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5,000억 달러 파트너십과 네이버 신규 투자
2026년 7월, 한국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SK그룹·네이버 등 한국 기업과 잇따라 대규모 파트너십을 발표했으며, 본 인터뷰는 Bloomberg TV의 Bloomberg Tech 진행자인 Ed Ludlow와 진행됐다.
젠슨 황 CEO는 SK그룹과 약 5,000억 달러(약 700조 원) 규모의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HBM 등 핵심 메모리의 대규모 구매·공급 계약과, 최대 2기가와트(GW) 규모의 AI 클라우드를 구축하려는 SK텔레콤 등에 엔비디아 슈퍼컴퓨터를 판매하는 계약이 포함된다.
그는 이 금액이 엔비디아의 일방적 투자가 아니라, 엔비디아가 SK로부터 메모리를 구매하고 동시에 SK 측에 슈퍼컴퓨터를 판매하는 양방향 거래의 합산 규모라고 설명했다. 1조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그에 걸맞은 막대한 시스템 메모리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한국 대표 AI 클라우드 기업인 네이버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국내 인프라 용량을 200메가와트(MW)까지 증설하고 글로벌 확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젠슨 황은 한국을 반도체·제조업 호황과 뛰어난 신기술 수용성을 갖춘 국가로 평가하며, "한국인들은 AI 활용을 정말 좋아하고, AI가 사회 전반과 산업계에 아주 잘 확산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한국이 전 세계 AI 인프라 구축을 돕는 핵심 허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그는 컴퓨팅의 사용 주체가 "사람 중심"에서 "AI·로봇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10억 명의 인간 사용자를 넘어, 앞으로는 1,000억 개의 AI 에이전트와 수십억 대의 로봇이 컴퓨팅 자원을 소비하게 되며, 이에 따라 반도체 산업은 향후 10년간 현재의 10배 이상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HBM·LPDDR 메모리 공급 부족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부지·전력·건설 인력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PC나 스마트폰과 달리 토지·전력·건물 같은 인프라는 단기간에 대폭 늘리기 어려운 만큼, 업계는 연간 약 2배 성장 수준으로 속도를 조절하며 확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진행자는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가진 면담에서 나온 이야기를 전했다. 최 회장은 미국이 '토큰의 품질과 고도화'에 집중하는 반면, 중국은 '토큰당 비용 절감' 등 효율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젠슨 황은 중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AI 연구자를 배출하고 있어 뛰어난 AI 기술 창출이 계속될 것이라 전망하며, 실리콘밸리 내 중국계 인재의 기여를 인정하고 대립보다 지속적인 경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그는 기업·국가가 통제권과 주권을 확보하려면 폐쇄형 AI 서비스 활용과 더불어 직접 통제 가능한 오픈 모델(Open Models)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산업의 서비스 수준 협약(SLA) 충족, 기업 고유 노하우 보호,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 해소를 위한 분산된 자율 방어 체계 구축이 그 이유로 제시됐다.
이번 발표는 한국의 반도체·AI 산업에 두 가지 상반된 신호를 동시에 던진다. 하나는 HBM을 앞세운 K-반도체의 구조적 지위 강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도해 온 HBM 생태계가 엔비디아의 향후 10년 로드맵에 필수 파트너로 재확인된 셈이며, 이는 단기 수주를 넘어 장기 공급 계약과 기술 공동개발이라는 형태로 한국 기업의 협상력을 뒷받침한다.
다른 하나는 전력·부지 확보 경쟁이다. 젠슨 황이 지목한 데이터센터 확장의 병목—부지, 전력, 건설 인력—은 한국의 산업 구조에서 특히 민감한 지점이다. 국토가 좁고 전력망이 이미 반도체 클러스터 수요로 포화 상태에 가까운 한국에서, SK텔레콤의 2GW급 AI 클라우드 구축과 네이버의 인프라 증설이 동시에 진행되려면 에너지 정책과 산업 입지 정책의 신속한 뒷받침이 필요하다.
오픈 모델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도 한국 기업·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데이터 주권과 사이버 보안을 이유로 자체 통제 가능한 AI 모델 구축이 강조되는 흐름은, 이미 국내에서 진행 중인 소버린 AI 논의와 맞닿아 있다. 해외 폐쇄형 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비용 효율성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이 국내 대기업과 정부 부처 모두에 실질적인 검토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5,000억 달러 규모 파트너십 발표가 실제 집행 일정, 투자 주체, 대금 흐름까지 구체화된 확정 계약은 아니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향후 실제 계약 체결과 이행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협상력이 얼마나 구체적 조건으로 전환되는지가 이 파트너십의 실질적 가치를 가늠하는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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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편집자는 과거 반도체 관련 업종에서 4년 정도 책임있는 위치에서 근무하고, 반도체 관련 정부 정책도 2년 정도 해 보았습니다만, 2025년 이후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그 이전과 확실히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반도체 생산은 전기와 물을 어마어마하게 사용하는 공정이어서, 대규모 공장 증설시, 과거 주된 병목이었던 돈과 사람보다, 오히려 전기와 물이 병목이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데이터 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대한 현명한 대응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