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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함께 만든다 –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 성공의 진짜 조건: 탁월한 성공은 개인의 재능과 노력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언제·어디서 태어나 어떤 기회를 만났는지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 1만 시간의 기회: 어느 분야든 세계적 수준에 오르려면 약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고, 그 시간을 쌓을 수 있게 해 준 환경이 곧 성공의 숨은 조건입니다.
  • 문화적 유산의 힘: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문화는 말하는 방식과 일하는 태도에 오래 남아, 비행기 조종석에서 수학 교실까지 성과를 좌우합니다.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티핑 포인트(The Tipping Point)』와 『블링크(Blink)』로 이름을 알린 캐나다의 저널리스트입니다. 이 글은 그가 2008년에 펴낸 『아웃라이어(Outliers: The Story of Success)』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출간된 지 18년이 지났지만, 성공을 개인의 몫으로만 돌리는 시선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지금 다시 읽을 만한 책입니다.

『아웃라이어』 표지

BOOK

아웃라이어: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Outliers: The Story of Success

저자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
초판 2008년 · Little, Brown and Company
국내판 김영사, 노정태 옮김·최인철 감수, 2009년 (10주년 리커버 에디션 2019년)
키워드 1만 시간의 법칙 · 마태복음 효과 · 문화적 유산 · 기회

이 글은 책의 주요 내용을 편집자가 요약·정리한 것으로, 책에 나타난 견해는 편집자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

ABOUT THE AUTHOR

말콤 글래드웰 (Malcolm Gladwell, 1963~)

저널리스트 · 『뉴요커(The New Yorker)』 전속 작가

  • 1963년 영국 햄프셔주 페어럼 출생(영국인 수학자 아버지, 자메이카 출신 심리치료사 어머니), 1969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엘마이라로 이주
  • 1984년 토론토 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 역사학 학사
  • 1987~1996년 『워싱턴 포스트』 과학·경제 담당 기자, 뉴욕 지국장
  • 1996년부터 『뉴요커』 전속 작가
  • 대표 저서: 『티핑 포인트』(2000), 『블링크』(2005), 『아웃라이어』(2008), 『다윗과 골리앗』(2013), 『타인의 해석』(2019)
  • 2011년 캐나다 훈장(Order of Canada) 수훈, 2018년 오디오 콘텐츠 기업 푸시킨 인더스트리(Pushkin Industries) 공동 창업, 팟캐스트 「리비저니스트 히스토리(Revisionist History)」 진행
  • 『아웃라이어』 국내판은 10주년 리커버 에디션 출간 시점(2019년)까지 50만 부가 팔렸으며, 대한항공 사례로 국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킴

사진: Kris Krug /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프롤로그. 이 책이 던지는 질문

아웃라이어(Outlier)는 통계에서 다른 관측치들과 확연히 동떨어진 값을 뜻합니다. 이 책은 이 말을 빌려 보통 사람의 범위를 훌쩍 넘어선 성공을 거둔 사람들을 다룹니다. 출발점이 되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성공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만 물어서는 충분하지 않으며,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함께 물어야 합니다.

1.로제토의 수수께끼

이야기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작은 마을 로제토(Roseto)에서 시작합니다. 19세기 말 이탈리아의 로제토 발포르토레(Roseto Valfortore)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인근 슬레이트 채석장에서 일하며 세운 마을입니다. 1950년대 의사 스튜어트 울프(Stewart Wolf)는 이 마을에 65세 미만 심장병 환자가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사에 나섰습니다.

식단도, 운동도, 유전자도 답이 아니었습니다. 주민들은 기름진 음식을 즐기고 담배를 많이 피웠으며 비만인 사람도 흔했습니다. 원인은 마을 그 자체였습니다. 여러 세대가 어울려 사는 집, 서로를 챙기는 이웃, 교회를 중심으로 한 촘촘한 공동체가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 주었습니다. 건강조차 공동체라는 환경의 산물이었던 셈입니다.

2.성공을 보는 새로운 렌즈

울프가 건강을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관점에서 다시 보았듯이, 이 책은 성공을 같은 방식으로 다시 봅니다. 1부 「기회(Opportunity)」는 출생 시점과 시대, 가정환경이 열어 주는 기회를, 2부 「유산(Legacy)」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문화가 개인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다룹니다.

아웃라이어를 만드는 조건 — 개인의 재능과 노력은 출발점일 뿐, 기회와 문화적 유산이 겹칠 때 탁월한 성공이 나옵니다. (도식: Biz & Pro 재구성)

제1장.마태복음 효과: 작은 이점이 큰 격차를 만든다

캐나다 아이스하키 엘리트 선수 명단에는 이상한 패턴이 있습니다. 1~3월생이 압도적으로 많고, 생일이 연말로 갈수록 선수 수가 줄어듭니다. 1980년대 캐나다 심리학자 로저 반즐리(Roger Barnsley)가 처음 주목한 현상입니다.

이유는 연령별 리그의 기준일이 1월 1일이라는 데 있습니다. 1월생은 같은 해 12월생보다 열 달 이상 더 자란 몸으로 선발 경쟁에 나서고, 어린 나이에는 이 성장의 차이가 곧 재능처럼 보입니다. 선발된 아이는 더 좋은 코치와 더 많은 경기 경험을 얻고, 몇 년 뒤에는 처음의 작은 이점이 실제 실력 차이로 굳어집니다.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은 이처럼 이점이 다시 이점을 낳는 현상을 신약성경의 한 구절에 빗대 ‘마태복음 효과(Matthew Effect)’라고 불렀습니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마태복음 25장 29절)

  • 핵심: 성공은 능력만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며 누적된 이점의 결과입니다.
  • 해법: 기준일을 둘로 나눠 상반기생과 하반기생 리그를 따로 운영하면, 지금은 일찍 걸러지는 인재까지 길러 낼 수 있습니다. 같은 문제는 이른 나이에 능력별로 반을 나누는 학교 교육에도 나타납니다.

제2장.1만 시간의 법칙: 재능보다 연습할 기회

1990년대 초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슨(K. Anders Ericsson)은 베를린 음악 아카데미의 바이올린 전공생을 조사했습니다. 스무 살 무렵까지 최상위 연주자는 약 1만 시간, 우수한 연주자는 약 8천 시간, 음악 교사를 목표로 한 학생은 약 4천 시간을 연습했습니다. 연습 없이 정상에 오른 ‘타고난 천재’도, 충분히 연습하고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사람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어느 분야든 세계적 수준의 전문성에 이르려면 약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 ‘1만 시간의 법칙(10,000-Hour Rule)’입니다. 하루 3시간씩 10년을 이어 가야 하는 시간입니다. 이 법칙에서 더 중요한 점은 1만 시간이 혼자 힘으로 채우기 어려운 엄청난 시간이라는 사실입니다. 격려하고 지원해 주는 부모, 연습할 수 있는 환경, 생계를 위해 시간을 쪼개지 않아도 되는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1.비틀스의 함부르크

비틀스(The Beatles)는 크게 이름을 알리기 전, 독일 함부르크의 클럽에서 하루 8시간 넘게, 일주일 내내 무대에 서는 일을 몇 해에 걸쳐 되풀이했습니다. 짧은 히트곡 몇 곡이 아니라 긴 공연 시간을 채워야 했던 이 경험이 평범한 리버풀 밴드를 완성된 밴드로 바꿔 놓았습니다.

2.빌 게이츠와 빌 조이의 단말기

빌 게이츠(Bill Gates)는 1968년 시애틀의 사립학교 레이크사이드(Lakeside)에서 8학년이던 때, 학교 어머니회가 바자회 수익으로 마련한 시분할(time-sharing) 컴퓨터 단말기를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대학에서도 보기 드문 환경이었습니다. 이후 워싱턴 대학교의 컴퓨터를 무료로 쓸 기회까지 얻었고,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세울 무렵에는 이미 1만 시간에 가까운 프로그래밍 경험을 쌓았습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를 공동 창업한 빌 조이(Bill Joy) 역시 시분할 컴퓨터를 갖춘 몇 안 되는 대학에 들어간 덕분에 밤낮으로 프로그래밍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3.1955년이라는 행운

태어난 해도 중요합니다. 개인용 컴퓨터 혁명은 1975년 무렵 시작되었고, 그때 막 사회에 나설 나이였던 1954~1955년 무렵 출생 세대가 가장 유리했습니다. 게이츠(1955년 10월), 스티브 잡스(Steve Jobs, 1955년 2월), 에릭 슈밋(Eric Schmidt, 1955년 4월), 빌 조이(1954년 11월)가 모두 이 무렵에 태어났습니다.

19세기 미국 경제가 철도와 금융을 중심으로 급변하던 시기에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부유한 75명 가운데 14명이 1830년대에 태어난 미국인입니다. 이들의 성공은 열심히 일할 기회를 붙잡은 개인이, 그 노력에 보상하는 시대를 만난 결과입니다.

제3·4장.천재의 함정: 지능은 문턱일 뿐이다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Lewis Terman)은 1920년대 IQ가 매우 높은 아이들을 대거 선발해 평생을 추적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평범한 삶을 살았고, 성인이 된 뒤의 성취는 지능보다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더 밀접하게 연결되었습니다.

지능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더 큰 차이를 만들지 못합니다. 농구 선수에게 키가 그렇듯, 지능은 충분히 높은지를 따지는 문턱에 가깝습니다. 문턱을 넘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른 요소가 성패를 가릅니다.

1.크리스 랭건과 로버트 오펜하이머

크리스 랭건(Christopher Langan)은 지능 검사에서 극단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가난하고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대학에서 행정적인 문제에 부딪혔을 때 그는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고 제도를 설득하는 법을 몰랐고, 결국 학업을 그만둔 뒤 오랫동안 학계 밖에서 생계를 꾸렸습니다.

원자폭탄 개발을 이끈 물리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J. Robert Oppenheimer)는 케임브리지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와 얽힌 심각한 사건으로 퇴학 위기에 몰렸지만, 학교 측과 협상해 근신 처분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두 사람을 가른 것은 지능이 아니라 사람과 제도를 다뤄 원하는 것을 얻어 내는 실용 지능(practical intelligence)이었습니다.

2.집중 양육과 자연적 성장

사회학자 아네트 라로(Annette Lareau)의 연구에 따르면, 중산층 부모는 아이의 재능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어른과 기관 앞에서 자기 의견을 말하도록 가르치는 ‘집중 양육(concerted cultivation)’을, 저소득층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자라도록 두는 ‘자연적 성장(accomplishment of natural growth)’을 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앞의 방식으로 자란 아이는 권위 앞에서 자기 몫을 요구하는 법을 일찍 익힙니다. 실용 지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배우는 능력입니다.

제5장.조 플롬의 세 가지 교훈: 시대와 배경이 만든 기회

조 플롬(Joe Flom)은 세계적 로펌 스캐든 압스(Skadden, Arps, Slate, Meagher & Flom)에 이름을 올린 변호사로, 대공황기 뉴욕 브루클린의 가난한 유대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는 모두 의류 공장 노동자였습니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지만, 당시 뉴욕의 명문 로펌들은 유대계 변호사에게 문을 잘 열어 주지 않았습니다.

  • 불리함이 기회로: 명문 로펌들이 꺼리던 적대적 인수합병과 위임장 대결(proxy fight) 같은 일을 맡을 수밖에 없었는데, 1970~80년대 인수합병 붐이 일자 이 분야의 경험이 가장 값진 자산이 되었습니다.
  • 인구학적 행운: 출생아 수가 적었던 1930년대에 태어난 세대는 학교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았고, 사회에 나올 때도 일자리 경쟁이 덜했습니다.
  • 의미 있는 일: 의류 산업에서 일한 부모 세대는 자율성이 있고, 복잡하며, 노력과 보상이 직접 연결되는 일을 경험했습니다. 그 경험이 자녀 세대가 전문직에 도전하는 태도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성공은 개인의 재능이 시대의 흐름과 맞물릴 때 이루어집니다. 1830년대생 부호들과 1955년생 기업가들처럼, 플롬의 성공 역시 그가 자란 시대와 공동체가 함께 만든 결과입니다.

제6·7장.문화적 유산: 켄터키의 명예 문화와 대한항공 조종석

2부는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문화가 세대가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고 우리의 행동을 이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문화적 유산은 그것을 낳은 경제적·사회적 조건이 사라진 뒤에도 놀라울 만큼 오래 남습니다.

1.할런의 명예 문화

19세기 미국 켄터키주 할런(Harlan) 일대에서는 집안끼리의 피비린내 나는 보복 싸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 지역에 정착한 사람들의 뿌리는 목축 사회에 있었습니다. 가축을 언제든 빼앗길 수 있는 목축 사회에서는 모욕에 즉시 강하게 맞서 자신을 지키는 명예 문화(culture of honor)가 생존 전략이었습니다. 이 문화는 목축을 그만둔 뒤에도 남아, 미국 남부 출신 젊은이들이 모욕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는 심리학 실험 결과로도 확인됩니다.

2.대한항공 801편과 권력 거리

1997년 8월, 대한항공 801편이 괌 공항에 착륙하려다 추락해 탑승자 254명 가운데 225명이 숨졌습니다. 1980~90년대 대한항공은 사고가 잇따르며 세계 최악 수준의 안전 기록을 가진 항공사로 꼽혔고, 1999년 4월에는 델타항공과 에어프랑스가 제휴를 중단했습니다.

항공 사고는 대개 극적인 결함 하나가 아니라 작은 실수가 겹쳐 일어나며, 이를 막으려면 조종석의 모든 사람이 문제를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801편의 조종실 기록에는 부기장과 기관사가 위험을 감지하고도 기장에게 날씨 이야기처럼 돌려서만 말하는 장면이 남아 있습니다. 네덜란드 심리학자 헤이르트 호프스테더(Geert Hofstede)가 만든 권력 거리 지수(Power Distance Index), 곧 윗사람의 권위를 얼마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지 보여 주는 지표에서 한국은 높은 편에 속합니다.

변화는 2000년 델타항공 출신 데이비드 그린버그(David Greenberg)가 운항 부문을 맡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모든 조종사가 항공 분야의 국제 공용어인 영어를 익히고 조종석에서 영어로 소통하게 했습니다. 문화적 유산을 인정하고 그 위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자, 대한항공은 세계적으로 안전한 항공사로 거듭났습니다.

제8·9장.벼농사와 수학, 마리타의 거래: 노력의 문화는 배울 수 있다

1.동아시아 학생들이 수학에 강한 이유

국제 수학 비교에서 동아시아 학생들이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는 데에는 두 가지 문화적 배경이 있습니다. 첫째는 언어입니다. 중국어·한국어·일본어의 숫자 이름은 짧고 규칙적이어서 외우기 쉽고, 십진법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 셈의 원리를 일찍 깨치게 돕습니다. 영어처럼 열하나(eleven), 열둘(twelve)을 따로 외워야 하는 불규칙함이 없습니다.

둘째는 벼농사의 전통입니다. 논농사는 물 대기부터 모내기까지 극도로 정밀하고 고된 일로, 한 해 3,000시간 가까운 노동이 들어갑니다. 대신 들인 노력만큼 수확이 늘어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 경험은 끈기 있게 매달리면 결과가 나온다는 믿음으로 이어졌고, 오래 붙잡고 씨름해야 풀리는 수학에서 힘을 발휘합니다. 중국 농촌의 속담이 이 태도를 잘 보여 줍니다. “1년에 360일 동트기 전에 일어나는 사람치고 집안을 부유하게 만들지 못한 사람은 없다.”

2.KIPP와 마리타의 선택

미국 저소득층 학생과 중산층 학생의 학력 격차는 학기 중보다 여름방학에 벌어집니다. 사회학자 칼 알렉산더(Karl Alexander)의 볼티모어 연구에 따르면, 학기 중에는 두 집단의 학습 속도가 비슷하지만 방학 동안 중산층 아이들은 실력을 더 쌓고 저소득층 아이들은 배운 것을 잃어버립니다.

뉴욕 사우스브롱크스의 공립 중학교 KIPP 아카데미는 이 문제를 시간으로 풀었습니다. 학생들은 오전 7시 45분부터 오후 5시까지 학교에 머물고, 여름방학에도 수업을 듣습니다. 이 학교에 다니는 마리타(Marita)는 친구들과 보내던 시간을 내려놓는 대신 대학으로 가는 길을 얻는 ‘거래’를 했습니다. 누군가 논의 문화를 브롱크스의 교실로 가져온 것입니다.

에필로그. 자메이카 이야기: 아웃라이어는 아웃라이어가 아니다

책은 글래드웰 자신의 가족사로 맺습니다. 1931년 자메이카에서 교사 부부의 쌍둥이 딸로 태어난 조이스(Joyce)는 어머니가 큰돈을 빌려 마련한 학비로 영국 유학길에 올랐고,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서 젊은 영국인 수학자 그레이엄 글래드웰(Graham Gladwell)을 만났습니다. 두 사람의 아들이 말콤 글래드웰입니다.

그 길에는 노예였던 조상, 피부색에 따라 기회가 갈리던 자메이카 사회의 위계, 교육으로 다음 세대의 길을 열려 한 가족의 결심이 얽혀 있었습니다. 성공한 개인의 이야기는 언제나 그를 키운 역사와 공동체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웃라이어는 결국 아웃라이어가 아니다.”라는 결론이 여기서 나옵니다.

현재적 의의

출간 후 18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의 핵심 통찰은 유효합니다. 같은 학년 안에서 생일이 빠른 아이가 선발과 평가에서 유리한 ‘상대 연령 효과(relative age effect)’는 스포츠 분야에서 메타분석이 나올 만큼 폭넓게 연구되고 있고, 성과를 개인의 능력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은 교육·채용 제도 논의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1만 시간의 법칙’은 지나치게 단순화되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2014년 브룩 맥나마라(Brooke Macnamara) 등이 88개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에서 연습량이 설명하는 성과 차이는 평균 약 12%에 그쳤고, 원 연구의 저자들도 글래드웰의 해석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1만 시간의 법칙’은 과학적으로 확립된 성공 공식이라기보다 장기간의 집중적인 연습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대중적으로 전달한 개념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리고 《아웃라이어》의 전체 맥락에서 보면, 핵심은 1만 시간이라는 숫자에 있지 않습니다. ‘성공하려면 오랜 시간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그 시간이 실제 역량으로 이어지도록 노력의 질을 높이고, 배울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확보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유효한 통찰을 개략적인 숫자를 기반으로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한 것이라고 봐아 할 것 같습니다.

“그들의 성공은 그들만의 작품이 아니다. 그것은 그들이 자라난 세계의 산물이다.”

—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 (김영사, 84쪽)

EDITOR’S COMMENT

우리나라 배우들을 보면 뛰어난 외모를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와 비슷한 평범한 얼굴이지만 무르익은 연기력으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배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배우들 이력을 보면 상당수가 오랜 기간 무명으로 연극무대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사람들이고 이들의 생명력이 대체로 외모로 갑자기 뜬 사람들에 비해 오래간다고 생각되었습니다. 1민 시간의 법칙의 중요성에 동의하게 만드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여건상 무명 연극 배우로 생계를 유지하고, 여유있는 삶을 살기가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축적의 시간을 쌓는다는 것이 또 대단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에 작고하신 김민기 씨가 학전을 통해 많은 연극배우들이 연극을 계속할 수 있도록 무대를 제공하고 물심 양면으로 지원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 배우들이 탄생했다는 것을 TV에서 보았습니다. 황정민, 설경구, 조승우, 김윤석, 이정은, 장현성, 안내상, 김무열 등 여러 배우들이 무명 시절 학전 출신이라고 합니다. 배우들뿐만 아니라, 김광석, 윤도현, 나윤선, 장필순, 강산에 등 여러 음악인이 초기 시절에 관객과 만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했다고도 합니다. 김민기 씨가 작고하셨을 때, 학전 출신 배우와 가수들이 가슴에서 우러나는 감사를 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성공은 이렇게 만들어 지나 봅니다. 개인의 의지와 각고의 노력, 그리고 뒤에서 조용하게 그 노력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고마운 사람들… 그 성공한 사람들 뒤의 조력자들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 김영사, 「아웃라이어(10주년 리커버 에디션)」 도서 소개, 2019 — 링크
  • 교보문고, 「아웃라이어(OUTLIERS)」 도서 상세, 2009 — 링크
  • 경향신문,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2012 — 링크
  • Wikipedia, 「Outliers (book)」 — 링크
  • The Canadian Encyclopedia, 「Malcolm Gladwell」 — 링크
  • SparkNotes, 「Outliers: The Ethnic Theory of Plane Crashes」 — 링크
  • Princeton University, 「Becoming an expert takes more than practice」, 2014 — 링크
  • Springer, 「The Relative Age Effect in Sport: A Developmental Systems Model」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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