기반 시설을 공격하거나,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를 통제 불능 상태로 장악하는 디스토피아적 위험.
현실적 대규모 위협
(급선무 과제)
SF적 시나리오보다 더 시급한 위험은 ① 핵 지휘통제 시스템에의 AI 개입② AI 기반 생물학적 무기 설계·생산이다. 이미 AI를 활용한 신종 바이러스 설계 가능성이 입증된 바 있어, 실질적인 국가 안보 및 공공 안전 규제가 요구된다.
2. 미·중 AI 경쟁의 동학: 프레임과 인식의 격차

워싱턴에서는 AI를 미국과 중국 간의 '경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이 AI 분야에서 중국보다 한참 앞서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그러나 챈 연구원은 중국은 이 경쟁을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관점에서는 가장 강력한 AI 모델을 보유한 쪽이 승자가 되는 AGI(인공일반지능)를 향한 승자독식 경주인 반면, 중국은 AI를 전기·인터넷·컴퓨터와 같은 범용 유틸리티로 인식하며 산업 전반과 노동 시장으로의 실용적 적용, 그리고 충격 완화 생태계 구축에 방점을 둔다.

이러한 격차는 OpenAI·앤트로픽 등 최고 성능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을 선도하는 미국의 산업 구조 — 민간 혁신 주체(샘 올트먼, 일론 머스크 등 거대 개인 영향력)와 정부(베이징)의 절대적 최종 통제권이 결합된 중국의 구조 — 사이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챈 연구원의 시각이다.

구분 미국 (US Perspective) 중국 (China Perspective)
기본 프레임 AGI 승자독식 Race
AGI(인공일반지능) 선점이 군사·경제·기술적 독점을 가져온다는 시각
범용 유틸리티
전기·인터넷·컴퓨터와 같은 공공 유틸리티적 성격. 비선형적 발전 인식
주요 우위 파운데이션 모델 기술 우위
OpenAI, Anthropic 등 최고 성능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선도
산업·사회적 통합 우위
다양한 산업 분야 및 노동 시장으로의 실용적 AI 적용과 충격 완화
생태계 주체 실리콘밸리 빅테크 및 거대 개인 영향력
(Sam Altman, Elon Musk 등)
민간 혁신 촉진 + 정부(베이징)의 절대적 최종 통제권 및 레드라인 제시
3. 중국 AI의 부상 과정 — 3대 스푸트니크 모멘트

챈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세 차례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를 거치며 AI 분야 격차를 좁혀왔다. 1차(2016년) 알파고(AlphaGo) 쇼크는 AI의 창의성과 복잡한 인간 수준 사고 능력을 확인시키며 국가적 AI 육성 전략을 본격화했다. 2차(2022년) ChatGPT 쇼크는 글로벌 첨단 기술 격차를 각인시키며 중국 AI 랩들의 LLM 추격전(스프린트)을 촉발했다. 3차(2025년) 딥시크(DeepSeek) 쇼크는 헤지펀드 기반의 중국 AI 스타트업이 미국 대비 약 96% 저렴한 비용으로 최정상급 오픈소스 모델을 공개하며 "중국은 소프트웨어에 약하다"는 통념을 불식시키고 글로벌 시장 구도를 흔든 사건이다.

다만 중국 AI 생태계는 스타트업부터 알리바바·텐센트·바이트댄스 같은 빅테크까지 다층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과거 기업 지도자들이 정부 정책에 반발해 제재를 받은 역사적 경험(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등) 때문에 자신들이 설정한 산업 발전 방향의 '레드라인'을 넘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4. 규제 접근법과 정책적 함정

중국은 AI 모델이 대중에 공개되기 전 정부 사전 등록을 의무화하는 등 사전 규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대만 문제 같은 민감한 주제에 대해 '올바른' 방식으로 답변하는지 검증하는 절차를 통과해야 승인이 이뤄진다.

반면 미국의 규제 접근법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진폭이 컸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AI 안전 행정명령을 철회하고, 초기 규제보다는 개발 속도를 우선하는 AI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최근 '통제력 상실(Loss of Control)' 우려가 커지자, 특정 AI 모델의 위험을 살펴보는 프레임워크 도입 방침을 밝히며 태도를 다소 누그러뜨렸다.

한편 미국이 규제를 미루면서 중국을 구실로 내세우는 경향도 짚어볼 만하다. 예전에는 중국도 이런 위험을 '미국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로 여겼지만, 지금은 AI 안전 부재가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고 보기 시작했다. 그 결과 AI 규제 정비는 이제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 됐다.

5. 정상회담 전망 및 협력 가능성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달 24일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며, 의제 중 하나로 AI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챈 연구원은 회담이 일회성으로 끝날 위험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양국이 AGI나 통제력 상실 같은 용어의 정의조차 합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화를 시작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대화를 통해 서서히 신뢰를 쌓고, 향후 포괄적인 규제 협약이나 글로벌 합의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이 서로를 향해 미사일을 겨누고 있던 때에도 핵군축 합의를 이뤄낸 역사적 선례가 있듯, 기술의 파괴적 잠재력에 대한 상호 인식이 양국을 대화 테이블로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논의의 핵심이다.

EDITOR'S STRATEGIC LENS

이번 논의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미국과 중국이 AI를 서로 다른 '프레임'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이다. 한국 기업과 정부 리더들에게 이는 실질적인 전략 수립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미국식 '승자독식 AGI 경주' 프레임에만 매몰될 경우, 최상위 모델 경쟁에서 한국이 차지할 자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식 '범용 유틸리티' 프레임 — AI를 제조업, 물류, 헬스케어 등 실물 산업에 실용적으로 통합하는 접근 — 은 한국의 강점인 정밀 제조·반도체·자동차·조선·방산·배터리 산업 등과의 결합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만의 포지셔닝, 즉 '신뢰 기반 응용 AI 허브'로서의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한편 '통제력 상실' 우려가 양국 모두에서 국정 과제로 격상되고 있다는 점은, 조만간 국경을 초월한 AI 안전 규제 협의체가 본격 논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내 AI 기업과 정책 당국은 미국·중국·EU 각각의 규제 프레임워크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특정 진영에 종속되지 않는 유연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선제적으로 갖출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냉전기 핵군축 협상의 선례가 시사하듯 적대적 경쟁 관계 속에서도 최소한의 안전 대화 채널은 구축될 수 있다. 한국은 미·중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 국면에서, AI 안전 거버넌스 논의에 있어 '가교' 역할을 자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중견국 중 하나이다. 9월 24일 예정된 트럼프-시진핑 회담의 결과와 그 후속 논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한국의 AI 산업 정책과 외교 전략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국제사회에서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을 준비할 시점이다.

QUICK TAKE | 한 문장 요약
"미·중 AI 경쟁은 서로 다른 프레임 위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통제 불능 위험에 대한 공통의 우려가 두 나라를 최소한의 안전 대화 테이블로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
DISCLAIMER
본 뉴스레터는 BBC 팟캐스트 'The Global Story'의 2026년 9월 15일 방영분("Will Trump and Xi Jinping stop AI 'killing us all'?")을 비즈앤프로가 번역·요약·편집한 자료입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인용된 개인 및 기관의 견해는 비즈앤프로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eave a comment

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