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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장 거품에 대한 주식 시장 베테랑의 견해 – 제레미 그랜섬(Jeremy Grantham) 인터뷰

  •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장기 평균으로 회귀하므로 현재 생성형 AI가 이끄는 ‘2차 재팽창 버블’의 위험성을 인지해야 한다.
  • 생성형 AI는 인류에게 거대한 생산성 혁명을 가져오겠지만, 테크 거인들의 안락한 독점 체제를 파괴적인 무한 경쟁으로 바꾸어 놓기 때문에 기업의 영구적인 고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 주식 시장은 미래를 내다보는 합리적인 예측 기구가 아니라 현재의 심리와 이익에 반응하는 감정적인 동행지수일 뿐이다.
본 자료는 1851년 런던에서 창설된 글로벌 통신사인 Reuters가 ‘The Big View’라는 프로그램에서 미국의 저명한 가치투자자 제레미 그랜섬 GMO 공동 창업자와 인터뷰를 수행하고, 2026년 6월 2일 방영한 내용을 한글로 번역하여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나타난 견해들은 비즈앤프로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요약 (Summary)

AI 거품에 대한 주식 시장 베테랑의 견해 (A stock market veteran’s view on the AI bubble)

본 보고서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GMO의 공동 창립자이자 역사의 기념비적인 자산 버블(일본 자산 버블, 닷컴 붐, 글로벌 금융위기)을 정확히 예측해 온 전설적인 투자자 제레미 그랜섬(Jeremy Grantham)의 대담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최근 주식 시장의 고밸류에이션 논쟁, 생성형 AI가 자본주의 경쟁 구조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기후 변화에 따른 구조적 전환 등 최고 경영진과 최고 금융 책임자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핵심 전략적 통찰을 종합하여 서술합니다.

1. 글로벌 주식 시장의 현 위치: 통계적 관점에서의 ‘버블’ 진단

1) 버블의 통계학적 정의: ‘투 시그마(2 Sigma)’ 기법

시장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믿는 대다수의 주류 투자자들과 달리, 장기적 가치 회귀를 신뢰하는 관점에서는 시장의 극단적 이상 현상을 수학적으로 명확히 규명할 수 있다.

  • 표준편차 기반의 아웃라이어 측정: 연간 데이터 시계열 상에서 ‘2표준편차(2 Sigma)’를 넘어서는 upside/downside 이벤트는 수학적 확률로 44년마다 한 번꼴로 발생해야 한다.
  • 실제 시장의 변동 주기: 그러나 현실 주식 시장의 역사를 추적해 본 결과, 2시그마 아웃라이어는 평균 36년마다 한 번씩 관측되었다. 이는 금융 시장이 효율적 자산 배분 법칙을 따르기보다 인간의 집단적 광기와 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비효율적 시스템임을 증명한다.
  • 주기의 단축 경향: 최근 수십 년간 앨런 그린스펀을 필두로 한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는 이러한 통계적 극단치(버블)가 역사적 평균보다 더 자주 발생하도록 부추기는 구조적 환경을 제공했다.

2) 2021년 ‘슈퍼 버블’의 형성과 2022년의 시장 붕괴

역사상 존재했던 27차례의 주요 자산 광풍을 분석한 결과, 자산 시장은 2021년 말에 이르러 통계적 파국을 예고하는 모든 지표를 충족한 ‘슈퍼 버블’ 상태에 진입했다.

  • 2022년의 광범위한 자산 조정: 자산 가치의 하락 주기가 시작되면서 S&P 500은 25%, 기술 성장주는 35% 폭락했으며, 시장을 주도하던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 편집자 주 – 뉴욕 증시에서 강세를 기록한 7종목을 이르는 말로,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가 이에 해당함.)과 글로벌 채권 시장 역시 현대 금융 역사상 최악의 자산 손실을 기록했다.
  • 역사적 평균 회귀의 지연 요소: 통상적인 메커니즘에 따랐다면 2022년의 조정 장세는 자산 가치를 장기 추세선(Mean)으로 되돌려 놓고 완만한 경기 침체(Recession)를 유발하며 끝났어야 했다. 그러나 2022년 10월 말 등장한 ChatGPT(생성형 AI)라는 돌발 변수가 시장의 정형화된 하락 사이클을 뒤흔들며 강제적인 ‘2차 재팽창 버블’을 촉발했다.

2. 생성형 AI가 바꾼 매그니피센트 7(M7)의 경쟁 지형

1) 안락한 독점(Monopoly) 체제의 종식

지난 10~20년간 테크 거인들은 각자의 고유 영역(검색, OS, 이커머스, 디바이스 등)에서 완벽한 독점력을 확보하며 무소불위의 가격 결정권을 행사해 왔다.

  • 정부 방관의 수혜: 미국 법무부와 행정부의 오랜 독과점 방관 기조는 이들이 지역적 한계를 넘어 ‘글로벌 그랜드 독점 체제’를 구축하고 역대 최고 수준의 기업 이익률을 경신할 수 있었던 최적의 토양이 되었다.
  • 링 위로의 동시 진입: 그러나 생성형 AI의 등장은 이 독점적 균형을 완전히 깨뜨렸다. 각자의 차선에서 안락하게 이익을 누리던 7개의 거인들이 이제 ‘AI 지배권 확보’라는 단 하나의 최종 목표를 향해 동일한 링 위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2) ‘피를 흘리는 생사결(生死決)’ 자본주의로의 복귀

테크 리더들이 마주한 현재의 환경은 19세기 말 스탠더드 오일이 경쟁사를 말살하기 위해 철도 회사를 압박하던 초기 자본주의의 가장 날카롭고 잔혹한 단면과 닮아 있다.

  • 천문학적 Capex 경쟁의 본질: “AI 분야에서 첫 번째 마일스톤을 놓치면 끝장”이라는 극단적인 위기감 속에서, 기업들은 한 해에 2,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본지출(Capex)을 경쟁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미래 투자가 아니라, 경쟁자를 압도하기 위해 서로 가슴을 치며 위세를 과시하는 고릴라의 생존 게임과 같다.
  • 과점 구조(Oligopoly)의 균형 붕괴: 과거 클라우드 컴퓨팅 경쟁 당시에는 주요 플레이어가 3개에 불과했고, 서로 시장을 조율하며 안락한 과점 이익을 나누어 가졌다. 반면, 현재의 AI 전쟁은 시장 선점을 위한 완전한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과거와 같은 폭리 체제가 무너지고 심각한 기업의 마진 훼손(Corporate Blood)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기술 혁신의 패러다임: 19세기 철도 마니아와의 평행이론

1) ‘진짜 혁신적 아이디어’가 초래하는 투자의 함정

대중은 버블이 아무런 실체가 없는 환각에서 비롯된다고 오해하지만, 금융 역사가 증명하는 바는 정반대이다. 가장 파괴적이고 위대한 진짜 혁신 기술일수록 가장 치명적인 자산 버블을 형성한다.

[혁신 기술의 탄생] ➔ [명백하고 확실한 미래 가치 인지] ➔ [과도한 투기 자본의 동시 유입] ➔ [과잉 공급 및 경쟁 심화] ➔ [자본의 전멸 및 시장 붕괴] ➔ [인프라의 잔존 및 인류 삶의 변혁]
  • 19세기 철도 광풍(Railroad Mania)의 전례: 철도가 인류의 물류 인프라를 혁신하고 경제 역량을 키울 것이라는 대중의 예측은 완벽히 옳았다. 그러나 모든 자본이 동시에 철도를 깔기 시작하면서 영국 리즈에서 맨체스터 사이에 수많은 중복 선로가 건설되는 과잉 공급이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투자자가 자본을 잃고 파산했으나, 그 금융적 잔해 속에서 살아남은 물리적 철로는 결국 세상을 바꾸었다.
  • 2000년 닷컴 버블의 전례: 인터넷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생각 역시 전적으로 옳았다. 그러나 자본이 너무 성급하게 몰린 탓에 1999년 한 해에만 수배 폭등했던 아마존(Amazon)의 주가는 이후 3년간의 잔혹한 bear market 속에서 92% 폭락했다. 자본의 가혹한 전멸 과정이 끝난 뒤에야 인터넷은 비로소 인류의 삶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 AI 자본 집중의 리스크: 현재 전 세계 자본 시장에서 발생하는 AI 투자 과열은 철도 및 닷컴 붐의 역사적 전개 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미래 가치는 확실하지만, 초기 진입 비용과 과잉 투자 리스크를 간과한 채 투입된 자본은 단기적으로 극심한 자산 가치 붕괴를 경험할 수 있다.

4. 생산성(Productivity)과 수익성(Profitability)의 착시 현상

1) 범용 기술화에 따른 초과 이윤의 소멸

투자자들이 저지르는 가장 치명적인 통찰적 오류는 ‘생산성의 폭발적 향상’이 곧 ‘기업 수익성의 영구적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착각이다.

  • 컴퓨터 도입 초기의 경험적 교훈: 퀀트 투자의 초기 시절, 자산운용사 GMO가 회사 예산의 상당 부분을 투입해 거대한 컴퓨터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했을 때, 이는 약 2년 동안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강력한 차별적 연산 우위를 제공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경쟁사가 컴퓨터를 도입하자, 이는 차별화 요소가 아닌 비비즈니스를 영위하기 위한 ‘기본적인 운영 비용(Cost of doing business)’으로 전락했다. 기술 자본 투입 대비 기대 수익률은 급격히 평범해졌으며 장기적인 마진 향상 효과는 소멸했다.
  • AI 기술의 미래 곡선: 10년 뒤의 시점에서 되돌아본다면, 전 세계 모든 기업은 각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최고 수준 AI 기업 모델과 서비스를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을 것이다. 내부의 AI 전문가와 고도화된 툴은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비용일 뿐이며, 모두가 동시에 높은 생산성을 확보하게 되므로 시장에서의 독점적 초과 이윤(Outsized return)은 완전히 소멸한다. 즉, AI는 거대한 사회적 생산성 혁명을 가져오겠지만, 기업의 영구적인 고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2) 급격한 생산성 향상이 초래할 거시경제적 위기

사회가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의 속도를 제어하거나 흡수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전에 자동화가 급격히 진행될 경우, 대규모 고용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 적절한 임금을 보장하는 대체 일자리(Redeployment)가 제때 창출되지 못한다면, 이는 극심한 사회적 불안정성과 정치적 반발, 그리고 현대 거시경제학이 한 번도 다뤄보지 못한 구조적 거시경제 Anomalies(이상 현상)를 유발하여 시장 전체의 리스크를 가중시킬 것이다.

5. 금융 시장의 고질적 왜곡: ‘커리어 리스크’와 월스트리트의 낙관론 원인

1) 자산운용업계의 타임라인 불일치(Timeline Mismatch)

시장의 장기적인 밸류에이션 평균 회귀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더라도, 대부분의 전문 펀드 매니저들이 대세를 거스르지 못하고 버블에 동승하는 이유는 ‘커리어 리스크(Career Risk)’ 때문이다.

“장기적인 시장 움직임이 가진 불확실성의 길이는, 고객이 펀드 매니저에게 허용하는 인내심의 한계보다 거의 항상 깁니다.”

  • GMO의 역발상 투자 사례: 1999년 닷컴 버블 당시, GMO는 버블의 붕괴를 확신하고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했다. 그 결과 훼손 없는 연 6~8%의 절대 수익을 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친 듯이 폭등하던 다른 테크 펀드와 지수 대비 크게 하락(Underperform)했다는 이유만으로 약 2년 만에 전체 운용 자산(AUM)의 절반(300억 달러 ➔ 200억 달러)을 잃었다.
  • 상업 금융기관의 구조적 한계: 버블이 꺼진 후 GMO의 자산은 1,650억 달러로 폭증하며 최종 승리했으나, 골드만삭스나 JP모건과 같은 거대 상장 금융기관들은 비즈니스가 반토막 나는 이러한 단기적 타격을 견딜 수 없다.
  • 월스트리트의 영원한 낙관론: 대형 기관들은 구조적으로 항상 시장을 좋게 보아야만 수수료와 비즈니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일반 개인 투자자와 기관들은 월스트리트로부터 시장 붕괴에 대비하는 진정성 있고 방어적인 하락장(Bear-market) 조언을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대세를 따르는 편이 개인의 커리어를 보존하기에 훨씬 안전하기 때문이다.

6. 사회·경제적 분열과 구조적 거시 위험 요소

1) 독점 심화에 따른 자본주의의 정체와 양극화

2000년부터 2025년까지의 금융 역사는 거대 테크 기업들의 독점 심화로 인해 자본주의의 건전한 경쟁 메커니즘이 왜곡된 시기였다.

  • GDP 성장률의 구조적 둔화: 독점 기업의 비대화는 단기적인 주가 상승과 기업 이익에는 기여했으나, 국가 전체의 생산적인 경쟁을 저해하여 지난 수십 년간 미미한 미국 GDP 성장률의 계단식 둔화를 야기했다. (1935~1975년의 40년간은 평균 3.5%의 고성장과 서민 가계의 실질 부 성장이 동반되었던 자본주의의 황금기였다.)
  • 부의 대규모 이행과 정치적 변동성: 1975년 이후 50년간 전형적인 노동자의 실질 시급은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최상위 부유층의 자산은 배로 증가했다. GDP 내에서 기업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서 대중은 극심한 불만을 품게 되었고, 이는 유럽과 미국 전역에서 집권 여당의 성향(우파/좌파)과 무관하게 무조건 기존 정권을 축출하려는 극단적 표심(Political Volatility)으로 표출되고 있다.

2) 기후 변화: 예측 불가능한 실존적 위기와 자산 시장의 경고

기후 변화는 단순히 도덕적인 문제를 넘어, 데이터로 입증되는 가장 확실한 경제적·실존적 위협이다.

  • 데이터 기반의 확실성: 대기 중 이산화탄소($CO_2$) 농도는 산업화 이전 280ppm에서 현재 430ppm으로 급증했으며, 향후 청정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550ppm까지 상승할 위험이 크다. 물리 법칙에 따라 대기 중 수증기량이 15% 이상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인 극단적 폭우와 자연재해가 일상화되었다.
  • 자산 가치 훼손의 가시화: 기후 변화에 따른 교란은 이미 글로벌 GDP의 0.5%를 직접적으로 갉아먹고 있다. 특히 보험 시장(Insurance Market)은 이 위기를 가장 먼저 경고하는 ‘광산 속의 카나리아’ 역할을 하고 있으며, 리스크 감당 불능으로 인해 특정 지역의 보험 체계가 붕괴되는 현상이 실재하기 시작했다.
  • 지정학적 안보와 클린 테크의 경제학: 석유 및 가스 등 화석 연료를 추출하는 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구조적으로 상승하는 반면, 기술 곡선에 기반한 배터리 저장 장치와 태양광·풍력 비용은 과거 예측의 10분의 1 이하로 폭락했다.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국가 안보적 취약성을 깨달은 유럽 등 글로벌 리더십은 인프라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7. 결론 및 최고경영진을 위한 시사점: “시장은 예측 기구가 아니다”

금융 시장에 대한 가장 거대한 학계의 오류는 시장이 미래의 배당과 이익 흐름을 합리적으로 계산해 현재 가치로 할인하는 ‘예측 기구’라고 믿는 것이다. 실제 주식 시장은 철저히 인간의 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동행지수(Coincident Indicator)에 불과하다.

[현재 세상이 긍정적임] ➔ [현재 기업 이익 확인] ➔ [감정적 편향으로 높은 PE 멀티플 적용] ➔ [주가 폭등]
[현재 세상이 부정적임] ➔ [감소된 기업 이익 확인] ➔ [감정적 편향으로 낮은 PE 멀티플 적용] ➔ [주가 폭락 (하방 더블 카운팅)]

전쟁이나 지정학적 쇼크가 발생했음에도 시장이 상승하는 기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시장이 미래를 예측해서가 아니라, 단지 ‘오늘 당장 눈앞에 찍히는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변동성은 미래에 대한 합리적 예측이 아니라 현재 상황에 대한 인간의 감정적 확대 재생산 결과물이다.

전체 번역본

1. 서론: 우리는 지금 주식 시장의 거품 속에 살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또 다른 주식 시장의 거품(버블) 속에 살고 있는가? 최근 제가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이나 금융인들을 만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입니다. 미국 증시를 이끄는 S&P 500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선 및 인공지능(AI) 기업인 스페이스엑스(SpaceX)는 역대 최대 규모의 상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펀드 매니저들은 어떻게든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안달이 나 있습니다.

이 문제를 바라보는 데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접근 방식이 있습니다.

  • 첫 번째 접근 방식: 주가가 아무리 비싸 보여도 시장의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계속 투자 상태를 유지하며 시장의 사이클을 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두 번째 접근 방식: 이와 정반대입니다.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은 결국 장기 평균으로 회귀하므로, 좋은 수익을 내는 최고의 방법은 주식이 쌀 때 사고 비쌀 때 파는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오늘 모신 게스트는 두 번째 접근 방식을 철저히 고수해 온 인물입니다. 바로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자산운용사 GMO의 공동 창립자인 제레미 그랜섬(Jeremy Grantham)입니다. 그는 인덱스 투자의 선구자이자 투자 분석에 컴퓨터를 도입한 초기 인물이지만, 무엇보다 시대의 가장 큰 투자 광풍들을 정확히 예측하고 이에 반대 방향으로 베팅한 것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일본의 자산 버블, 1990년대 후반의 닷컴 붐, 그리고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광풍이 대표적입니다.

제레미는 평생의 투자 경험을 집대성하여 금융 사학자이자 브레이킹 뷰스(Breaking Views) 칼럼니스트인 에드워드 챈슬러(Edward Chancellor)와 함께 *《영원한 비관론자의 탄생: 단기적인 세상에서 장기 투자의 위험성(The Making of a Perma Bear: The Perils of Long-Term Investing in a Short-Term World)》*이라는 회고록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에는 뼈 때리는 명언들이 가득합니다. 예컨대 소위 ‘매수 후 보유(Buy-and-Hold)’ 투자자들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들은 규율과 원칙이라는 미명 하에 기차가 선로를 따라 달려오는 것을 뻔히 바라보면서도 치여 죽는 사람들과 같다.”

그래서 이번 주 *《더 빅 뷰(The Big View)》*에서는 버블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이것이 바로 로이터 브레이킹 뷰스가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글로벌 금융, 비즈니스, 경제의 가장 거대한 질문들에 대한 신선한 통찰을 얻기 위해 전 세계 최고의 소식통들을 찾아갑니다. 저는 호스트인 피터 페런(Peter Faren)이며,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제레미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피터 페런: 제레미 그랜섬 씨, *《더 빅 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제레미 그랜섬: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피터 페런: 나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야기할 주제가 정말 많지만, 우선 그랜섬 씨는 투자 버블에 대한 대단한 연구가이십니다. 책에서 시장이 이성을 잃었던 사건을 27차례나 확인하고 연구하셨다고 언급하셨는데요. 시작하기에 앞서 두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버블을 어떻게 정의하시는지, 그리고 지금 모든 사람이 궁금해하는 핵심 질문—우리가 지금 버블 속에 있는 게 맞습니까?

2. 통계적 이상 현상을 통한 버블의 정의

제레미 그랜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맞습니다. 우리는 버블 속에 있으며, 이미 꽤 오랫동안 그 안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1999년 당시 ‘버블’이라는 단어가 너무 자주 쓰였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정의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다소 데이터 중심적인 접근으로, 이를 정의할 통계적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매우 편리하게도 ‘투 시그마(2 Sigma)’, 즉 2표준편차라는 개념이 있었습니다. 표준편차는 데이터 집합에서 특정 아웃라이어(극단치)가 얼마나 드물게 발생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수학적으로 연간 기준 상방이든 하방이든 2시그마 이벤트는 44년마다 한 번씩 발생합니다. 그런데 실제 주식 시장 데이터를 돌려보니 36년마다 한 번씩 발생하더군요. 저는 36이라는 숫자가 44에 이토록 가깝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저는 시장이 완전히 비효율적이라고 믿는 사람인데, 시장이 마치 효율적인 것처럼 무작위 시계열의 통계적 규칙을 거의 따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6년이라는 주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극단적인 사건을 정의하기에 꽤 유용한 기준입니다. 개인에게는 평생의 투자 커리어에서 단 한 번 겪을 법한 일이니까요. 다만 최근 앨런 그린스펀과 그의 후임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기조를 바꾸면서 이러한 일이 조금 더 자주 발생하게 만들었다는 징후가 있습니다. 어쨌든 버블은 측정하기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쉽습니다. 추세선과 데이터 시리즈가 있다면, 거기서 벗어난 아웃라이어를 찾기만 하면 됩니다.

3. 역사적 전례: 일본 자산 버블의 엄청난 규모

제레미 그랜섬: 우리는 1998년, 1999년, 2000년에 걸쳐 아주 멋진 버블을 겪었습니다. 또한 2시그마를 넘어 3시그마까지 치솟았던, 한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엄청난 부동산 버블도 겪었죠. 원래 미국 주택 시장은 역사적으로 그렇게까지 버블이 낀 적이 없었습니다. 그린스펀과 버냉키가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였고, 통계적으로는 매우 정형화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3년 동안 오르고 정확히 3년 동안 떨어졌죠. 완벽해 보였습니다.

그 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물론 주택 시장의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는 같은 사건입니다. 다행히 우리는 통계적으로 가장 정형화된 움직임을 보였던 주택 시장 쪽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주식 시장은 그리 흥미로운 버블이 아니었습니다. 기준에 완전히 미치지 못했죠. 진짜 막대한 피해를 주고 진정한 버블이었던 곳은 주택 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버블들도 보았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단연 일본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일본 주식 시장은 주가수익비율(PER)이 21배를 넘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상승을 거듭하더니 결국 65배까지 치솟았습니다. 저는 이 사건이야말로 가치투자 매니저들이 한밤중에 악몽을 꾸다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게 만들 만한 사례라고 말합니다. 현재 상황이나 2000년의 테크 버블이 아무리 심각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일본 버블 근처에도 가지 못합니다. 일본 주식 시장 버블은 현대 서구권 및 선진국 시장을 통틀어 단연코 가장 중요하고 터무니없는 극단치였습니다.

게다가 일본의 부동산 시장은 믿기 힘들 정도로 더 대단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도쿄 황궁 밑의 땅 가치가 맨해튼 전체 땅값과 맞먹는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저희가 분석해 본 결과 실제로도 그랬거나, 혹은 그에 아주 근접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역사상 가장 놀라운 버블이었습니다. 우리는 언제 이것이 버블인지 알 수 있으며, “이것은 버블이다”라고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지극히 평범하고 사실에 기반한 현상입니다.

4. 2021년의 ‘슈퍼 버블’과 생성형 AI라는 돌발 변수

제레미 그랜섬: 우리는 꽤 오래전인 약 4~5년 전에 이미 버블 영역에 진입했고, 2021년 말까지 순조롭게 버블이 커졌습니다. 2021년 말이 되자, 이른바 ‘슈퍼 버블’의 종말을 알리는 모든 지표가 하나도 빠짐없이 충족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22년 1월 15일 분기 서한에 *”이제 거친 소동을 시작하자(Let the wild rumpus begin)”*라고 썼습니다. 저로서는 아주 이례적으로 ‘지금이 바로 타이밍이며, 시장이 역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이제 하락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이죠. 저에게 그런 확신을 준 지표들이 무엇인지는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쨌든 그 후 시장은 급락했습니다. S&P는 25% 하락했고, 성장주는 35% 폭락했으며,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 기업들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채권 시장은 현대 역사상 최악의 날을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예측한 타이밍에 매우 방해가 되게도, 2022년 늦은 10월에 그들이 ‘ChatGPT’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ChatGPT는 매그니피센트 7을 비롯한 몇몇 기업들의 놀라운 랠리를 촉발했습니다. 둘째로, AI 투자 붐이 너무나 강력했던 나머지 침체로 미끄러지던 광범위한 경제 전체를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만약 ChatGPT가 없는 세상이었다면 시장은 계속 하락했을 것이고, 2022년에 우리는 완만한 경기 침체에 진입했을 것입니다. 주가는 아마 25%쯤 더 떨어져서 거품을 완전히 걷어내고 밸류에이션을 장기 추세선으로 되돌려 놓았을 것입니다.

피터 페런: 흥미롭군요. 그 이후에 일어난 일들을 생각해 보면, 2022년의 또 다른 대형 사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대규모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죠. 최근에는 이란이 얽힌 에너지 쇼크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랜섬 씨 말씀은, AI 투자 붐이 너무나 강력해서 이러한 모든 거시경제적 악재를 완전히 압도했다는 뜻인가요? 그렇게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제레미 그랜섬: 그렇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의 자본지출(Capex)을 보면, 2023년의 지출은 2024년, 2025년, 2026년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했습니다. 자본지출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에스컬레이터처럼 치솟았습니다. 이 투자가 시스템에 충격을 주고 경제가 예상보다 회복력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만큼 강력하게 유지되었고, 매그니피센트 7의 기업 이익 또한 다시 한번 예상치를 훨씬 웃돌며 강하게 나왔습니다. 이것이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이제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러한 밸류에이션 상승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영구적인 것이며, 이들의 주가수익비율(PE) 멀티플 확장이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기업들이 현재의 높은 이익률을 과연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가?’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 매우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5. 안락한 독점 체제에서 자본주의의 ‘생사결’로의 전환

제레미 그랜섬: 역사가 말해주는 것은 현재 두 가지 명확히 다른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첫째, 과거 매그니피센트 7은 각자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독점력을 행사하던 기업들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등은 각자의 고유한 영역을 완벽히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모두 정확히 같은 필드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무기를 쥐고 대치하고 있습니다. 이는 완전히 다른 시나리오입니다.

오랫동안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방법은 가격 결정권을 갖는 것이고, 그러려면 독점 기업이어야 합니다. 참고로 이들은 과거 미국 법무부와 정부가 독점에 대해 취했던 역사적인 방관적 태도 덕을 톡톡히 보았습니다. 정부는 과거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거대한 스탠더드 오일을 해체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일개 지역 독점이 아니라 거대한 글로벌 독점 기업들이었고, 이는 매우 돈이 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들이 각자 옷을 벗어 던지고 전투 태세를 갖춘 채, 마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앞마당에서 열리는 격투기 경기처럼 한 링 위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7개 기업은 평범한 회사가 아닙니다. 극단적으로 공격적인 주체들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19차세기 말 스탠더드 오일이 경쟁사들의 목줄을 죄기 위해 철도 회사를 압박해 경쟁사 화물 운송료를 올리게 했던 그런 냉혹한 형태의 자본주의를 다시 마주하고 있습니다. 정말 비열한 수법이었죠. 우리는 다시 한 번 매우 날이 선 시대로 진입했으며, 이 테크 거인들은 그 안에서 살아남은 최종 승자들입니다. 이들은 상대의 목덜미를 물어뜯는 법을 알고 있으며, ‘승자독식’ 환경에서 작동하는 법을 익힌 자들입니다.

이제 이 거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AI 분야에서 가장 크고 최고가 되는 것, 다음 세대의 혁신적 돌파구를 가장 먼저 찾아내는 것이 목숨만큼 중요하다. 올해 자본지출에 2천억 달러가 들든 말든, 나는 끝까지 밀어붙이겠다.” 가슴을 쾅쾅 치는 고릴라처럼 서로에게 이 싸움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임을 알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지난 10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며,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줄 것입니다.

피터 페런: 그 점을 조금 더 짚어보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과거에는 각자의 차선에서 달렸지만, 이제는 정확히 하나의 같은 상상품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 의미는 이들이 엄청난 투자를 감행할 것이고…

제레미 그랜섬: 안락했던 독점 체제에서 이빨과 발톱에 피를 묻힌 채 싸우는 잔혹한 생사결 자본주의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기업의 피가 흐르게 될 것입니다. 이는 시장이 그동안 익숙해졌던 세상이 아니며, 현재 대중 사이에서 논의되는 시나리오도 아닙니다. 사람들은 이 7개 기업이 모두 앞으로도 계속해서 터무니없는 폭리를 취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쎄요, 그런 일이 역사상 어떤 시장에서든 일어난 적이 있습니까?

이들은 이전에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짧은 접전을 벌인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주요 플레이어가 3개뿐이었고 매우 조심스럽게 상황을 관리했습니다. 서로 직관적으로 알았거나 혹은 합의하에 서로를 과도하게 공격하지 않으면서, 아주 얌전한 과점 체제로 시장을 나누어 가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AI 전쟁은 다릅니다. 클라우드 임원들이 서로에게 고함을 지르는 일은 없었지만, AI 리더들은 지금 실제로 그러고 있으니까요.

피터 페런: 맞습니다, 실제로 그렇더군요. 흥미로운 점은 책에서 읽은 핵심 개념 중 하나가 바로 ‘평균 회귀(Regression to the Mean)’라는 점입니다. 앞서 표준편차를 말씀하셨는데, 극단치(아웃라이어)는 결국 역사적 추세선으로 돌아온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랜섬 씨는 책에서 만약 평균 회귀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고장 났다는 뜻—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언급하셨죠. 그렇다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기업들이 미친 듯이 투자하고 치열하게 경쟁하여 스스로의 수익률을 깎아 먹는다면, 역설적으로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이 다시 정상 작동하기 시작하는 셈이겠군요.

제레미 그랜섬: 정확합니다.

6. 독점의 심화와 빈부 격차

피터 페런: 그렇군요.

제레미 그랜섬: 오히려 최근까지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였다고 반론할 수 있습니다. 2000년부터 2025년 사이의 기간 동안 거의 모든 산업에서 독점적 성향이 심화되었습니다. 대형 플레이어들의 수는 줄어들었고, 모든 부문에서 진지하게 경쟁하는 기업의 수가 축소되었습니다. 어떤 산업에서는 그것이 별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다른 산업에서는 매우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일이죠. 독점은 기업의 이익과 시가총액을 키우는 데는 지대하게 기여하지만, 본질적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에는 악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이 시기 동안 GDP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 예상했어야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지금 미국 경제가 예상외로 잘 나간다고 환호하지만, 사실 과거만큼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년의 성과는 그 전 20년보다 못했고, 그 전 20년은 또 그 전 20년보다 못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느슨하고 경쟁이 사라진 자본주의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평균 회귀가 일어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로 금융 역사에 일종의 왜곡이 생겼습니다. 그 전 100년 동안은 평균 회귀가 완벽하게 작동했지만, 지난 25년 동안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독점력이 그 가장 큰 원인이며,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요인입니다. 독점력은 GDP 성장을 갉아먹을 뿐만 아니라, 평범한 대중의 돈을 기업으로 대규모 이전시킵니다. 우리는 GDP에서 기업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하늘을 찌르듯 치솟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일반 노동자들을 불만에 가득 차게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대공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935년부터 1975년까지의 데이터를 유심히 살펴보면, 생산성 측면에서 약 40년 동안의 영광스러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성장률은 평균 3.5%에 달했고, 이는 그토록 긴 시간 동안 유지되기 엄청난 수치였으며, 모두가 부유해졌습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FDR)의 정책, 전시 경제, 그리고 그 이후의 제도들 덕분에 나타난 그 40년의 독특한 특징은, 인구의 가장 가난한 4분의 1 계층이 이전보다 경제적 파이에서 약간 더 큰 조각을 가져갔다는 점입니다. 그들의 자산은 단순히 3.5%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4% 또는 4.5%씩 자라났습니다. 반면 슈퍼 리치들의 자산은 2.5%나 3% 성장하는 데 그쳤죠.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모두가 행복했고 시스템의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1975년 이후 지난 50년 동안, 평범한 노동자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시급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걸었습니다. 중간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고작 총 5%에서 10% 정도의 경제적 진전을 이룬 반면, 최상위 계층은 자산을 두 배로 불렸습니다. 이는 엄청나고 역사적인 격차이며, 서민들로부터 부유층으로의 거대한 부의 이전입니다.

그 결과 대중은 쉽게 분노하게 됩니다. 유럽에서도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같은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것이 초래하는 결과는 극도로 휘발성이 높고 까다로운 정치 지형입니다. 가장 명확한 신호는 유권자들이 현재 집권하고 있는 당이 어디든 상관없이 무조건 ‘반대’에 투표한다는 사실입니다. 영국의 보수당처럼 우파이든 상관없습니다—저 협잡꾼들을 끌어내리자고 하죠. 프랑스의 좌파든 마찬가지입니다—끌어내리자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이나 미국 등에서 분석하는 바이든에서 트럼프로의 정치적 변화는, 유럽 전역에서 우리가 목격한 지난 7 차례의 선거 통계적 스윙에 비하면 오히려 약한 축에 속합니다.

피터 페런: 그렇군요, 정말 그렇습니다.

7. 역사적 비교: 19세기 철도 광풍 vs. 현재의 AI

피터 페런: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시기를 생각해 볼 때—그랜섬 씨는 수많은 역사적 시기를 연구하셨는데—비교해 보거나 패턴을 찾기에 가장 유용한 역사적 시기는 언제일까요?

Jeremy Grantham: 가장 직관적이고 유용한 비교는 2000년 닷컴 테크 버블과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이 버블의 전반부입니다. 2021년 말까지, 그리고 2022년의 시장 붕괴까지만 해도 인터넷 버블이 형성되고 터지는 과정과 거의 똑같이 느껴졌습니다. 아주 미세한 뉘앙스까지도 비슷했기 때문에, 저는 2021년 말에 시장이 무너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ChatGPT의 등장은 이 현재의 시기를 완전히 독특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여기에는 직접적인 역사적 전례가 없습니다. 완벽하게 평범한 테크 버블의 주기적 하락 한가운데에, 전례 없는 자본지출의 지지를 받는 진정으로 강력하고 명백히 중요한, 인류의 삶을 바꿀 혁신 기술(AI)이 툭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기 시장 하락 이후, 우리는 초기 인터넷보다 어쩌면 더 결정적일 수 있는 신기술에 의해 주도되는 더 거대한 ‘2차 재팽창 버블’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 상황과 진정으로 비교할 수 있는 유용한 역사는 19세기의 ‘철도 광풍(Railroad Mania)’뿐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버블이 그저 집단적 환각이거나 가짜 자산 클래스일 뿐이라고 치부합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버블은 거의 항상 심오할 정도로 강력하고 진짜인 아이디어와 결부되어 발생합니다. 아이디어가 명백히 혁신적일수록 엄청난 버블을 촉발할 가능성은 커집니다.

사람들이 철도를 바라보며 *”세상에, 이건 인간의 삶을 모든 면에서 바꿀 거야. 경제의 역량을 기하급수적으로 키워줄 거야”*라고 말했기 때문에 버블이 형성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말은 완전히 옳았습니다! 하지만 제 동료 에드워드 챈슬러가 지적했듯이, 모든 사람이 동시에 경쟁적으로 철도를 깔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리즈에서 맨체스터까지 수많은 불필요한 중복 선로가 깔렸고, 모두가 돈을 잃고 회사들은 파산했습니다. 하지만 그 파산한 자본의 잔해 속에서 물리적인 철로 자체는 그대로 남았고, 그것이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닷컴 붐 때도 정확히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인터넷에 엄청난 미래가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아마존의 주가는 1999년 한 해에만 5~6배 폭등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명백하게 좋은 아이디어였기에 과도한 투기 자본이 몰렸습니다. 그 후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이어진—보기 드물게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던 3년간의 약세장 속에서—아마존의 주가는 무려 92%나 폭락했습니다. 이 통계는 다시 확인해 보셔도 좋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숫자죠. 하지만 그 금융적 잔해 속에서, 인터넷이 사람들이 원래 예측했던 구조적 이익들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전달하면서 결국 아마존은 세상을 물려받았습니다. 투자자들이 철도 때도, 인터넷 때도 그저 너무 성급하게 돈을 너무 일찍 쏟아부었던 것뿐입니다. 그것이 지금 현재 더 큰 규모로 똑같이 재현되고 있는 현상입니다. 지금은 그 누구도 기다리지 못합니다. 모두가 AI에 자본을 밀어 넣지 못해 안달이 나 있습니다.

피터 페런: 맞습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저도 얼마 전 은행가들과 스페이스엑스(SpaceX) 유상증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이나 잠재적인 기업 지배구조 문제는 개의치 않고 어떻게든 물량을 배정받으려고 난리법석이더군요. 그랜섬 씨의 지적을 완벽히 뒷받침하는 현상입니다.

8. AI의 진짜 충격: 생산성 향상 vs. 수익성 향상

제레미 그랜섬: 그런데 말입니다,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이 테크 거인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경쟁자로부터 갑작스러운 기술적 돌파구—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프로세싱 칩이나 대안적인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같은 것—를 맞닥뜨렸을 때 얼마나 취약할지 생각해 보십시오. 제가 보기에 현재 시장이 가정하는 것처럼 이들이 기술을 영원히 독식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피터 페런: 잠시 짚고 넘어가자면, 그랜섬 씨 스스로도 퀀트 투자(계량 투자)의 선구자이셨고 투자 프로세스 초기에 컴퓨터를 아주 일찍 도입하셨습니다. 책에서 초기 회사 예산의 막대한 부분을 단 한 대의 컴퓨터 시스템을 들여오는 데 쓰셨다고 언급하셨는데요. 만약 오늘날 커리어를 새로 시작하신다면, 투자 프로세스에 AI를 어떻게 활용하시겠습니까?

제레미 그랜섬: 가능한 한 최대로 활용할 것입니다. 기존의 운영 한계를 끊임없이 밀어붙이며 AI를 통해 시장에서 뚜렷한 차별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지 계속 확인하려 들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최근 계속 강조하는 점은, 최첨단의 경쟁 우위라는 것이 얼마나 빠르게 평범한 ‘기본 스펙’—즉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단순한 비용으로 전락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저희가 그 거대하고 막대한 예산이 들었던 첫 컴퓨터 시스템의 대금을 다 치렀을 때, 그것은 한 2년 동안 우리에게 컴퓨터 연산 능력에서의 뚜렷한 우위를 가져다주었습니다. 특히 저희 같은 소규모 회사들 사이에서 말이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사람이 컴퓨터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기본적인 비용이 되었습니다. 그런 성숙한 상황에 이르면, 기술에 투자된 자본에 대한 지극히 완만하고 평범한 수익만을 기대할 수 있을 뿐입니다. 컴퓨터가 우리의 이익률을 장기적으로 상향시키는 요인이 전혀 되지 못했던 것이죠.

AI라고 해서 왜 이와 똑같은 결말을 맞이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다시 뒤를 돌아본다면, 모든 기업이 AI를 통합해 두었을 것입니다. 모든 회사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좋은 모델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것이고, 초기의 경쟁 우위는 완전히 경쟁을 통해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그것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강제되는 필수 요소가 될 뿐입니다. 내부에 AI 전문가가 없다면 고용해야 할 것이고, 모든 이가 자신만의 전문가를 두고 최상위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구매하게 되면서 결국 차별적인 시장 우위를 주지 못할 것입니다. 그것이 기업의 이익률을 구조적으로 높여줄 리 만무합니다.

사람들은 이 부분을 근본적으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생산성’의 엄청난 돌파구 직전에 와 있기 때문에, 이것이 곧 ‘수익성’의 동일한 돌파구로 이어질 것이라 착각합니다. 우리는 틀림없이 생산성의 대전환을 경험할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똑같이 훌륭한 새 기계를 갖게 된다면, 모든 이가 동시에 엄청나게 생산적으로 변합니다. 그로 인해 독점적인 초과 이익을 내는 단일 기업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저는 AI 역시 그렇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극도로 높은 생산성을 갖게 될 것이고, 그에 따른 사회적 장단점 목록을 마주하겠지만, 그것이 영구적으로 높은 기업 이익을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물론 AI는 다른 심각한 문제들도 초래합니다. 생산성이 급격히 치솟으면 막대한 수의 사람들이 직장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적절한 임금을 주는 새로운 재배치 기회가 생기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생산성 자동화의 속도가 우리 사회가 이를 흡수하고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인다면, 광범위한 사회적 불안과 정치적 반발, 그리고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다뤄본 경험이 전무한 수많은 기괴한 거시경제적 이상 현상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구조적인 완전히 새로운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믿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9. 펀드 매니지먼트 세계의 ‘커리어 리스크’와 군중 심리

피터 페런: 그렇군요. 책에서 읽은 또 하나의 흥미로운 개념은 ‘커리어 리스크(Career Risk)’입니다. 많은 전문 펀드 매니저들이 어쩔 수 없이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컨센서스 지수에서 너무 오랫동안 벗어나 있으면 결국 고객들에게 해고당하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랜섬 씨는 예외적으로 긴 기간 동안 대세에 저항하며 패거리에서 벗어나 계셨는데, 어떻게 그 조직적인 압박을 견뎌내고 아웃라이어가 됨으로써 따르는 상업적 타격을 피해 갈 수 있으셨나요?

제레미 그랜섬: 우리는 독립된 사모 회사(Private Firm)였습니다. 만약 우리가 스스로 의도하여 운용 자산의 절반을 빠르게 날려버리겠다고 결정한다면—실제로 우리가 그렇게 했습니다만—그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비즈니스이자 우리의 선택이었습니다.

그 경험을 거치면서, 왜 거대한 공개 상장 금융회사들이 결코 그런 행동을 할 수 없는지가 너무나 명확해졌습니다. 비록 우리가 최종적으로 그 베팅에서 승리했고, 처음에 잃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비즈니스가 우리에게 되돌아왔지만 말입니다…

피터 페런: 이것이 정확히 1999~2000년 테크 버블 직후의 일이죠?

제레미 그랜섬: 그렇습니다, 닷컴 테크 버블 때였죠. 테크 버블이 정점에 달했을 때 우리의 운용 자산(AUM)은 30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다른 모든 펀드 매니저들의 자산이 3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600억 달러로 치솟고 있을 때, 우리는 오히려 200억 달러로 후퇴한 것입니다. 그렇게 성난 황소 같은 강세장에서 자산을 그토록 빠르게 뒤로 후퇴시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 후 마침내 시장이 무너지고 경쟁사들의 자산이 5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폭락했을 때, 우리는 200억 달러에서 220억 달러로 소폭 상승하며 그 격차를 좁혔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4년 동안 우리의 자산은 220억 달러에서 1,650억 달러로 폭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리를 지킨 덕에 엄청난 이익을 보았죠.

하지만 당신이 만약 골드만삭스나 JP모건 같은 제도권의 거인이라면, 그런 게임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타임라인의 불일치입니다.

“장기적인 시장 움직임이 가진 순수한 불확실성의 길이는, 거의 항상 고객이 가진 인내심의 한계보다 깁니다.”

이 단 하나의 규칙을 진정으로 깨닫고 나면, 거대한 상업 금융기관은 절대로 고객들에게 자산을 완전히 현금화하고 시장에서 나오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구조적으로 항상 낙관론자(불리시)가 되도록 인센티브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나 대형 기관들은 월스트리트로부터 진지하고 방어적인 하락장(베어마켓) 조언을 결코 들을 수 없습니다. 과거에도 들을 수 없었고, 앞으로도 들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비즈니스에 철저히 악영향을 미치며, 그들의 기업 구조는 그런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오직 비즈니스가 일시적으로 반토막 나는 파국적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가진 독립적인 회사만이 그런 입장을 취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고작 2년 하고도 3달 정도만 틀렸을 뿐이었습니다. 우리는 1997년까지 꽤 잘해왔고, 버블 정점기 동안 우리가 한 일이라곤 단지 시장 수익률을 밑돈 것(Underperform)뿐이었습니다. 고객의 돈을 잃은 것도 아니었습니다—우리는 연 6%, 7%, 8%의 수익을 내고 있었고, 단지 뜨겁게 타오르던 테크 펀드들이나 거세게 치솟던 광범위한 지수보다 훨씬 못 미쳤을 뿐입니다. 그 정도 마진으로 딱 2년 넘게 시장보다 뒤처진 것만으로도 전체 고객 기반의 절반을 잃기에 충분했고, 그들 중 누구도 처음에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누가 그런 게임을 하고 싶어 하겠습니까? 모두가 조용하고 평온한 비즈니스 삶을 원합니다. 저는 제도권의 일반적인 매니저들에게 영웅이 되려고 하지 말라고 강력히 권합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자기 자리를 지켜낼 수만 있다면, 역사는 그것이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최고의 투자 전략임을 보여줍니다.

10. 기후 변화와 환경 자선 활동

피터 페런: 주제를 바꾸어 환경 문제에 대한 그랜섬 씨의 입장을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책의 상당 부분을 이 주제에 할애하셨고, 기후 변화가 인류에게 치명적이고 구조적인 위협이라는 점을 어떻게 지적으로 확신하게 되었는지 서술하셨습니다. 환경적 대의를 위해 엄청나게 관대하게 기부를 해오셨고, 공공 정책 논쟁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려 노력하셨는데요. 현재의 정치적 컨센서스는 그 녹색 우선순위로부터 조금 멀어진 듯한 느낌을 줍니다. 오늘날 이 도전을 어떻게 바라보시며, 이러한 여론의 변화가 그랜섬 씨의 접근 방식에 변화를 주나요?

제레미 그랜섬: 그것은 지독할 정도로 복잡한 질문입니다. 저는 기후 변화를 우리 종족의 생존이 걸린 실존적이고 치명적인 위협으로 보기 때문에, 제 스스로를 기후 변화에 있어서는 다소 광신도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짧게는 40~50년 안에 우리는 매우 위험한 처지에 놓일 수 있으며, 정신을 차리고 조금 더 노력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자선 활동 측면에서 말씀드리면, 제 전 재산의 90%를 훨씬 넘는 대다수의 자산이 환경 보호를 위한 저희 재단으로 이전되었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마치 금융계의 ‘돌격대(Shock Troops)’처럼 운영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공격적인 벤처 투자를 감행하고, 그것이 영리 목적이든 비영리 목적이든 상관없이 최첨단의 혁신 그룹들이 지반을 다질 수 있도록 도우며, 중요한 과학적 연구를 개척하고자 합니다.

기술은 어쩌면 인류에게 남은 마지막이자 최고의 희망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라는 종족은 우리 손주들의 안녕을 위해 현재 자신의 안락함을 자발적으로 희생할 만큼 현명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본질적으로 “손주들이 알 게 뭐야”라는 집단적 태도를 보이고 있죠.

인간의 이러한 결함 때문에, 클린 테크(청정 기술)는 반드시 역동적이어야만 합니다. 풍력, 태양광, 배터리 저장 장치는 모두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진전을 이루어냈습니다. 제가 15년 전 처음 이 분야에 대한 논문을 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배터리 저장 비용이 이토록 낮아질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저장 비용이 오늘날 현재 가격의 세 배였다 하더라도 저는 놀라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신 배터리 비용은 제가 첫 논문을 썼을 때의 10분의 1 미만으로 폭락했고, 지금도 돌덩이처럼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처럼 ‘기술 곡선’에 막대하게 투자하면 비용은 점진적으로 저렴해집니다. 반대로 화석 연료를 추출하는 데 투자하면, 그 프로세스는 시간이 갈수록 구조적으로 더 비싸지게 됩니다.

최근 우리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심각한 지정학적 노출—즉 외국산 석유와 가스에 구조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경제적 위험을 초래하는지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글로벌 물류 시스템에 내장된 물리적 재고와 글로벌 해운의 본질적인 시간 시차 덕분에 겨우 떠받쳐져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유조선이 항해를 마치고 일본에 하차하는 데만 몇 주가 걸립니다. 국가마다 다르겠지만 우리의 전략적 비축유는 괜찮은 편이었으나, 우리는 이제 그 버퍼의 끝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피터 페런: 그렇군요. 어쩌면 그러한 공급 쇼크가 시스템에 또 다른 충격을 주어, 이러한 환경 친화적인 대안들에 대한 투자를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제레미 그랜섬: 도널드 트럼프가 의도치 않게 지정학적 행동을 통해 그 어떤 누구보다 장기적인 녹색 에너지 계획에 큰 공을 세웠기 때문에 그에게 거대한 글로벌 환경상을 주어야 한다는 농담이 돌기도 했습니다. 석유와 가스가 가진 국가 안보적 취약성을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저장 장치가 가진 국지적 안보 우위와 비교했을 때 이를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지적으로 뇌사 상태나 다름없습니다. 글로벌 리더십은 이를 깨달았고, 그에 맞춰 인프라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의 전기차(EV)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습니다. 미국에서는 그만큼 오르지 못했는데, 현재 미국은 명백한 사실을 놓치고 자멸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는 거의 독보적인 문화적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11. 금융 시장 분석 vs. 기후 데이터 분석

피터 페런: 이 주제와 관련해서, 그리고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만—다소 개념적인 질문이라 양해를 구합니다—기후 변화를 추적하는 것은 금융 시장을 연구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분석적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금융에서는 표준편차를 보고 평균 회귀를 연구하죠. 반면 기후 변화에서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미래를 모델링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오늘 당장 준비를 해야 합니다. 분석적으로, 본인의 모델이 옳다는 것을 어떻게 스스로 확신하시나요?

제레미 그랜섬: 저는 두 분야 모두 철저하게 데이터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유사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경험적 데이터를 면밀히 살펴보고 가장 논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려 노력하는 것이죠.

우리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_2$) 입자에 대한 명확하고 부인할 수 없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산업화 이전 기준인 280ppm에서 오늘날 대략 430ppm까지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우리가 집단적으로 더 노력하고 청정 기술이 계속 발전한다 하더라도, 대기 중 탄소 농도가 550ppm에서 정점을 찍으면 운이 좋은 편일 것입니다. 과학적으로 우리는 결국 그 탄소를 다시 추출하여 300ppm으로 되돌려 놓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먼 미래까지 수백 년 동안 해수면은 계속해서 꾸준히 상승할 것입니다.

데이터가 있고, 이산화탄소가 태양열을 가두는 대기 담요 역할을 한다는 핵심 물리학 법칙은 이미 100년도 더 전에 확립되었습니다. 메탄과 아화산질소에도 정확히 동일한 물리학이 적용됩니다. 과학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속도로 계속 배출한다면 특정 열적 결과가 나타날 것임을 투영해 볼 수 있습니다.

기온의 꾸준한 상승이 초래하는 현실 세계의 결과는 무엇일까요? 공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게 됩니다—이것이 기본적인 물리학입니다. 현재 대기는 과거 역사보다 약 15% 더 많은 수증기를 품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 2~3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목격했듯이 폭우와 심각한 폭우의 빈도가 증가했습니다. 우리는 기후 변화로 인한 교란이 이미 글로벌 GDP의 약 0.5%를 갉아먹었다고 추정합니다. 20년 전만 해도 돈이 진지하게 들지 않아서 이를 추상적으로 걱정하곤 했지만, 이제는 재정적 피해가 실재합니다.

이러한 자연재해—산불, 홍수, 농작물 가뭄, 해안 침수—를 방지하고 복구하는 데 막대한 자본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연쇄적으로 보험 비용이 상승하죠. 보험 시장은 마치 전통적인 광산 속의 카나리아처럼 작동하고 있습니다. 카나리아의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저귀기 시작했거나 이미 완전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카나리아가 죽기 전에 지저귀었는지는 저도 확인해 봐야겠습니다만.

피터 페런: 그 부분은 저희가 꼭 한번 확인해 봐야겠군요! 제레미 씨, 훨씬 더 오랫동안 이야기 나눌 수 있겠지만 시간 관계상 여기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시간을 내어 참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절대적으로 매혹적인 시간이었습니다.

12. 결론: 시장은 동행지수일 뿐이다

제레미 그랜섬: 네,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한 문장으로 끝을 맺게 해주십시오.

피터 페런: 물론입니다.

제레미 그랜섬: 제가 평생의 투자 커리어를 통해 배운 궁극적인 교훈은 무엇일까요? 저는 아주 오래전에 주식 시장은 동행지수(Coincident Indicator)일 뿐이며, 현재로 할인된 미래의 배당과 이익의 장기적인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가 아니라는 점을 배웠습니다. 그러한 학계의 이론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헛소리입니다.

시장이 실제로 행하는 행동은 지극히 감정적입니다. 만약 오늘 세상이 나에게 친절하다면, 나는 당신의 현재 기업 이익에 매우 높은 PE 멀티플을 곱해줄 것입니다. 만약 오늘 세상이 나에게 심술을 부린다면—1974년의 오일 쇼크와 고인플레이션 때처럼—나는 당신의 위축된 기업 이익에 똑같이 위축된 PE 멀티플을 곱하여 하방에서의 부정적인 면을 이중으로 반영(더블 카운팅)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항상 질문합니다. “어떻게 전쟁이 터졌는데 주식 시장이 5%나 오를 수 있죠?” 이라크 폭격 사건 이후로, 모든 사람은 시장의 예측 능력이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 대답은 간단합니다. 만약 당신이 세상을 제 눈으로 바라본다면—시장이 단지 현재 조건의 동행적 반영일 뿐이라는 점을 깨닫는다면—그저 당장의 기업 이익만을 보게 될 것입니다. 오늘 기업 이익이 순조롭게 늘어나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지금 시장이 5% 상승한 단 하나의 유일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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