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od to Great
평범함이나 적당한 성공에 안주하는 태도야말로 탁월함으로 나아가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2001)는 출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판매되며 경영진의 필독서를 넘어 조직 문화와 리더십 논의의 기준점이 되었다.
콜린스와 그의 연구팀은 무려 5년에 걸쳐 1,435개의 포춘 500대 기업을 전수 조사했다. 이 중 15년간 시장 평균의 3배 이상 누적 주식 수익률을 달성하며 도약한 단 11개 기업만을 추려내 '위대함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를 추출했다.
이후 발표한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 등을 통해 기업의 지속성과 쇠락의 패턴을 꾸준히 연구해 오고 있다.
콜린스 연구팀이 발견한 위대한 기업으로의 전환은 극적인 혁신의 순간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구원자의 등장이 아니었다. 오히려 고도의 규율이 지배하는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진화의 과정이었다. 이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요약된다: 규율 있는 사람(Disciplined People) → 규율 있는 생각(Disciplined Thought) → 규율 있는 행동(Disciplined Action). 이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기업은 비로소 평범함의 궤도를 벗어나 위대함의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연구팀을 가장 놀라게 한 발견 중 하나는 위대한 기업을 이끈 CEO들의 성향이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화려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 CEO가 아니라,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으며 심지어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인물들이 전환을 주도했다.
콜린스는 이를 '단계 5 리더십(Level 5 Leadership)'이라 명명했다. 이들은 극단적인 개인적 겸손(Personal Humility)과 강렬한 직업적 의지(Professional Will)라는 역설적 특성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하나의 사례가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를 이끈 다윈 스미스(Darwin E. Smith)로, 사내 변호사 출신의 조용한 그는 회사의 100년 된 주력 사업인 제지 공장을 매각하는 파격적 결단을 내려 P&G를 꺾고 세계 1위로 올려놓았다.
이들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비유가 '창문과 거울(The Window and the Mirror)'이다. 단계 5 리더들은 성공했을 때는 창문 밖을 내다보며 공로를 동료·외부 요인·심지어 '행운'으로 돌린다. 반면 실패했을 때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오직 자신에게서 책임을 찾는다.
일반적인 경영 상식은 훌륭한 리더가 먼저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세우고, 그 방향에 맞춰 사람들을 정렬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기업들은 정반대로 행동했다. 그들은 "먼저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을 버스에서 내리게 하며, 적합한 사람을 적합한 자리에 앉힌 다음, 버스가 어디로 갈지(방향)를 결정"했다.
이 원칙의 핵심은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적응력에 있다. 만약 사람들이 버스가 가는 '방향'을 보고 탑승했다면, 10마일쯤 가다가 방향을 바꿔야 할 때 심각한 동기부여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이 버스에 탄 다른 '훌륭한 동료들' 때문에 탑승했다면, 방향이 바뀌어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회사들은 예외 없이 자신들이 처한 가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진실이 들리는 문화를 조성하지 않고서는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콜린스는 이를 '스톡데일 패러독스(The Stockdale Paradox)'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 명칭은 베트남 전쟁 당시 하노이 힐튼 포로수용소에서 8년간 갇혀 지낸 미군 최고위 장교 제임스 스톡데일 제독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낙관주의자들'이었다. 그들은 "크리스마스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다가 실망하고, 다시 "부활절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다가 절망하며 죽어갔다. 반면 스톡데일은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눈앞에 닥친 가장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규율"을 잃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의 우화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한 가지 큰 것을 안다"에서 착안한 '고슴도치 콘셉트(The Hedgehog Concept)'는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고 명쾌한 원칙으로 꿰뚫는 능력을 의미한다. 비교 기업들이 교활한 여우처럼 여러 방향으로 분산된 전략을 추구하다가 길을 잃은 반면, 위대한 기업들은 고슴도치처럼 단순하지만 절대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했다.
고슴도치 콘셉트는 다음 세 가지 핵심 질문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첫째, 우리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는 단순한 핵심 역량을 넘어서며, 현재 잘하는 일이라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없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둘째, 우리의 경제 엔진을 움직이는 핵심 지표(X당 이익)는 무엇인가? 지속적이고 강력한 현금 흐름과 수익성을 창출하는 단일한 '경제적 분모'를 찾는 것이다. 셋째, 우리가 깊은 열정을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억지로 열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이 진정으로 의미를 느끼고 몰입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다.
위대한 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서는 단 하나의 결정적 행동이나 획기적 프로그램, 기적적인 순간이 없었다. 콜린스는 이를 무거운 '플라이휠(Flywheel, 대형 금속 바퀴)'을 밀어 돌리는 과정에 비유한다. 처음에는 엄청난 힘을 쏟아부어도 겨우 한 바퀴 돌아갈까 말까 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계속해서 밀면 어느 순간 바퀴는 스스로의 무게와 관성으로 인해 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외부에서 보면 극적인 전환처럼 보이는 순간도, 내부적으로는 오랜 규율 있는 축적의 결과물이다. 인터뷰에 응한 위대한 기업의 임원들 중 자신들의 '전환점'을 명확히 지목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것이 플라이휠 효과의 본질이다.
짐 콜린스의 이 연구가 출간된 지 25년이 지났다. 책에서 찬사를 받았던 기업들 중 일부는 2008년 금융위기와 기술 변화 과정, 리더십 변화 등을 거치면서 그 사이 도태되기도 했다. 개별 회사 흥망성쇠의 맥락은 각각 따로따로 검토되어야 하겠지만, 이 책에서 제시한 대부분 원칙의 유효성은 시대를 초월한다. 편집자로서는 조직 생활을 더 오래 하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해 갈수록 그런 생각을 강화하게 되었다. 이러한 원칙들은 크건 작건, 민간 기업이건 공공기관이건 조직의 종류와 관계없이 폭넓게 적용된다.
먼저 '누구'를, 다음에 '무엇'을 이라는 원칙은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항상 기억해야 할 핵심이다. 여러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을 경영해 본 사람들은 대체로 동의할 것이다. 적합한 사람을 확보하고 제자리에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목표의 절반 이상은 달성한 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은 변하고 업무도 변한다. 탄탄한 '기본기', '겸손', 그리고 배우고 이루려는 '열의'를 갖춘 사람은 낯선 업무나 어려운 환경에서도 적응하며 조직 목표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런 기본 요소들이 부족한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이라면, 그것이 어떤 미션을 가진 조직이든, 아무리 많은 사람들로 구성되건, 아무리 많은 금전적 지원을 받건 관계없이 성취 가능성이 낮다.
책에서 제시한 단계 5 리더십의 개념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스스로를 스타화하는 리더를 가진 조직보다, 겸손과 의지를 기반으로 솔선수범하여 조직을 규율있게 운영하는 리더를 가진 조직이 더 강한 팀워크와 더 높은 성취 능력을 보인다는 것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창문과 거울'의 비유는 신선하다. 성공의 공을 외부로 돌리고 실패의 책임을 자신에게서 찾는 리더—그런 리더가 더 많은 조직과 사회가 건강하다.
'고슴도치 콘셉트'는 오늘날 스타트업들에게도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진정으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단 하나의 영역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는가? 유니콘이라는 막연한 기대보다 고슴도치적 집중이 장기적 생존을 결정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분투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많은 리더와 프로들에게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내면의 중심을 잡기 위한 지침이 된다. 막연한 낙관론이 아닌 냉혹한 현실 진단과 최종 승리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버티고, 살아남고, 그리고 궁극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이 책에서 결론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규율(discipline)은 규제(regulation) 또는 통제(control)와 전혀 다른 것이다. 규율은 자발성을 내포하는 것이고, 규제와 통제는 타율성을 기반으로 한다. 역설적이게도 규율 없는 조직에서 규제와 통제가 많은 경향이 있지 않나 싶다. 편집자는 조직원들이 목표와 핵심 가치를 확실히 인식하고 공유하면서, 이러한 목표와 핵심가치 기반의 인사제도(보상과 처벌)가 공정하게 운영될 때 자율적 규율은 강화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규율이 부족해지고 도덕적 해이와 일탈행위가 증가함에 따라 규제와 통제가 증가한다. 이는 또 조직원들이 조직의 목표와 핵심가치 추구 대신, 내부 규제만 지키면 직업적으로 안전하다 생각하게 해서 '외부 서비스 제공과 가치창출'이라는 조직의 존재목적을 망각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본다.
결국 이 책이 25년이 지나도 읽을 가치가 큰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 규율, 집중,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이것들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
관련 링크: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 Biz & Pro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인용된 개인 및 기관의 견해는 비즈앤프로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Good to Great
평범함이나 적당한 성공에 안주하는 태도야말로 탁월함으로 나아가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2001)는 출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판매되며 경영진의 필독서를 넘어 조직 문화와 리더십 논의의 기준점이 되었다.
콜린스와 그의 연구팀은 무려 5년에 걸쳐 1,435개의 포춘 500대 기업을 전수 조사했다. 이 중 15년간 시장 평균의 3배 이상 누적 주식 수익률을 달성하며 도약한 단 11개 기업만을 추려내 '위대함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를 추출했다.
이후 발표한 『빌트 투 라스트(Built to Last)』,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 등을 통해 기업의 지속성과 쇠락의 패턴을 꾸준히 연구해 오고 있다.
콜린스 연구팀이 발견한 위대한 기업으로의 전환은 극적인 혁신의 순간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구원자의 등장이 아니었다. 오히려 고도의 규율이 지배하는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진화의 과정이었다. 이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요약된다: 규율 있는 사람(Disciplined People) → 규율 있는 생각(Disciplined Thought) → 규율 있는 행동(Disciplined Action). 이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기업은 비로소 평범함의 궤도를 벗어나 위대함의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연구팀을 가장 놀라게 한 발견 중 하나는 위대한 기업을 이끈 CEO들의 성향이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화려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 CEO가 아니라,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으며 심지어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인물들이 전환을 주도했다.
콜린스는 이를 '단계 5 리더십(Level 5 Leadership)'이라 명명했다. 이들은 극단적인 개인적 겸손(Personal Humility)과 강렬한 직업적 의지(Professional Will)라는 역설적 특성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하나의 사례가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를 이끈 다윈 스미스(Darwin E. Smith)로, 사내 변호사 출신의 조용한 그는 회사의 100년 된 주력 사업인 제지 공장을 매각하는 파격적 결단을 내려 P&G를 꺾고 세계 1위로 올려놓았다.
이들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비유가 '창문과 거울(The Window and the Mirror)'이다. 단계 5 리더들은 성공했을 때는 창문 밖을 내다보며 공로를 동료·외부 요인·심지어 '행운'으로 돌린다. 반면 실패했을 때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오직 자신에게서 책임을 찾는다.
일반적인 경영 상식은 훌륭한 리더가 먼저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세우고, 그 방향에 맞춰 사람들을 정렬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기업들은 정반대로 행동했다. 그들은 "먼저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을 버스에서 내리게 하며, 적합한 사람을 적합한 자리에 앉힌 다음, 버스가 어디로 갈지(방향)를 결정"했다.
이 원칙의 핵심은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적응력에 있다. 만약 사람들이 버스가 가는 '방향'을 보고 탑승했다면, 10마일쯤 가다가 방향을 바꿔야 할 때 심각한 동기부여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이 버스에 탄 다른 '훌륭한 동료들' 때문에 탑승했다면, 방향이 바뀌어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회사들은 예외 없이 자신들이 처한 가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진실이 들리는 문화를 조성하지 않고서는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콜린스는 이를 '스톡데일 패러독스(The Stockdale Paradox)'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 명칭은 베트남 전쟁 당시 하노이 힐튼 포로수용소에서 8년간 갇혀 지낸 미군 최고위 장교 제임스 스톡데일 제독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낙관주의자들'이었다. 그들은 "크리스마스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다가 실망하고, 다시 "부활절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다가 절망하며 죽어갔다. 반면 스톡데일은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눈앞에 닥친 가장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규율"을 잃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의 우화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한 가지 큰 것을 안다"에서 착안한 '고슴도치 콘셉트(The Hedgehog Concept)'는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고 명쾌한 원칙으로 꿰뚫는 능력을 의미한다. 비교 기업들이 교활한 여우처럼 여러 방향으로 분산된 전략을 추구하다가 길을 잃은 반면, 위대한 기업들은 고슴도치처럼 단순하지만 절대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했다.
고슴도치 콘셉트는 다음 세 가지 핵심 질문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첫째, 우리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는 단순한 핵심 역량을 넘어서며, 현재 잘하는 일이라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없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둘째, 우리의 경제 엔진을 움직이는 핵심 지표(X당 이익)는 무엇인가? 지속적이고 강력한 현금 흐름과 수익성을 창출하는 단일한 '경제적 분모'를 찾는 것이다. 셋째, 우리가 깊은 열정을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억지로 열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이 진정으로 의미를 느끼고 몰입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다.
위대한 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서는 단 하나의 결정적 행동이나 획기적 프로그램, 기적적인 순간이 없었다. 콜린스는 이를 무거운 '플라이휠(Flywheel, 대형 금속 바퀴)'을 밀어 돌리는 과정에 비유한다. 처음에는 엄청난 힘을 쏟아부어도 겨우 한 바퀴 돌아갈까 말까 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계속해서 밀면 어느 순간 바퀴는 스스로의 무게와 관성으로 인해 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외부에서 보면 극적인 전환처럼 보이는 순간도, 내부적으로는 오랜 규율 있는 축적의 결과물이다. 인터뷰에 응한 위대한 기업의 임원들 중 자신들의 '전환점'을 명확히 지목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것이 플라이휠 효과의 본질이다.
짐 콜린스의 이 연구가 출간된 지 25년이 지났다. 책에서 찬사를 받았던 기업들 중 일부는 2008년 금융위기와 기술 변화 대응 과정, 리더십 변화 등을 거치면서 그 사이 도태되기도 했다. 개별 회사 흥망성쇠의 맥락은 각각 따로따로 검토되어야 하겠지만, 이 책에서 제시한 대부분 원칙의 유효성은 대체로 시대를 초월한다고 본다. 편집자로서는 조직 생활을 더 오래 하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해 갈수록 그런 생각을 강화하게 되었다. 이러한 원칙들은 크건 작건, 민간 기업이건 공공기관이건 조직의 종류와 관계없이 폭넓게 적용된다.
우선 규율(discipline)의 중요성이다. 규율은 규제(regulation) 또는 통제(control)와 전혀 다른 것이다. 규율은 자발성을 내포하는 것이고, 규제와 통제는 타율성을 기반으로 한다. 역설적이게도 규율 없는 조직에서 규제와 통제가 많은 경향이 있지 않나 싶다. 편집자는 조직원들이 목표와 핵심 가치를 확실히 인식하고 공유하면서, 이러한 목표와 핵심가치 기반의 인사제도(보상과 처벌)가 공정하게 운영될 때 자율적 규율은 강화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규율이 부족해지고 도덕적 해이와 일탈행위가 증가함에 따라 규제가 증가한다. 이는 또 조직원들이 조직의 목표와 핵심가치 추구 대신, 내부 규제만 지키면 직업적으로 안전하다 생각하게 해서 외부 서비스 제공과 가치창출이라는 조직의 존재의의를 희석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본다.
책에서 제시한 겸손과 의지를 겸비한 리더의 개념도 눈 여겨 볼 만하다. AI와 기술 혁명이 가속화되고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외부 환경의 상수가 되어, 신속한 대응과 민첩성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지금, 개인 영웅에 의존하는 조직보다 규율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 더 높은 회복 탄력성을 보인다는 것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창문과 거울'의 비유는 신선하다. 성공의 공을 외부로 돌리고 실패의 책임을 자신에게서 찾는 리더—그런 리더가 더 많은 조직과 사회가 건강하다.
먼저 '누구'를, 다음에 '무엇'을 이라는 원칙은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항상 기억해야 할 핵심이다. 여러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을 경영해 본 사람들은 대체로 동의할 것이다. 적합한 사람을 확보하고 제자리에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목표의 절반 이상은 달성한 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은 변하고 업무도 변한다. 탄탄한 '기본기', '겸손', 그리고 배우고 이루려는 '열의'를 갖춘 사람은 낯선 업무나 어려운 환경에서도 적응하며 조직 목표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런 기본 요소들이 부족한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이라면, 그것이 어떤 미션을 가진 조직이든, 아무리 많은 사람들로 구성되건, 아무리 많은 금전적 지원을 받건 관계없이 성취 가능성이 낮다.
'고슴도치 콘셉트'는 오늘날 K-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빠른 피벗(방향 전환)을 미덕으로 여기는 스타트업 문화에서, 과연 우리는 진정으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단 하나의 영역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는가? 유니콘이라는 추상적 목표보다 고슴도치적 집중이 장기적 생존을 결정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분투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많은 리더와 프로들에게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내면의 중심을 잡기 위한 지침이 된다. 막연한 낙관론이 아닌 냉혹한 현실 진단과 최종 승리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버티고, 살아남고, 그리고 궁극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결국 이 책이 25년이 지나도 읽을 가치가 큰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 규율, 집중,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이것들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
🔗 비즈앤프로 분석 페이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 Biz & Pro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인용된 개인 및 기관의 견해는 비즈앤프로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Good to Great
평범함이나 적당한 성공에 안주하는 태도야말로 탁월함으로 나아가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2001)는 출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판매되며 경영진의 필독서를 넘어 조직 문화와 리더십 논의의 기준점이 되었다.
콜린스와 그의 연구팀은 무려 5년에 걸쳐 1,435개의 포춘 500대 기업을 전수 조사했다. 이 중 15년간 시장 평균의 3배 이상 누적 주식 수익률을 달성하며 도약한 단 11개 기업만을 추려내 '위대함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를 추출했다.
이후 발표한 『빌트 투 라스트(Built to Last)』,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 등을 통해 기업의 지속성과 쇠락의 패턴을 꾸준히 연구해 오고 있다.
콜린스 연구팀이 발견한 위대한 기업으로의 전환은 극적인 혁신의 순간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구원자의 등장이 아니었다. 오히려 고도의 규율이 지배하는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진화의 과정이었다. 이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요약된다: 규율 있는 사람(Disciplined People) → 규율 있는 생각(Disciplined Thought) → 규율 있는 행동(Disciplined Action). 이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기업은 비로소 평범함의 궤도를 벗어나 위대함의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연구팀을 가장 놀라게 한 발견 중 하나는 위대한 기업을 이끈 CEO들의 성향이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화려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 CEO가 아니라,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으며 심지어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인물들이 전환을 주도했다.
콜린스는 이를 '단계 5 리더십(Level 5 Leadership)'이라 명명했다. 이들은 극단적인 개인적 겸손(Personal Humility)과 강렬한 직업적 의지(Professional Will)라는 역설적 특성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하나의 사례가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를 이끈 다윈 스미스(Darwin E. Smith)로, 사내 변호사 출신의 조용한 그는 회사의 100년 된 주력 사업인 제지 공장을 매각하는 파격적 결단을 내려 P&G를 꺾고 세계 1위로 올려놓았다.
이들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비유가 '창문과 거울(The Window and the Mirror)'이다. 단계 5 리더들은 성공했을 때는 창문 밖을 내다보며 공로를 동료·외부 요인·심지어 '행운'으로 돌린다. 반면 실패했을 때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오직 자신에게서 책임을 찾는다.
일반적인 경영 상식은 훌륭한 리더가 먼저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세우고, 그 방향에 맞춰 사람들을 정렬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기업들은 정반대로 행동했다. 그들은 "먼저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을 버스에서 내리게 하며, 적합한 사람을 적합한 자리에 앉힌 다음, 버스가 어디로 갈지(방향)를 결정"했다.
이 원칙의 핵심은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적응력에 있다. 만약 사람들이 버스가 가는 '방향'을 보고 탑승했다면, 10마일쯤 가다가 방향을 바꿔야 할 때 심각한 동기부여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이 버스에 탄 다른 '훌륭한 동료들' 때문에 탑승했다면, 방향이 바뀌어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회사들은 예외 없이 자신들이 처한 가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진실이 들리는 문화를 조성하지 않고서는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콜린스는 이를 '스톡데일 패러독스(The Stockdale Paradox)'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 명칭은 베트남 전쟁 당시 하노이 힐튼 포로수용소에서 8년간 갇혀 지낸 미군 최고위 장교 제임스 스톡데일 제독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낙관주의자들'이었다. 그들은 "크리스마스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다가 실망하고, 다시 "부활절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다가 절망하며 죽어갔다. 반면 스톡데일은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눈앞에 닥친 가장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규율"을 잃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의 우화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한 가지 큰 것을 안다"에서 착안한 '고슴도치 콘셉트(The Hedgehog Concept)'는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고 명쾌한 원칙으로 꿰뚫는 능력을 의미한다. 비교 기업들이 교활한 여우처럼 여러 방향으로 분산된 전략을 추구하다가 길을 잃은 반면, 위대한 기업들은 고슴도치처럼 단순하지만 절대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했다.
고슴도치 콘셉트는 다음 세 가지 핵심 질문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첫째, 우리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는 단순한 핵심 역량을 넘어서며, 현재 잘하는 일이라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없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둘째, 우리의 경제 엔진을 움직이는 핵심 지표(X당 이익)는 무엇인가? 지속적이고 강력한 현금 흐름과 수익성을 창출하는 단일한 '경제적 분모'를 찾는 것이다. 셋째, 우리가 깊은 열정을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억지로 열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이 진정으로 의미를 느끼고 몰입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다.
위대한 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서는 단 하나의 결정적 행동이나 획기적 프로그램, 기적적인 순간이 없었다. 콜린스는 이를 무거운 '플라이휠(Flywheel, 대형 금속 바퀴)'을 밀어 돌리는 과정에 비유한다. 처음에는 엄청난 힘을 쏟아부어도 겨우 한 바퀴 돌아갈까 말까 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계속해서 밀면 어느 순간 바퀴는 스스로의 무게와 관성으로 인해 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외부에서 보면 극적인 전환처럼 보이는 순간도, 내부적으로는 오랜 규율 있는 축적의 결과물이다. 인터뷰에 응한 위대한 기업의 임원들 중 자신들의 '전환점'을 명확히 지목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것이 플라이휠 효과의 본질이다.
짐 콜린스의 이 연구가 출간된 지 25년이 지났다. 그 사이 책에서 찬사를 받았던 기업들 중 일부는 2008년 금융위기와 기술 격변기를 거치며 엇갈린 운명을 맞이했다. 패니매(Fannie Mae)의 몰락과 뉴코(Nucor)의 지속적 성장은 이 책의 원칙들이 오늘날의 복잡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어떤 실질적 교훈을 주는지 재평가하게 만든다. 원칙의 유효성은 시대를 초월하지만, 그 적용은 반드시 맥락과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집자는 조직 생활을 더 오래 하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해 가면서 이 책에서 제시된 여러 주장들이 더욱더 예리한 통찰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국 기업들에게 '단계 5 리더십' 개념은 특히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의 경영 문화는 카리스마적 오너 리더십과 강력한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AI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개인 영웅에 의존하는 조직보다 규율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 더 높은 회복 탄력성을 보인다는 것이 콜린스 연구의 핵심 메시지다. 삼성의 이재용 시대 이후 한국 대기업들이 '집단적 경영 능력'을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지는 현재 진행형 질문이다.
'고슴도치 콘셉트'는 오늘날 K-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빠른 피벗(방향 전환)을 미덕으로 여기는 스타트업 문화에서, 과연 우리는 진정으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단 하나의 영역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는가? 유니콘을 향한 질주보다 고슴도치적 집중이 장기적 생존을 결정한다. 네이버가 검색과 콘텐츠라는 '단일 엔진'에 집중해 동남아시아로 확장에 성공한 것은 이 원칙의 실증 사례다.
한국 정부와 공공기관 리더들에게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경제 정책 입안에서 중요한 지침이 된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제조업 공동화, AI 일자리 대체라는 구조적 도전 앞에서, 막연한 낙관론("우리 경제는 반드시 반등할 것")이 아닌 냉혹한 현실 진단과 최종 승리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출발점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어떻게 위대해질 것인가'에 대한 처방전이 아니라, '위대함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정의하게 만드는 철학적 나침반이다. 25년이 지난 지금, 그 나침반은 여전히 북쪽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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