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는 올해 초 사이버·바이오 위험 임계점을 이미 넘어 소규모 집단도 수억 명을 해칠 수 있는 “인류가 다가간 가장 위험한 것”이 되었으나, 업계 밖의 사회적 대응은 사실상 전무하다.
- 업계 자율규제와 사후 소송에 맡기는 것은 “미친 짓”이며, 오픈소스를 포함한 모든 모델에 정부가 검증 가능한 감독 계층(안전장치와 모니터링)을 대형 참사 이전에 의무화해야 하고, “중국에 진다”는 논리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 AI가 신뢰성 임계점을 넘으면 제번스 역설로 상쇄되지 않는 대량 실직이 오며 혜택은 위험보다 늦게 도착하므로, 이번 세대의 과제는 로봇세·인간 전용 일자리 같은 대책으로 약 20년의 전환기를 인류가 통제권을 유지한 채 피해를 최소화하며 통과하는 것이다.
출처
뉴욕타임즈 칼럼리스트 에즈라 클라인(Ezra Klein)이 Microsoft 창업주이자 전세계 IT업계의 상징적 인물인 빌 게이츠(Bill Gates)와 인터뷰하고, 2026년 9월 30일 방영한 내용(1시간 14분 분량)을 한글로 번역하여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나타난 견해는 편집자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및 대담자 소개
프로그램 — The Ezra Klein Show
- 뉴욕타임스(NYT) 오피니언 섹션의 대표 인터뷰 팟캐스트로, 주 2회 공개됨
- 정책·정치·기술·경제의 구조적 쟁점을 한 명의 게스트와 1시간 이상 깊이 파고드는 장기 대담 형식
- 2026년 가을에는 AI 위험을 연속 조명하고 있음. 이번 회차 바로 전 주에는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을 인터뷰했는데, 황은 “안전은 중요하지만 경쟁 압력은 허구이며 새 법은 필요 없다”는 입장이었음. 이번 게이츠 대담은 그 입장과 정면으로 대비되는 구성임
게스트 — 빌 게이츠 (Bill Gates)
- 1975년 폴 앨런과 Microsoft를 공동 창업하고 CEO를 지낸 기술·경영계 인물
- 현재 게이츠 재단 의장. 재단은 2045년까지 약 2,000억 달러를 모두 소진하고 문을 닫을 계획임
- 기술·기업 경쟁·각국 정부와의 정책 협력 경험을 모두 갖춘 드문 인물
- 2023년 에세이 「AI의 위험은 실재하지만 관리 가능하다」에서는 비교적 온건했음. 최근 에세이 「격동의 AI 시대가 왔다. 지금의 선택이 결정적이다」에서는 “평판을 걸고” 경고하는 쪽으로 크게 선회함
진행자 — 에즈라 클라인 (Ezra Klein, 1984년생)
- 워싱턴포스트 정책 블로그 ‘Wonkblog’ 책임자를 거쳐, 2014년 설명 저널리즘 매체 Vox를 공동 창업하고 편집장을 지냄
- 2021년부터 NYT 칼럼니스트 겸 팟캐스트 진행자로 활동 중
- 데릭 톰슨과 함께 쓴 『Abundance』(2025)로 ‘짓는 자유주의’ 담론을 이끎
- 2026년 5월 칼럼 「AI 일자리 대재앙은 (아마)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에서 제번스 역설 등을 근거로 낙관론을 폈음. 이번 대담에서 게이츠가 이 칼럼을 직접 반박함
요약 SUMMARY
빌 게이츠: “AI는 핵무기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Bill Gates: A.I. ‘Makes Nuclear Weapons Look Like Nothing’ | The Ezra Klein Show)
The New York Times ‘The Ezra Klein Show‘ | 2026년 9월 30일 방영
■ 대담 개요
- 형식: NYT 「The Ezra Klein Show」 1시간 14분 대담 (2026.9.29 공개)
- 구도: 전주 젠슨 황의 “새 규제 불필요” 입장에 맞서, 빌 게이츠가 “AI 위험 경고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제시함
- 배경: 2023년 “위험은 관리 가능”에서 2026년 “평판을 건 총동원령”으로 입장이 급선회함
■ 게이츠의 AI 인식 전환 — 두 번의 충격
- 첫 번째 충격: GPT-4 공개 전 AP 생물 만점 시연을 보고 AI가 지식을 이해한다는 것을 확인함
- 두 번째 충격: 2025년 말 Claude Code 계열이 게이츠 본인의 코딩 능력과 대등해지면서, 코딩과 결함 탐지에서 초인간적 수준에 도달함
- 현재: 재단의 100억 달러 전략 리뷰에 ChatGPT·Claude·Copilot이 ‘동료’로 참여할 정도가 됨
■ 핵심 진단: “사이버·바이오 임계점은 이미 넘었다”
- 사이버: Mythos급 모델이 20년간 사람이 검토한 코드에서 몇 분 만에 보안 취약점을 찾아냄. 은행·전력망 공격이 가능한 극도의 취약기에 들어섬
- 바이오: 국가만 갖던 신종 병원체 설계 능력이 AI를 통해 소규모 집단에게 확산됨
- 위험의 순서: 임박한 위험은 AI의 자율 폭주(RSI·통제 문제)가 아니라 악의적 인간의 오용임
- 상황의 특수성: 정부가 개발·구매에 관여하지 않은 최초의 초고위험 기술이라서, 정부가 위험을 체감하지 못함
- “이것은 핵무기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 그런데도 업계 밖 반응은 ‘완전한 침묵’이라고 지적함
■ 규제에 대한 입장: 자율규제는 “미친 짓”
- 제조물 책임·소송으로 안전을 지키는 산업은 없음. 제약(FDA), 항공, 자동차 모두 사전 규제를 받음
- 오픈소스 모델은 모니터링을 제거할 수 있으므로 현재 필터링은 사실상 무력함
- 처방: 모든 모델에 감독 계층(안전장치와 모니터링) 의무화
- 오픈소스도 무료·커스터마이징은 유지하되, 정부가 안전장치 유지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만 구동
- 안전장치는 발전 속도를 의미 있게 늦추지 않음
- Anthropic Mythos·Fable의 과잉 필터링(암 관련 질문도 차단)은 역효과라고 비판함
- “중국에 진다” 논리는 면죄부: 미·중 모두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으므로 인류 차원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며, 중국의 참여 가능성은 검증할 명제라고 봄
■ 일자리: 제번스 역설은 통하지 않는다
- 현재까지는 일자리 순증이지만, 결정 변수는 신뢰성 임계점임
- 현재 넘은 직종: 코딩
- 수년 내 넘을 직종: 회계·법률·텔레세일즈·고객지원
- 레이디얼 타이어 사례: 수명이 4배 늘어도 운전은 늘지 않았고 고용은 4분의 1로 줄었음. 수요 탄력성은 일부 산업에만 해당함
- AI가 작업 전체를 완결하면 늘어난 수요는 인건비가 아닌 토큰 예산으로 흡수됨
- 인간 인지가 더 이상 희소하지 않으므로 옮겨갈 ‘고지대’가 없음. 관계 부문 일자리론에도 회의적임
- 클라인은 전환 속도를 핵심 문제로 제기함 (차이나 쇼크의 교훈)
■ 정책 제안
- AI·로봇 급여세: 대체된 인간과 동일한 FICA를 부과해 연금 재원을 보전하고, 노동에 불리한 세제를 교정
- ‘인간 전용’ 일자리: 보육·노인 돌봄·일부 의료와 교육을 자연보호구역처럼 인간 고용으로 지정
- 아동 보호: 전면 금지 대신 연령별 부모 가시성과 모니터링을 적용하고, 추론을 돕는 교육형 AI로 유도
- 정치: AI가 정당 간 찬반 구도로 양극화되는 것을 경계함 (기후변화 전철)
■ 타이밍의 비대칭: 좋은 것은 늦고 나쁜 것은 빠르다
- 위험 (향후 5년): 바이오·사이버·심리사회·일자리 위험이 먼저 옴
- 혜택 (약 20년): 식품·주거·교육·의료 비용 혁신은 규제와 물리적 제약 때문에 늦게 옴
- 혜택이 늦고 안전장치도 없으면 AI의 ‘운영 허가’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무너질 수 있음
- 데이터센터 반대는 AI 속도에 영향이 없는 헛수고라고 봄
■ 글로벌 사우스와 재단 전략
- 저소득국에서 AI는 압도적으로 긍정적임 (의사·농업 조언 부재를 보완). 일자리 충격은 부국 → 중소득국 → 저소득국 순서로 시차를 두고 옴
- 과소대표 언어 사용자 34억 명의 AI 접근을 5년 목표로 설정함 (요루바어 성능은 영어 대비 10배 열위)
- 인도 농민 100만 명 이상이 AI 영농 조언을 이용 중이며, 농업이 가장 빠르게 진전되는 분야임
- 역풍: 해외 원조 삭감 (미국 예산의 0.5% → 0.25%). 1인당 약 1,000달러로 생명을 구하는 구조라서 AI 연구소발 자선금으로는 대체 불가능함
■ 교육
- 부국 학생의 학습 성취가 10~20년 전보다 하락함. 영국만 기본기 중심 교육으로 예외를 보임
- AI는 학습 도구와 ‘인지적 오프로딩’ 도구로 양극화됨. 개인화된 동기 부여가 관건이라고 봄
■ 엡스타인 관련
- 보건 기금 모금 목적의 접촉이었으며 “명백한 실수”였다고 인정함. 사교 관계는 부인하고 “거미줄이라 부르지 말라”며 방어적 태도를 보임
상세 번역본 IN DETAIL
1. 인트로 — 왜 지금 빌 게이츠인가
에즈라 클라인: 게이츠는 AI 논쟁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하나밖에 갖지 못하는 관점을 여러 개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그는 오늘의 미래를 떠받치는 기초를 만든 기술자이고,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을 경영하며 기업 간 경쟁을 체감했다. Microsoft는 지금도 AI 경쟁의 한가운데에 있다. 게다가 재단 의장으로서 수십 년간 각국 정부와 규제·빈곤·형평 문제를 다뤄왔다. 그의 최근 AI 에세이는 “지금 오고 있는 것이 얼마나 나쁠 수 있는지 사람들이 보게 하는 데 평판을 걸겠다”는 내용으로, 이전의 게이츠와는 확연히 달랐다. 직접 만나보니 그는 매우 단호했고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권한을 가진 많은 사람이 곧 닥칠 일을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요지였다. 일종의 ‘총동원령’이다.
2. 과거의 AI 관점 — 1996년 레터맨 쇼에서 현재까지
에즈라 클라인: 1996년 데이비드 레터맨 쇼 영상을 틀어보겠다.
[1996년 클립] 빌 게이츠: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대부분 컴퓨터를 도구로 만드는 것이다. 언젠가 컴퓨터가 생각하게 만드는 법을 알아낼지 모르지만, 그건 매우 어려운 문제이고 사실상 진전이 거의 없다. 언제 될지 아무도 모른다. [클립] 데이비드 레터맨: 우리는 컴퓨터가 생각하길 원치 않는다. 무서운 생각이다.
에즈라 클라인: 30년 전의 이 ‘무서운 생각’이 어떻게 오늘의 현실이 되었는가?
빌 게이츠:
- 인간 수준의 사고를 계산으로 구현한다는 발상은 내가 태어나기 전 앨런 튜링의 ‘튜링 테스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프트웨어가 보고, 듣고, 읽고, 쓰게 만드는 것은 늘 ‘성배’였다.
- 1975년 하버드를 중퇴할 때 폴 앨런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BASIC 인터프리터와 워드프로세서를 파는 사이에 AI 돌파구가 나오면, 학계에 남지 않은 걸 후회할 것 같다.”
- 이후 AI 연구는 Prolog, 전문가 시스템 같은 막다른 길로 흘렀다. 제프리 힌턴 등 소수만 신경망을 연구했고, 결국 GPU가 충분한 연산력을 제공하면서 고도의 통계적 접근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3. AI가 ‘초인간적’이 된 두 번의 충격
빌 게이츠:
- 첫 번째 충격 (GPT-4 공개 약 6개월 전): OpenAI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던 중 “생물학 교과서를 읽고 AP 생물 시험에서 만점(5점)을 받으면 지식을 활용 가능한 형태로 인코딩했다는 증거가 된다”고 도전 과제를 냈다. 샘 올트먼, 그렉 브록먼, 일리야 수츠케버가 우리 집에 와서 5점을 시연했다. 모델이 볼 수 없었던, 내가 직접 만든 복잡한 문제에서도 거의 완벽했다.
- 두 번째 충격 (지난해 말): Claude Code 계열 모델이 크게 좋아지면서 코딩 실력이 나와 대등해졌다. 코딩은 13세부터 24세까지 집착했던, 내가 가장 많이 계발한 재능이다. 장시간의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에서 이미 코드 작성과 결함 탐지 모두 초인간적 수준에 도달했다.
에즈라 클라인: 아직 초인간적이지 않은 영역은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상위 전략 수립이다. 그 능력은 아직 멀었나?
빌 게이츠:
- 재단은 매년 10월 2주간 전략 리뷰를 열어 이듬해(2027년) 약 100억 달러의 지출 방향을 정한다.
- 1년 전 누군가 “AI에게 물어보자”고 했을 때는 농담에 가까웠다. 그때는 AI가 이런 논의를 따라갈 만큼 일관성이 없었다.
- 올해는 ChatGPT, Claude, Copilot과 전략 노트를 두고 대화하고, AI끼리 토론도 시킨다. 일부 리뷰에는 AI를 직접 배석시킨다. “물을 때만 말하라”고 할 때도 있고, “틀린 통계나 판단이 들리면 개입하라”고 할 때도 있다.
- 농담에서 출발해, 최종 결정은 하지 않지만 복잡한 전략 논의에서 의미 있는 기여를 하는 ‘동료(peer)’가 되었다.
에즈라 클라인: 레터맨 쇼에서는 왜 ‘무서운 생각’이라고 했나?
빌 게이츠:
- AI를 연구해온 사람이라면 AI가 생물학적 두뇌보다 나아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를 수 없다.
- 인간의 뇌는 생존·번식·사회화를 위해 최적화되었는데도 교향곡을 쓰고 체스를 둔다. 그런데 실리콘으로 옮기면 개체 간 경계도, 기억의 한계도, 산도(産道)가 제한하는 뇌 크기의 제약도 없다.
- AI는 이미 모든 의학 저널을 읽고 연결할 수 있다. 특히 희귀 질환 진단에서 초인간적이다.
- 통제권을 유지하지 못하면, 우리가 개나 고양이를 대하듯 우리를 대할 종을 진화시키는 셈이다.
- 그래서 DeepMind든 OpenAI든 모든 AI 기업은 “위험 임계점에 도달하면 이윤 극대화에 반하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헌장을 둔다. 그러나 이 장치는 회사가 하나뿐일 때만 작동한다. OpenAI가 AGI를 묻어버려도 다른 누군가가 만들면 판도라의 상자는 열린다. OpenAI에서조차 안전이 소홀하다는 이유로 Anthropic이 분리되어 나왔다.
4. AI 경쟁 vs. 안전 — 젠슨 황의 입장에 대한 반론
에즈라 클라인: 지난주 젠슨 황은 “안전은 실재하는 우려지만 경쟁 압박은 허구다. 안전하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으면 된다. 그건 CEO의 권한이자 책임이고 인센티브도 있다. 새 법은 필요 없다”고 했다. 어떻게 보나?
빌 게이츠: 능력이 이토록 이해되지 않은 제품은 AI 이전에 없었다.
5. 사이버·바이오 ‘임계점’을 넘었다
빌 게이츠:
- AI는 이미 바이오테러리스트가 수억 명을 죽이도록 도울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모든 은행 계좌를 뒤섞고 전력망을 멈추는 사이버 공격 능력도 이미 존재한다.
- 이는 AI가 스스로 목표를 잘못 해석해 폭주하는 먼 미래의 ‘통제 문제’가 아니다. 악의를 가진 인간이 AI를 이용할 수 있다는 현재의 문제다.
- 올해 초 사이버 임계점과 바이오 임계점을 모두 넘었다.
- 그래서 “소아마비를 퇴치하자”, “해외 원조를 늘리자”는 평소의 목소리를 넘어, 인류 전체가 AI를 순(純)긍정적 방향으로 이끌 노력을 할 것인지의 문제에 목소리를 쓰기로 했다. 이는 재단의 보건 사업에 대한 나의 전적인 헌신보다도 우선한다.
에즈라 클라인: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고 새로운 현실이라고 판단했나?
빌 게이츠:
- 사이버: Mythos로 이어지는 모델들이 사람들이 20년 넘게 검토하고 “문제없다”고 한 코드에서 몇 분 만에 보안 버그를 찾아 주입 경로까지 제시했다. 보고 나면 “아, 맞네” 할 수밖에 없는 복잡도였다. 소수에게 먼저 제공해 버그를 고치게 하는 ‘Glasswing’ 같은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세상의 코드는 너무 많아서, 우리는 지금 사이버 공격에 극도로 취약한 시기에 있다.
- 바이오: 재단은 의학 연구에 많은 자금을 대기 때문에 새로운 분자를 설계하는 능력이 좋은 일임을 안다. 그러나 이는 궁극의 ‘이중 용도’ 기술이다. 천연두보다 나쁘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 감염력이 있는 기간이 더 긴 병원체를 만들 수 있다. 과거에는 국가만 가졌던 능력이 이제 최신 AI 도구를 쓰는 소규모 집단의 손에 들어갔다.
6. 왜 자율규제로는 안 되는가
에즈라 클라인: 제조물 책임이 있으니 테러 집단의 생물무기 제작을 도우면 회사가 망한다. 분류기(classifier) 등 차단 장치도 있다. Hugging Face 해킹처럼 실험용 AI가 샌드박스를 탈출해 협력하는 통제 문제의 조짐도 있었지만, 이는 미출시 시스템이었다. Anthropic은 Mythos 출시를 보류하기도 했다. 자본주의의 자연적 인센티브와 기업의 평판 관리 이상으로 무엇이 필요한가?
빌 게이츠:
- 그런 질문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것은 인류가 다가간 것 중 가장 위험한 것이다.
- FDA 없이 약을 출시하고, 항공안전위원회도 안전벨트 규정도 없이 소송만으로 안전을 지키는가? 오피오이드를 팔면 누가 소송하면 된다는 식인가? 우리 사회는 파산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사전 예방으로 사람을 보호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 필터링이 있다고 하지만 없다. 생물무기를 만들 수 있는 오픈소스 모델을 가져와 모든 모니터링을 끌 수 있고, 이는 오늘 이미 가능하다. 1억 명이 죽은 뒤 소송을 하자는 말에는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에즈라 클라인: 내 견해는 아니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 데이비드 색스, 젠슨 황의 견해이고 현재 미국의 지배적 견해다.
빌 게이츠:
- 업계 밖에서 AI 위험에 대한 인식은 극히 낮다. 학계, 싱크탱크, 정책 입안자, 정치인 모두 그렇다.
- 내가 최대한 크게 말하는 이유는 **업계의 자율규제에 의존하는 것이 “미친 짓”**이기 때문이다.
- 남은 질문은 하나다. 대규모 사이버·바이오 피해가 난 뒤에야 모니터링 안전장치를 의무화할 것인가, 수백만 명이 죽기 전에 할 만큼 현명할 것인가.
에즈라 클라인: 연구소 사람들에게 들으며 가장 걱정되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시스템이 똑똑해질수록 모니터링이 어려워진다. OpenAI 내부에서는 모델이 테스트 중임을 인지하는 ‘상황 인식’이 커져 테스트 결과가 실제 행동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경보가 나온다. 둘째, 모든 연구소가 AI가 코딩을 넘겨받는 **재귀적 자기개선(RSI)**을 향해 최대한 빨리 가고 있다. 그래서 필요한 감사·테스트 역량을 우리가 갖췄다는 확신이 낮다.
빌 게이츠:
- 당신은 문제 전체를 보지 않고 있다. AI가 스스로 우리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위험은 분명 실재한다. 지금의 강화학습에는 “다른 컴퓨터를 장악하지 말라”, “인터넷으로 탈출하지 말라” 같은 절대 원칙을 담은 **감독 계층(supervisory layer)**이 없다.
- 그러나 임박한 위험은 RSI가 아니라, 역사상 가장 강력한 도구가 인간의 악의에 쓰이는 것이다.
- 다른 위험 기술과 달리 AI는 정부 R&D로 개발되지 않았고, 정부가 주요 구매자도 아니다. 로켓이나 핵무기와 다르다. 전통적으로 기술적으로 가장 정교했던 미국 정부조차, NSA의 약간의 공격 역량 외에는 이 위험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전례 없는 상황이다.
- 오늘날 AI로 경제를 마비시키거나 수백만 명을 죽이는 것을 막을 감독 계층이 시급하다.
- 선한 분자 설계와 악한 분자 설계를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Anthropic은 Mythos와 Fable의 필터를 너무 높게 설정해서, 암에 관해 질문하면 Opus, Sonnet으로 내려가다가 결국 Haiku만 답해준다. 과잉 조정된 것이다. 진지한 연구자는 특별 허가판을 받거나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오픈소스 모델을 쓸 수밖에 없다.
- 모든 모델에 안전장치와 모니터링을 의무화하지 않으면 거대한 사건이 터진 뒤에야 대응하게 된다. 그 사이 AI 역량은 어두운 곳에서 오늘보다 더 발전할 것이다.
에즈라 클라인: 2023년 7월 에세이 제목은 「AI의 위험은 실재하지만 관리 가능하다」였다. 지금은 경각심의 수준이 다르다. 바이오·사이버·코딩 능력의 발전을 보고 바뀐 것인가?
빌 게이츠:
- 아니다. 핵심은 이것이다. 우리는 늘 “이 임계점을 넘으면 사회 전체를 참여시키겠다, 역사상 가장 위험한 것을 만든 것이니까”라고 말해왔다. 이것은 핵무기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 그런데 임계점을 넘었는데도 완전한 침묵이었다. 업계 내부에서 누가 뭐라 했다는 논쟁만 있었을 뿐이다.
- 모든 위험 임계점을 의심의 여지 없이 넘었는데 업계 밖의 참여가 전무하다는 것이 문제다. 대응이 충분히 강해진다면 나는 기꺼이 소아마비 퇴치와 5세 미만 아동 사망 문제로 돌아가겠다.
에즈라 클라인: 정치를 취재하는 내 눈에는 그렇게 무관심해 보이지 않는다. 정치인들은 다 이 얘기를 하고 법안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Mythos와 Fable 접근을 철회하기도 하고,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도 한다. 이들은 무관심한 게 아니라 다른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최우선이고, 오픈소스 접근을 제한해서는 안 되며, 규제 비용이 너무 크다”는 결론이다.
빌 게이츠: 그럼 그들은 바이오테러가 상관없다는 건가? 트럼프와는 당신이 나보다 더 많이 얘기했겠지만, 작년 12월 내가 그와 대화했을 때는 아직 임계점을 넘기 전이라 이게 큰 이슈가 아니었다.
7. 중국과의 경쟁이라는 ‘면죄부’
빌 게이츠:
- 속도를 늦출지는 논쟁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장치와 모니터링은 발전 속도를 의미 있게 늦추지 않는다.
- 오픈소스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여전히 무료이고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다만 주권 국가가 모니터링과 안전장치 제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 위에 있어야 한다. 그게 단점의 전부다.
- 사람들이 꺼내는 ‘면책 카드’는 “그러면 중국이 이긴다”다. 이긴다는 게 무슨 뜻인가? 미국도 중국도 서로를 이길 수 없다. 둘 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고, 그것은 악의를 가진 사람들이 쓸 수 있게 이미 거기 있다.
-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인류 차원의 관점으로 올라서야 한다. 중국이 인류를 위한 보호 장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며, 이는 검증해볼 명제다.
- 위험한 분자를 만드는 모델이 모니터링 없이 어두운 구석으로 옮겨질 수 있다면 바이오 공격에 항복하는 것이다. 사이버도 마찬가지다. 몇 년 안에 대형 사이버·바이오 사건이 일어날 것이고, 이는 안전장치와 모니터링으로 피할 수 있다.
8. AI는 일자리를 어떻게 파괴할 것인가
에즈라 클라인: 에세이는 AI가 대규모로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한다. 반론도 있다. 영상의학과 의사가 사라진다고 했지만 아직 있고, AI가 코딩하지만 개발자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
빌 게이츠:
- 지금까지 AI가 없앤 일자리보다 만든 일자리가 많은 것은 분명하다. 데이터센터 건설 인력 수요만 해도 크고, 실업률도 낮다.
- AI의 우위에는 신뢰성 임계점이 있다. 텔레세일즈나 텔레서포트를 AI로 대체하려면 정확도가 인간보다 나아야 한다.
- 그 임계점을 확실히 넘은 직종은 아직 코딩뿐이다. 코딩 관리자들은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을 매우 저렴하게 개발할 수 있다는 걸 안다.
- 몇 년 안에 회계, 법률, 텔레세일즈, 텔레서포트가 임계점을 넘을 것이다. 24시간, 모든 언어로, 무한한 지식을 갖고, 서두르지 않는다.
- 여러 기업이 만든 AI 간호사는 완벽한 기억력을 갖고 환자를 재촉하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람들은 인간 운전사보다 Waymo를 선호하고, 영국에서는 정신건강 지원에 Limbic을 쓴다. 인간을 선호할 것이라는 시장 수요 가정은 품질 임계점을 넘는 순간 무너진다.
- 보험사가 여전히 사람을 써서 의료비 청구를 처리한다면, 직원이 거의 없는 경쟁자가 들어와 산업의 가격 구조를 바꿀 것이다.
에즈라 클라인: 가장 흔한 반론은 제번스 역설이다. 지능이 싸지면 수요가 폭증한다. AI 간호사가 늘면 병원에 가는 사람이 늘어 실제 간호사가 더 필요해진다. 우리 팟캐스트 팀에도 AI 코더 팀을 부리는 엔지니어가 생겨 새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과거 기술도 그랬다.
빌 게이츠:
- 제번스는 경제 일부에 수요 탄력성이 있다는 말일 뿐이다. 소프트웨어처럼 인간 고유의 역할이 남아 있고 비용이 낮아지면 수요가 유발된다. 소프트웨어의 현재 균형은 고용 감소가 아니다.
- 그러나 수명이 네 배인 레이디얼 타이어가 나와도 사람들은 네 배 더 운전하지 않았고, 타이어 공장 고용은 4분의 1이 되었다. 아마존 창고를 로봇으로 바꿔도 사람들이 더 사지 않는다.
- 작업 전체를 AI가 완결하면 수요 탄력성은 무의미하다. 늘어난 수요는 인건비 예산이 아니라 토큰 예산으로 간다. 비용 차이가 너무 크다.
- 화이트칼라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신뢰성 임계점을 넘으면 일자리는 파괴되고 올라갈 ‘고지대(high ground)’가 남지 않는다. 트랙터가 나왔을 때는 디즈니랜드를 지어 사람을 고용했지만, 이번에는 경제 전반에 그런 곳이 없다.
- 순증 일자리를 말하는 사람들은 개선 속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당신이 5월 칼럼에서 말한 ‘인간 고유의 무언가’가 무엇인가? AI가 등장한 모든 범주에서 AI 선호는 매우 강하다.
에즈라 클라인: 칼럼의 다른 근거는 경제학자 알렉스 이마스의 주장이다. 사람들은 부유해질수록 트레이너나 요리사 같은 인적 서비스를 더 쓰므로 ‘관계 부문’이 폭발한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
- 모르겠다. 과거 왕족은 옷 입는 것까지 도와주는 하인을 두었다. 오늘날 부의 노동 집약도는 오히려 크게 낮아졌다.
- 제번스 역설이 적용되는 블루칼라 직종을 하나 대보라. 블루칼라는 신경 쓰지 않는 건가?
에즈라 클라인: 신경 쓴다. 미국 제조업은 생산량이 폭증했지만 일자리는 해외와 자동화로 빠져나갔다. 그래도 총고용은 1960년보다 줄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서비스업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 그때는 인간의 인지 능력이 희소 요소였다. 경제는 늘 희소 요소의 문제다. 인지를 희소 요소에서 제거하면, 24시간 일하고 더 많이 읽고 모든 언어를 아는 AI 앞에서 올라갈 희소성이 남지 않는다.
9. 희소성이 사라진 노동시장
에즈라 클라인: 알렉스라면 관계 부문 일자리라고 할 것이다. 결국 사람들이 Hippocratic AI를 원할지, 인간 치료사를 원할지의 문제다. 한동안 지나면 컴퓨터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데에는 뭔가 얄팍함이 있을 수 있다.
빌 게이츠: 시장 데이터를 모아보면 된다. 55세 트럭 운전사에게 “관계 관련 일을 하라”고 할 건가? 그런 프로그램이 있나?
에즈라 클라인: 없다. 결국 핵심은 전환 속도다. 칼럼에도 썼지만 빠른 전환을 감당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경제 전체로는 별 차이가 없어 보여도, 차이나 쇼크는 많은 공동체를 파괴했다.
10. AI 노동에 세금을 — ‘로봇세’
에즈라 클라인: 그래서 AI 사용에 과세하자고 제안했다. 왜, 어떻게?
빌 게이츠:
- 현재 연금·사회보장은 현역 근로자가 부과 방식으로 은퇴자를 부양하는 구조다. 근로자를 내보내고 로봇을 쓰는데, 왜 로봇은 연금 기금에 기여하지 않나? ‘친(親)로봇 노조’가 세법을 만들어 “살이 없으면 연금은 파산해도 된다”고 정한 건가? 연금은 로봇 대체가 없어도 이미 파산 경로에 있다.
- 방법은 노동 단위를 정의하고, 인간이든 로봇이든 그 노동에 대해 인간 근로자와 동일한 FICA(급여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 현재 세제는 자본 소유자를 우대하고 노동을 가장 불리한 투입 요소로 취급한다. 경제적 신호가 AI가 더 싸다고 말해도, 사회가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선택은 사회가 한다.
11. ‘인간 전용(Human Reserved)’ 일자리
빌 게이츠:
- 휴머노이드 로봇이 임계점을 넘으면 매우 범용적이 되므로 블루칼라 충격은 특히 날카롭다.
- 그래서 보육, 노인 돌봄, 일부 의료와 교육 같은 분야를 미리 ‘인간 전용’으로 지정해 고용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AI 보조는 허용하되 인간 고용은 지키는 방식이다.
에즈라 클라인: 설득력이 없지는 않지만 섬뜩하다. 에세이에서는 이를 자연보호구역에 비유했다. 건물과 도로를 지을 수 있지만 잃을 것이 너무 커서 짓지 않는 곳 말이다. 이틀에 한 번은 드는 생각이 있다. 이런 모습이라면 왜 이걸 하는가?
12. 세계 언어를 위한 AI
에즈라 클라인: 게이츠 재단은 월요일에, 현재 AI 모델에서 과소대표된 언어를 쓰는 약 34억 명이 5년 안에 자국어와 음성으로 AI를 쓰게 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일자리 대재앙과 위험을 말하면서, 한편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AI를 쓰게 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이유는?
빌 게이츠:
- AI가 하는 좋은 일은 많다. 재단 사업의 거의 전부가 시장이 하지 않는 일, 즉 최빈국 사람들에게 교육·보건·농업 분야의 AI를 가져가는 것이다.
- 나이지리아 오지에서 요루바어를 쓰는 여성에게는 의사가 없다. 그가 “출혈이 있다”고 말해도 AI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 요루바어 성능은 최고 수준인 영어보다 10배 나쁘고, 영어에 근접한 언어는 10개 정도뿐이다.
- 데이터 연결된 스마트폰만 있으면 한밤중에도 자기 언어로 의료 조언을 받게 하는 것, 그것이 목표다.
13. 개발도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에즈라 클라인: 이해한다. 하지만 부국은 AI 기업에 과세해 재분배할 여력이라도 있다. 개도국의 발전 사다리가 무너지지 않나? 필리핀에게 AI는 엄청난 경제적 위협 아닌가?
빌 게이츠:
- 출혈하는 여성을 AI가 돕는 게 나쁜 일이라는 건가? 나는 좋은 것은 가속하고 일자리 충격은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 ‘글로벌 사우스’를 하나로 뭉뚱그리면 실제 삶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같은 중소득국은 경제가 성장하고 아동 사망률도 미국의 3배 이내다. 반면 저소득국에서는 5세 전 아동 사망이 15배이고, 평생 의사를 한 번도 만나지 못하며, 어떤 씨앗을 심을지 조언해줄 사람도 없다.
- 저소득국에서 AI는 압도적으로 좋은 것이고 최대한 빨리 추진해야 한다.
에즈라 클라인: 그렇다면 저소득국에게 AI는 오히려 더 좋은 거래인가?
빌 게이츠:
- 물론이다. 기본적인 인간의 필요가 충족되지 않고 있다. 이들이 당신 동네에 살았다면 지갑을 열고 분노했을 것이다. 거리 때문에 불평등이 방치되는 것이다.
- 일자리 영향은 같은 시기에 오지 않는다. 필리핀·인도 같은 중소득국은 부국 다음에, 저소득국은 그보다 더 나중에 영향을 받는다.
14. ‘잡포칼립스’ 논쟁 — 그렇다면 누구에게 좋은 거래인가
에즈라 클라인: 결과의 범위가 두려울 정도로 넓다. 물질적 풍요와 결핍 해소부터, 별로 바뀌지 않는 경우, 인류 멸종까지 있다. 당신은 AI 일자리 대재앙과, 해법 없는 대량 실직이 실재한다고 강하게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를 믿는다면 “그냥 멈추자”고 할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도 다수가 AI가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 본다. 당신은 연구소 사람들이나 경제학자들보다 더 부정적이다. 그렇다면 AI는 누구에게 좋은 거래인가?
빌 게이츠:
- AI 분야의 선도적 경제학자로 꼽히는 사람이 “AI가 그렇게 좋다면 Amazon Mechanical Turk가 어떻게 여전히 존재하나?”라고 물었다. 나는 “없어질 것”이라고 답했고, 일주일 뒤 완전히 폐쇄되었다.
- 더 많이 아는 사람일수록 더 우려한다는 것이 놀랍지 않나? 다리오 아모데이는 일자리 충격을 공개적으로 말했고 지금은 조금 더 신중해졌다. 힌턴은 “당장 영상의학과 의사가 줄어든다”고 해서 너무 나갔다. 실제로는 오히려 늘었다.
- 이것은 PC 같은 기술사가 아니라 진화사에 가깝다. 외계인이 정말 왔는데, 우주선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것과 같다.
- 통제권을 유지하면 결국 초풍요의 시대가 온다. 그때는 결핍 없이 왜 배우고 어떻게 목적을 찾는지 같은 철학적·종교적 문제가 생기겠지만, 말라리아로 죽고 먹을 것과 의사가 없는 문제는 사라진다. 그 삶의 방식은 다음 세대가 찾을 것이다.
- 이번 세대의 과제는 약 20년 이상의 전환기를 인류가 통제권을 유지한 채 통과하고, 바이오테러 사건과 실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에즈라 클라인: 에세이 서두에서 AI가 불평등, 또는 평등의 가장 강력한 동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장 큰 좋은 점은 무엇인가?
빌 게이츠:
- 문제는 타이밍이다. 의료비, 집값, 월세, 전기요금이 예상보다 낮아지는 경험처럼, 사람들이 체감하는 식품·주거·교육 비용의 혁신은 20년에 걸쳐 온다. 이 분야들은 규제가 강하기 때문이다.
- 반면 바이오·사이버 위험, 심리사회적 위험, 일자리 위험은 향후 5년 안에 매우 크게 온다. 좋은 것은 나쁜 것보다 늦게 도착한다.
- 그래서 사람들은 속도를 늦출지, 멈출지, AI를 없앨지 결정하려 할 것이다. 다만 한 나라만 빠지기는 어렵다.
- 데이터센터 반대로 AI를 늦출 수는 없다. 데이터센터는 어디든 지어진다. 헛수고다.
에즈라 클라인: 신약 후보 발굴이 빨라져도 동물실험, 임상, 느린 규제기관을 거쳐야 한다. 디지털 세계의 지능은 규제 없이 가속하지만, OpenAI 주차장에 태양광 패널을 까는 데도 허가와 청문회가 필요하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 대부분은 물리적이고 제도를 거치므로, 좋아지는 경로는 느리고 나빠지거나 기이해지는 경로는 빠른 이상한 세계가 될 수 있다.
빌 게이츠:
- 좋은 것을 늦추는 요인을 살펴야 한다. 재단은 비영리이므로 규제기관이 AI를 활용하도록 협력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나 생물학 모델로 규제 절차를 가속할 수 있고, 이런 가속에 적극적인 나라들도 있다.
- 전속력으로 나아가는 분야는 농업이다. 아프리카 농민에게 더 나은 기상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고, 인도에서는 이미 100만 명 이상의 농민이 병해 진단, 비료, 품종 추천 시스템을 쓴다.
- 보건·교육은 나라별로 속도가 다를 것이다. 저소득국의 장벽은 규제가 아니라 토큰 비용 부담, 스마트폰과 연결성, 언어다.
- 중국은 청소년의 AI와의 사회적 관계를 금지했다. 그들이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를 아는 걸까? 서로 다른 실험의 결과에서 배워야 한다.
- 혜택이 빨리 오지 않고 사이버·바이오 안전장치도 없다면, AI의 ‘운영 허가(permission to operate)’를 지지하기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15.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질문
에즈라 클라인: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들은 회의론이 엡스타인과의 관계다. 하원 증언을 봤다. 당신에 대한 신뢰를 잃은 사람들에게 뭐라 하겠나?
빌 게이츠: 의회 증언을 읽어보라. 모든 질문에 답했다. 글로벌 보건 기금을 모으려고, 억만장자들과 관계가 있는 엡스타인이 연결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에즈라 클라인: 당신이 바로 그 억만장자 아닌가?
빌 게이츠:
- 나는 재산을 전부 기부하고 있고 보건 기금 모금에 많은 시간을 쓴다. 만남의 목적은 그것뿐이었다. 래리 서머스와 경제를 논한 저녁 식사도 있었다.
- 그와 시간을 보낸 것은 분명한 실수였다. 재단 활동은 평판에 민감하므로 무보수 중개인에게도 기준을 높였고, 다시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
에즈라 클라인: 이 이야기의 빈 곳은, 그가 어떻게 그토록 많은 똑똑하고 부유한 사람들에게 매력적이었냐는 점이다. 이메일을 읽어보니 유쾌한 사람도 아니었다. 당신과 많은 사람이 얽힌 이 ‘거미줄’을 짠 요인이 무엇이었나?
빌 게이츠:
- 나는 거미줄에 있지 않았다. 보건 기금 논의를 했을 뿐이다. 섬에 간 적도, 여성을 만난 적도 없다. “거미줄이라 부르지 마라.”
- 그는 내가 본 뉴욕에서 가장 호화로운 집을 갖고 있었고, 래리 서머스와 JP모건 2인자를 식탁에 앉혔다. 그 ‘부트스트랩’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나도 모른다.
- 그는 억만장자들이 절세, 가족, 재산 처분을 고민하는 순간에 관여했다. 내 경우는 특이했다. 그가 “쓸 곳을 모를 만큼 돈을 모을 수 있다”고 해서 억만장자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했고, 다섯 명을 만났다. 아무도 단기적 기부 의사가 없었고, 한 달 안에 관계를 끝냈다.
- 그와 사교를 한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아니다. 저녁 식사 뒤 마술사 데이비드 블레인이 온 것 말고는 사교에 1분도 쓰지 않았다. 섬이나 파리 쇼 초대는 거절했다.
16. 게이츠 재단 지출 계획의 변화
에즈라 클라인: 2045년까지 2,000억 달러를 소진한다고 했다. AI를 고려하면 지출 비전이 어떻게 바뀌었나?
빌 게이츠:
- 두 가지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첫째는 기하급수적으로 계속되는 AI 역량의 발전, 둘째는 최빈국에 대한 세계적 관대함의 감소다.
- AI는 신약과 신품종 개발을 빠르게 하고, 농민이나 HIV 감염인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 말라리아·소아마비 퇴치, 아동 사망 재반감 같은 목표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
- 그러나 가용 자원은 황금률적 세계관이 요구하는 수준보다 훨씬 적다.
에즈라 클라인: Anthropic과 OpenAI에 연계된 재단들에서 곧 역대 자선을 압도할 규모의 비영리 자금이 나온다는 인식이 있다. 이것이 가능성을 바꾸나?
빌 게이츠: 숫자로 보라. 해외 원조 삭감분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1인당 약 1,000달러로 생명을 구한다. 자선가들의 돈이 들어온다고 원조 삭감으로 잃는 생명이 구해지지는 않는다.
에즈라 클라인: 재단의 AI 지출은 교육 40%, 보건 40%, 농업 약 10%, 제도 약 10%로 알고 있다. 맞나?
빌 게이츠: 농업이 조금 더 많다. 신약 개발에 쓰는 AI는 넣지 않았다. 발표한 10억 달러 약정에는 아프리카 언어 이해처럼 AI에 특화된 항목만 포함했다.
17~18. AI와 교육, 부국의 학습 퇴보
에즈라 클라인: AI 교육 효과에 관한 연구는 사용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엇갈린다. 어디서 가치가 있고 어디서 위험한가?
빌 게이츠:
- 2000년 재단 출범 당시 목표를 비교하면, 보건은 기대를 넘어섰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글로벌펀드를 만들고 부시 대통령의 PEPFAR가 더해지면서, 로타바이러스·폐렴구균 백신 등으로 아동 사망을 연 1,000만 명 이상에서 500만 명 미만으로 절반 넘게 줄였다.
- 교육은 달랐다. 우수 교사를 영상으로 분석하고 피드백 시스템을 만들면 교육이 좋아질 거라 생각했지만, 최신 데이터상 미국 등 대부분의 부국에서 아이들은 10년, 20년 전보다 덜 배우고 있다.
에즈라 클라인: 팬데믹보다 더 넓은 원인이 있을 것 같은데, 왜 그렇다고 보나?
빌 게이츠:
- 휴대폰 탓인지 풍요 탓인지 논쟁 중이다. 예외로 영국은 읽기 교육을 기본으로 되돌려 추세를 거슬렀다. 자유로운 창의성보다 높은 기대치가 이기고 있다.
- 통계 뒤에 무언가 큰 것이 있고 매우 우려스럽다. 그래도 교육은 핵심이고, 나는 고집이 세다.
- 뉴욕시 일부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하루 끝에 10분 이내로 몇 문항을 풀면, 교사가 곧바로 어떤 개념에서 누가 막히는지 파악해 수업을 재구성한다. 소규모 데이터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 확대하고 싶어진다.
- 하지만 교육 혁신의 역사는, 소규모에서 좋아 보이던 것이 확대되면 효과가 사라지거나 실행 품질이 떨어져 희석되는 역사였다. 자원한 교사는 유연성으로 자기 선택된 집단이기 때문이다.
- 소프트웨어 도구는 동기가 있는 학생만 더 앞서가게 해서 격차를 키웠다. 나처럼 밤에 칸아카데미를 두 시간 하는 아이를 본 중간층 아이는 좌절한다. 이는 형평이 아니다.
- AI가 개인화 학습을 넘어 개인화된 동기 부여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에즈라 클라인: 전용 교육 도구와 별개로, AI가 사회에 확산되면서 생기는 인지적 오프로딩이 걱정이다. “읽지 않았으니 요약해줘”, “에세이 초안 써줘” 같은 사용 말이다. 중국 연구에서는 AI를 쓴 학생들의 숙제 점수는 올랐지만, 그 맥락 밖의 시험 점수는 급락했다. 초안을 쓰고 씨름하는 고된 과정에서 나오는 학습과 창의성이 학생부터 전문가까지 약화될 수 있다.
빌 게이츠:
- 사용 방식이 양극화될 것이다. 게으르게 쓰며 측정 체계를 오염시키는 학생도 있고, 더 배우기 위해 쓰는 학생도 있다.
- 배움의 측면에서는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시기다. YouTube 영상을 채팅에 넣고, AI끼리 대화하게 한다. 과거에는 물리학을 네이선 마이어볼드에게 메일로 물었지만, 이제는 AI와 논의한다. 10억 달러 투자처럼 중요한 결정만 네이선에게 검토를 부탁한다. 24시간 최신 말라리아·백신 동향을 따라간다.
- 결국 이 양극화는 동기의 문제로 돌아간다.
19. 아동 대상 AI 규제
에즈라 클라인: 중국은 아동의 AI 사회적 교감 등에서 미국보다 강한 국가 규제를 갖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같았다. 영향을 알기 전까지 아이들의 AI 사용을 더 적극적으로 제한해야 하지 않나? 이 영역에서는 정부가 온정주의적이어도 된다고 본다.
빌 게이츠:
- 흑백 논리식 금지는 필요 없다. 모니터링을 통해 적절한 범위와 부모가 원하는 범위 안에 머무르게 하는 역량은 충분하다. 답을 알려주는 대신 추론 과정을 함께 밟는 시스템도 많다.
- 관건은 학생이 외부 시스템으로 가서 답만 얻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학생의 활동을 보고 정신과 의사나 부모를 부를지 판단하는 모니터링도 중요하다.
- 아주 어릴 때는 부모가 대화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성적 정체성처럼 어느 정도 사적 영역이 유익한 부분도 있어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 재단은 Common Sense Media와 협력 중이다.
- 대부분의 부모 통제 기능은 부모의 기술 이해도가 낮아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 나도 딸에게 두 번째 휴대폰이 있다는 걸 몰라서, 딸은 늦은 밤 SNS를 했다. 설계는 현실적이어야 한다. 사생활 우려는 당연하지만, 아이의 활동을 모니터링하지 않을 논거는 아니다.
20. AI의 정치적 미래
에즈라 클라인: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을 앞두고 있다. 사회가 함께 논의하고 대응하는 모습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빌 게이츠: 두 가지 지표를 보겠다. 첫째, 사이버·바이오 위험을 최소화하는 명확한 안전장치가 도입되는가. 둘째, 대화의 성격이다. 한 정당은 AI 찬성, 다른 정당은 반대로 갈리면 기후변화 논쟁처럼 된다. 양 극단만 남으면 토론의 여지가 없는데, 지금은 중간 지대가 거의 없어 보인다.
21. 해외 원조 재건
에즈라 클라인: 2029년에 전혀 다른 행정부가 들어서 미국의 해외 원조를 재건하려 한다면 어떻게 조언하겠나?
빌 게이츠:
- 미국인들은 예산의 10~15%가 빈국 원조에 쓰인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0.5%였고 지금은 0.25%로 줄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 그 돈이 수백만 명을 살렸고 HIV·말라리아·결핵·산모 생존에 결정적이었다는 점을 알리고, 자부심을 느끼게 해야 한다.
- 도덕적 논거는 국가부채 부담, 그리고 AI 충격에 대응할 사회안전망 재원과 경쟁하는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제기될 것이다.
22. 추천 도서
빌 게이츠:
- 『The Correspondent』(버지니아 에번스): 이번 주말에 몰아 읽은 소설. 감동적이고 밝다.
- 『Into the Wood Chipper』(니컬러스 엔리치): USAID가 해체되는 과정을 다룬다.
- 『The Infinity Machine』(서배스천 말라비): 데미스 허사비스와 DeepMind의 역사를 통해 AI 산업의 태동 전반을 탁월하게 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