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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호황인가 거품인가 – 한국 주식시장 급등을 이끄는 두 회사

  • 한국 증시는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폭발과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힘입어 6개월 만에 코스피 8,000포인트를 돌파하는 역사적인 대호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 이번 랠리는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며 전 세대가 대출을 받아 참여하는 열풍을 낳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기업에 시가총액의 상당 비율이 쏠려 있는 기형적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뒷받침되어 단기 지속은 가능하나, 과거 1999년 닷컴 버블처럼 거시경제적 변수나 금리 인상 등의 대외 악재가 발생할 경우 과도한 레버리지(빚)로 인한 급격한 자산 폭락의 위험이 공존합니다.
본 자료는 영국의 유명 공영방송인 BBC가 운영하는 BBC World Service의 아시아 전용 팟캐스트인 ‘Asia Specific’이 2026년 5월 28일 녹화하고, 2026년 6월 3일 방영한 내용을 한글로 번역하여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나타난 견해들은 비즈앤프로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요약 (Summary)

한국 증시의 호황인가, 거품인가 (Boom or Bubble)

1. 개요

  • 출처: BBC World Service Asia Specific 팟캐스트
  • 대담자: 마리코(진행자), 제이크(서울 특파원), 헤럴드(HSBC 아태지역 주식 전략 책임자)
  • 핵심 의제: 지난 6개월간 지수가 두 배로 뛰며 세계 최대의 랠리를 기록 중인 한국 주식 시장의 전례 없는 호황 원인을 분석하고, 이것이 지속 가능한지 혹은 투자자들이 위험한 상황인지를 진단함.

2. 한국 증시 폭등의 원인과 배경

방송에서 전문가들은 한국 시장의 급격한 상승이 단순히 하나의 요인이 아니라 여러 긍정적인 스토리들이 결합하여 발생했다고 분석합니다.

  • AI 붐과 반도체 주문 폭주 (가장 큰 원인): 미국에서 시작된 AI 붐으로 인해 데이터 센터를 짓는 데 수천억 달러가 투입되었습니다. 대만의 TSMC가 먼저 랠리를 펼친 후, 자금이 한국으로 순환 매수(Rotate)되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AI 산업에 특화된 고대역폭 디램(DRAM) 메모리 칩을 만드는 데 매우 뛰어나며, 이미 2028년과 2029년 물량까지 고정 주문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 정부의 가치 제고(Value Up) 이니셔티브: 한국 정부는 기업 개혁이 일어나던 일본을 벤치마킹하여 시장을 끌어올릴 부양책을 시작했습니다. 기업들은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 매입을 더 많이 하며 주주를 대하는 태도를 개선했습니다. 또한 미국에 가 있던 돈을 한국으로 가져와 투자하면 세금을 면제해 주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하여 랠리의 두 번째 동력을 만들었습니다.
  • 다양한 산업군의 수출 호조: 한국은 전 세계 국방 예산 증액에 따른 군사 장비 및 레이더 수출, 고유가 시대에 필요한 대체 에너지 관련 원자로 및 엔지니어링 제품 수출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보이밴드, 드라마, 한국 음식을 중심으로 한 한류 소프트 파워 덕분에 라면 회사들까지 수출 성과를 내며 증시를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3. 자금 흐름의 특징과 기형적 구조

증시의 급등세 속에서 투자 주체별로 상반된 움직임과 독특한 시장 구조가 관측됩니다.

  • 부동산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Money Move): 동아시아인들은 전통적으로 부동산(주택)을 기본 투자 수단으로 삼았으나,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주식 시장으로 돈을 옮기도록 유도(Money Move 전략)했습니다. 한국은 주식 매매 차익에 세금이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 빚을 내어 참여하는 전 세대적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 편집자 주)‘: 한국인들은 레버리지(대출)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빚을 내어 주식을 사고 있습니다. 20대 젊은 층뿐만 아니라 70대 노년층까지 대출 규모가 올해 두 배로 늘어날 만큼 전 세대적인 소외 공포(FOMO)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 두 기업의 높은 집중도와 외인·기관의 매도: 삼성[삼성전자 – 편집자 주]과 하이닉스 두 회사가 지수 가치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에서 진행자가 언급한 “40%”라는 수치는 사상 최초로 40%를 뚫었던 상징적인 비중(3월)을 염두에 둔 발언이거나 보수적인 기준점이었으며, 실제 5월 말 기준으로는 두 회사의 비중이 도리어 50%내외 달할 만큼 쏠림이 더 심화됨.] 이로 인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야 하는 외국인 펀드와 국내 연금 펀드들은 리스크 관리 한도에 걸려 오히려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현재 시장을 사들이는 주체는 미국에서 돈을 가져오고 빚을 내어 투자하는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입니다.

4. 리스크 및 향후 지속 가능성 전망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증시가 1999년 인터넷(닷컴) 버블 직전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며, 극도로 위험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 지수 상승 대비 소수의 수혜: 현재 코스피 지수가 8,000포인트를 넘었지만, 성공이 오직 AI 관련 분야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과거 전기차 배터리 등에 투자했던 대다수의 개인은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입니다.
  • 마진콜(Margin Call)과 자금 이탈 위험: 개인들이 시장에 투입한 대출 규모만 약 250억 달러에 달합니다. 시장이 꺾일 경우 마진콜이 발생해 은행들이 주식을 강제 처분하면서 급격한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자금이 다시 서울 부동산으로 돌아가려는 징후도 보이고 있습니다.
  • 예측 불가능한 대외 변수의 위협: 1999년 인터넷 버블 당시 예측하지 못했던 금리 인상이 시장의 자금을 흡수하며 버블이 터졌던 것처럼, 향후 유가 변동이나 글로벌 금리 기조 등 대외 악재가 결합하면 시장의 모멘텀이 순식간에 하락 방향으로 뒤바뀔 수 있습니다.

전체 번역본

1. 한국 증시의 전례 없는 대호황

마리코 (Mariko): 한국 주식 시장이 정말 놀라운 한 해를 보내고 있네요, 안 그래요 제이크? 지금 세계에서 가장 큰 상승세를 즐기고 있어요. 네,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주가가 두 배로 뛰었거든요. 전 이런 현상을 본 기억이 전혀 없어요. 하지만 이번 랠리는 주로 AI 관련 칩을 만드는 두 회사 덕분에 힘을 받고 있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저희는 이번 상승세가 지속 가능한지, 아니면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지 물어보려고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저는 싱가포르의 마리코이고, 여기는 BBC 월드 서비스의 ‘아시아 스페시픽(Asia Specific)’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이야기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들과 함께 풀어봅니다. 서울에 있는 저희의 제이크 권(Jake Kwon) 기자가 돌아왔습니다. 환영해요, 제이크.

제이크 (Jake): 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리코 (Mariko): 그리고 HSBC의 아시아 태평양 주식 전략 책임자인 헤럴드 반 더 리인데(Herald van der Linde) 씨도 모셨습니다. 이 말은 즉, 아시아 주식 시장에 대해 모르는 게 없으시다는 뜻이죠. 맞나요, 헤럴드?

헤럴드 (Herald): 음, 전부는 아닙니다. 모든 것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1995년쯤부터 이 시장을 지켜봐 왔으니 꽤 많이 알고 있긴 합니다. 방송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리코 (Mariko): 팟캐스트에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께 한 가지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제가 예전에 비즈니스 기자로 일할 때는 시장이 폭락할 때는 빨간색 옷을 입고, 랠리가 있을 때는 초록색 옷을 입곤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밝은 초록색 옷과 밝은 초록색 귀걸이를 하고 나왔어요. 왜냐하면 제이크, 한국 시장이… 그러니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정말 놀라운 한 해를 보내고 있잖아요.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2. 70대까지 뛰어든 ‘포모(FOMO)’ 열풍

제이크 (Jake): 와, 제 생각엔 사실 부드럽게 표현하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난 6개월 동안 시장이 두 배로 뛰었거든요. 게다가 그 전해에 75% 급등한 것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입니다. 그러니 정말 대단한 일이죠.

마리코 (Mariko): 대체 누가 이렇게 몰려들고 있는 건가요? 젊은 투자자들인가요? 혹시 알고 계시나요?

제이크 (Jake):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다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빌리고 있는지 살펴보았는데, 지금 다들 엄청난 레버리지(빚)를 일으키고 있더군요. 20대뿐만 아니라 70대 분들도 올해 대출 규모가 두 배로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정말이지 모든 사람이 뛰어들고 있는 셈이죠. 일종의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 편집자 주)‘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마리코 (Mariko): 헤럴드 씨, 전문가의 관점에서 볼 때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이 거대한 랠리의 배경은 무엇인가요?

헤럴드 (Herald): 우선, 저도 이런 현상은 평생 처음 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1990년부터, 전문가로서는 1995년부터 아시아 주식 시장을 지켜봐 왔는데요. 이렇게 큰 시장에서 이런 식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한국은 제가 틀리지 않았다면 현재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시장입니다. 그리고 지금 추세라면 이번 주말쯤에는 세계 5위 시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건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3. 반도체 거두 ‘삼성과 하이닉스’의 독주

헤럴드 (Herald):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만, 가장 큰 핵심은 역시 한국이 AI 연산에 필요한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 센터)용 칩을 만드는 데 정말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이걸 아주 잘 만들죠. 그래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삼성과 하이닉스 같은 기업들로부터 그 칩을 사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곳에서 이 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 기업들은 향후 3~4년 치의 고정 주문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사람들이 2028년, 2029년 물량까지 미리 주문을 넣고 있는 상황이죠.

마리코 (Mariko): 저도 읽은 기억이 나는데, 방금 말씀하신 두 회사인 삼성과 하이닉스가 한국 증시 지수 가치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사실인가요? 헤럴드 씨, 그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 아닌가요? 두 회사에 너무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편집자 주 – 두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2026년 3월 18일 사상 처음으로 두 기업의 코스피 시총 합산 비중이 40.61%를 기록하며 40% 선을 돌파했습니다. 2026년 6월 2일 (최근일 기준)에도 반도체 중심의 장세가 이어지며 두 기업의 합산 비중은 50% 안팎의 압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

헤럴드 (Herald): 완전히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 시장의 맥락에서는 특히 이례적입니다. 매우 다각화된 시장들이 있죠. 미국 시장도 다각화되어 있고, 일본도 그렇고, 인도 역시 실제로 다각화된 시장입니다. 반면 신흥 시장에서는 가끔 다각화되지 않은 시장을 보게 됩니다. 몇몇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경우죠.

사실 대만도 TSMC라는 단 한 기업이 큰 부분(lion’s share)을 차지하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섹터나 몇몇 기업이 이처럼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경우가 완전히 없는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의 맥락에서 보면 이는 지금 정말 엄청난 규모이며, 전문 투자자들에게는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인가?”라는 난제에 부딪히기 때문이죠. 어쨌든 현재 한국에서 이러한 집중도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4. 대만에서 한국으로 이어진 AI 붐의 흐름

마리코 (Mariko): 대만을 언급하셨는데, 저도 대만 주식 시장(TAIEX)을 지켜보고 있었고 그곳 역시 꽤 잘 가고 있더라고요. 그렇다면 이 모든 게 단순히 AI 붐이 이 주식 시장들의 랠리를 이끌고 있는 건가요?

헤럴드 (Herald):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우선 맞다는 측면에서 보면, 미국에서 AI 붐이 시작되었을 때를 들 수 있습니다. AI 기업들이 온갖 프로그램을 구동해야 하니 데이터 센터를 지어야 한다고 했고, 그 데이터 센터를 짓기 위해 수천억 달러가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 칩들이 필요해졌는데, 2년 전 사람들은 엔비디아(Nvidia)의 특화된 칩에 대해 이야기했죠. 그리고 그 칩들은 TSMC가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대만 시장의 TSMC가 랠리를 펼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게 첫 번째 투자 방식이었죠. 결국 TSMC가 너무 커지자 전문 펀드 매니저들은 “내 전체 포트폴리오를 여기에만 담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대만 내에서 TSMC와 관련이 있거나 혜택을 받는 다른 기업들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대만에서도 더 이상 살 만한 곳이 없어지자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고, 그곳이 바로 한국이었습니다. 그게 약 1년 전의 일입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가서 디램(DRAM), 즉 메모리 분야를 겨냥한 것이죠. 그런데 이 디램 기업들이 이제는 그냥 평범한 메모리 칩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AI 산업에 정말 유용하게 적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을 만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덕분에 그들의 비즈니스가 급성장했고, 펀드 매니저들이 한국으로 자금을 이동시켰습니다. 제이크가 말한 것처럼 한국 시장이 1년 전 3,000포인트 근처에서 지금 우리가 말하는 순간 8,000포인트를 넘어설 정도로 랠리를 시작한 게 바로 이때입니다.

5. 지수 ‘8,000’이라는 꿈의 숫자와 밸류업 프로그램

제이크 (Jake):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에요. 코스피가 3,500으로 갈 때 저희 아버지가 저한테 보낸 문자 메시지가 아직도 있거든요. 아버지는 저한테 “좋아, 이제 전부 다 팔아야 한다. 이건 비정상적이다. 시장이 과열됐으니 나와야 해, 나와!”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네, 네” 했죠.

많은 한국 사람이 이 시장이 8,000포인트 시장이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말은 꽤 설득력 있게 들렸습니다. 예전에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 나왔을 때 공약이 코스피 5,000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는데, 그때 다들 그건 꿈 같은 숫자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러니 이 8,000이라는 숫자는 정말 대단한 거죠.

마리코 (Mariko): 그게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었죠? 불과 얼마 전이었나요? 약 1년 전쯤이었나요?

제이크 (Jake): 네, 맞아요. 약 1년 전쯤이었습니다.

헤럴드 (Herald): 네, 두 분 말씀이 맞습니다. 여기서 제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제이크의 아버님이 “3,000은 전에 본 적 없는 수치이니 지금 팔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는데, 그 기억은 한국 투자자들의 뇌리에 박혀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 투자자들은 사실 미국에 매우 자주 투자해 왔습니다. 그게 큰 자금 흐름이었죠.

그러다가 한국 정부가 “우리 시장을 더 끌어올려야 하니, 시장을 부양할 몇 가지 아이디어나 이니셔티브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공언했습니다. 그들은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일어나고 있던 일본을 벤치마킹했고, 그게 한국의 ‘밸류업(Value Up)’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불을 지피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일부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돈을 조금씩 다시 들여오기 시작했고, 온갖 세제 혜택도 주어졌습니다. 자금을 다시 들여오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니 와서 한국에 투자하라는 식이었죠. 이것이 불씨를 조금 더 키웠고, 랠리의 두 번째 동력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방금 저에게 “이게 다 AI 때문이냐”고 물으셨는데, 지극히 솔직히 말씀드리면 단지 AI 때문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다른 스토리들도 함께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드린 ‘밸류업’이 있어서 기업들이 배당을 더 많이 주고, 자사주 매입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이죠. 주주들을 대하는 한국 기업들의 태도가 일본에서 보았던 것처럼 개선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한국인들은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다른 온갖 물건들도 잘 만듭니다. 전 세계적으로 국방 예산이 늘어나고 있어서 군사 장비나 레이더 같은 것들이 필요한데, 한국인들이 그런 분야에도 강합니다. 또한, 지금처럼 유가가 높은 세상에서 우리는 대체 에너지원을 찾고 있고 원자력, 태양광, 수력 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엔지니어링 제품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 원자로 같은 것들이죠. 알고 보니 한국인들이 그걸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것도 도움이 되고 있죠.

그리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보이밴드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고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이른바 ‘한류’라고 불리는 한국의 소프트 파워 파도가 있습니다. 심지어 한국의 라면 회사들도 꽤 잘 나가고 제품을 수출하고 있죠. 따라서 한국은 시장 규모 면에서는 AI 스토리가 지배적이지만, 이처럼 다양한 이면의 스토리들도 함께 존재하고 있습니다.

6. 개인 투자자의 유입과 외국인의 매도 이유

마리코 (Mariko): 저희가 이 팟캐스트에서 제이크와 함께 한국 소프트 파워에 대해 두세 에피소드 정도 다루기도 했었죠. 제이크, 아주 중요한 질문이 있어요. 아버지가 팔라고 하셨을 때 진짜로 계속 들고 계셨나요, 아니면 말씀하시면 안 되는 건가요?

제이크 (Jake): 노 코멘트 하겠습니다. (웃음)

마리코 (Mariko):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몇 달 전에 저희가 크립토(가상자산)에 대한 에피소드를 진행했을 때 출연자 분이 한국 투자자들이 크립토나 밈 주식에 꽤 진심이라고 했었거든요. 왜냐하면 코스피나 주식 시장 본장이 너무 지루하고 변동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해서요. 그런데 이번 랠리로 인해 그 생각이 바뀌었나요? 그리고 제이크의 친구들이나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은 다들 뭐라고 하나요? 다들 뛰어들었나요?

제이크 (Jake): 올해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콘텐츠는 K-드라마나 K-팝이 아니라 ‘K-마켓(한국 증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많은 한국 사람이 1~2년 전에 꽤 핫했던 전기차 배터리 같은 것들에 투자를 많이 했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여기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어요. 이 모든 성공이 오직 AI나 AI 관련 소재에만 집중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전체 코스피 지수는 8,000을 넘었지만, 실제로 이 거대한 랠리에서 엄청난 돈을 번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제 생각에 많은 사람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일 것입니다.

헤럴드 (Herald): 재밌는 점은 외국인들이 팔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외국인들이 이 스토리를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물론 이 주식들 중 일부에서 나타난 어마어마한 실적이나 엄청난 숫자들에 대해 약간 우려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요.

진짜 이유는 그들 중 상당수가 더 이상 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만약 여러분이 아시아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고 그 안에 TSMC와 삼성을 담고 있는데, 그 주식들이 이제 일부 포트폴리오에서 전체 보유 자산의 30%를 넘었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독일 연금펀드 같은 고객들에게 가서 “우리는 아시아에 분산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할 때, 고객들은 “우리에게 분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준다면서 포트폴리오의 3분의 1이 단 3개 주식에만 들어가 있군요”라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외국인 펀드가 더 이상 살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시장이 더 상승하면, 그들은 포트폴리오 내의 비중(노출도)을 낮추기 위해 실제로 주식을 팔아야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외국인 기관 펀드가 매도하는 것을 보고 있으며, 국내 기관 펀드(연금 펀드)도 마찬가지로 팔고 있습니다. 연금 펀드가 가장 큰손인데 그들 역시 한도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금 진짜로 사고 있는 주체는 한국의 개인 투자자(개미)들이며, 그들은 미국에서 돈을 일부 빼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고 있죠.

7. 부동산 공포증(FOMO)에서 주식 시장으로의 머니 무브

마리코 (Mariko): 제이크, 아까 이재명 대통령이 이 주식 시장 랠리를 부양하는 것을 일종의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예전에 한국인들은 주로 어디에 투자했었는지, 그리고 왜 정부가 더 많은 사람을 주식 시장에 투자하게 만들려고 열을 올렸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제이크 (Jake): 두 단어로 요약하면 ‘부동산(Real estate)’이죠, 그렇죠? 이건 아마 많은 동아시아인에게 공통된 사항일 것입니다. 많은 동아시아인이 부동산과 주택을 주된 투자 수단으로 봅니다. 현 집권 여당이 이전 정부들의 실패로 보았던 것은,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폭등할 때마다 당시 정부가 비난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이 당연히 포모(FOMO)를 느꼈고, 많은 유권자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주택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에 분노했습니다. 그게 엄청난 이슈가 되었죠.

그래서 새 정부는 ‘머니 무브(Money Move)’라고 불리는 전략을 시도하며 들어왔습니다. 아이디어는 주식 시장을 장려하고 한국 주식 시장에서 큰 잔치를 열어, 많은 한국 대중이 부동산 시장에서 주식 시장으로 돈을 옮기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 가격을 낮추거나 안정되게 유지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여기서 질문은 이것입니다. “과연 사람들이 한국 주식 시장의 장기적인 지속성을 믿고 돈을 계속 묻어두며 키워나갈 것인가?”, 아니면 “수익이 좀 나자마자 그 돈을 다 빼서 강남에 집을 사는 데 쓸 것인가?” 하는 점이죠. 제 생각에 이번 달 들어 서울 부동산 가격이 다시 반등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많은 분석가는 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아닐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리코 (Mariko): 왜냐하면 동북아시아인들의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보면—제가 원래 일본 출신인데 일본에서 실제로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사람의 비율은 한국보다 훨씬 낮거든요. 헤럴드 씨, 제가 틀렸다면 정정해 주세요. 제가 읽기로는 한국은 인구의 약 4분의 1이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반면, 대만은 엄청나서 인구의 거의 절반이 투자하고 있고, 중국과 일본은 약 15%에 불과하다고 하더라고요. 왜 이런 걸까요? 왜 동북아시아에서는 주식 시장 투자를 꺼리거나 주저하는 분위기가 있는 걸까요?

헤럴드 (Herald): 한국은 인구의 절반이 주식 시장에 참여하는 대만과, 반대편에 있는 중국·일본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습니다. 기억하셔야 할 점은 일본 주식 시장이 1989년 혹은 1990년 1월 1일에 정점을 찍은 후, 그것이 진정되는 데 약 20년이 걸렸다는 사실입니다. 2009년이나 2010년이 되어서야 바닥을 쳤고, 그 이후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지난 몇 년 사이에야 크게 올라왔죠.

그러니 만약 지난 25~30년 동안 그 시장에 투자했다면 오랫동안 돈을 잃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투자에 대해 불안해하고 매우 신중해진 것입니다.

마리코 (Mariko): 제가 바로 그중 한 명이에요! (웃음) 여기 바로 이 방 안에도 증인이 있네요.

헤럴드 (Herald): 그렇군요, 여기 증거가 있네요. 그리고 그런 현상이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서도 어느 정도 있었을 것입니다. 같은 기간은 아닐지라도 중국에서도 그랬죠. 그리고 솔직히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이크가 말했듯이 오랫동안 한국 사람들은 “왜 주식 시장에 투자해? 거기선 돈을 못 벌어”라고 말해왔습니다. 말 그대로 지난 12개월 동안 갑자기 이 시장이 ‘펑’ 하고 터지면서 1년 전보다 거의 세 배 가까이 오른 것입니다.

8. 위험한 레버리지 투자의 지속 가능성

마리코 (Mariko): 제이크, 아까 모든 사람이 주식 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돈을 빌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셨는데요. 제 기억이 맞다면 한국 가계의 부채 수준은 원래도 꽤 높은 편이었죠, 그렇죠? 그렇다면 이건 상당히 위험한 것 아닌가요? 특히 이 지수가 단 두 회사에 의존하고 있다면, 모든 사람이 돈을 빌려서 이렇게 한다는 건 실제로 꽤 위험천만한 일 아닌가요?

제이크 (Jake): 한국 투자자들은 매우 위험한 투자에 대한 식욕(선호도)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문화적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부채의 상당 부분은 주택 담보 대출일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집을 사기 위해 많은 돈을 빌리는 것을 일종의 당연한 기본값(디폴트)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그런 인식이 주식을 사기 위해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생각으로도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은 그걸 딱히 위험하거나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요인은 한국에서는 주식 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에 대해 세금이 제로(0)라는 점입니다. 만약 제가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내일 두 배가 되어 전부 팔아치워도 세금이 전혀 없습니다. 물론 배당금에 대한 세금은 있지만,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은 없죠. 이건 부동산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큰돈을 벌고 싶다면 주식 시장이 갈 만한 곳으로 여겨집니다.

물론 마리코가 질문하신 의도는 “이거 다 너무 위험한 거 아니냐, 만약 거품이 있고 그게 터지면 어떡하냐?”라는 것이겠죠. 네, 매우 위험합니다. 그리고 만약 사람들이 모두 레버리지를 쓰고 있다면 당연히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문제가 될 것이고, 은행들이 자산을 강제 매도(반대매매)하게 될 것입니다.

네, 우리는 한국 역사에서 이런 영화를 여러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제 인생에서도 몇 번 일어났던 기억이 나고요. 하지만 이건 하나의 패턴이었습니다. 지금 진입하는 많은 사람이 주위에서 그걸 정말로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헤럴드 (Herald): 사람들이 막 쏟아져 들어오고 있고, 그들이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게 해주고 있죠. 저도 그 숫자를 찾아보았는데, 현재 주식 시장에 투입하기 위해 빌린 총대출 규모가 약 250억 달러(약 33조 원)에 달하더군요. 시장이 계속 올라가는 한 이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만약 무슨 일이 생겨서 시장이 내려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레버리지는 양날의 검이잖아요, 그렇죠? 올라갈 때는 좋지만 내려갈 때는 아주 곤혹스러워집니다.

마리코 (Mariko): 정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계속 올라가기만 한다면야 좋겠지만요. 하지만 우리가 이야기 나눈 것처럼 두 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하잖아요. 그렇다면 이 투자자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도 꽤 높은 것 아닌가요? 제이크가 말한 것처럼 헤럴드 씨, 우리는 예전에 닷컴 버블 등 온갖 것들을 보아왔으니까요. 이 랠리는 얼마나 지속 가능할까요?

9. 1999년 닷컴 버블의 시사점

헤럴드 (Herald): 90년대 후반에도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가졌었습니다. 바로 인터넷이었죠. 완전히 새로운 회사들이 온라인에 접속해 제품을 팔 수 있게 되었고, 엄청난 붐이 일었으며 미국의 아마존 같은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했습니다. 그것이 주식 시장의 랠리를 유발했죠.

하지만 2000년 3월, 시장은 갑자기 꺾였습니다. 그러고는 4~5년 동안 하락했죠. 2000년 3월 당시에는 “중앙은행의 누군가가 이런 발표를 해서”라거나 “어떤 회사가 이렇게 해서” 시장이 돌아섰다고 콕 집어 말할 만한 뚜렷한 사건이 없었습니다. 아닙니다. 때로는 시장이 그냥 가고, 가고, 또 가다가 결국 어떤 사람들이 “난 이제 나갈래”라고 하고, 다른 사람들도 빠져나갑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사람들은 “세상에, 다른 사람들도 팔고 있잖아”라고 소리치고, 모멘텀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온갖 역학 관계가 작용하는 거죠.

제 느낌으로는 우리는 지금 1999년의 어느 지점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거대 메모리 제조사들의 기저에 깔린 주문 흐름과 이익 성장세는 그냥 좋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더 랠리를 펼칠 수 있는 것이죠. 평균적으로 시장이 매년 250%씩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엄청난 성장 수치입니다. 그리고 이 숫자들은 매일 바뀌고 있죠. [편집자 주 – 패널인 헤럴드가 언급한 “매년 250% 성장” 부분은 시장 전체의 성장률이라기보다는 ‘메모리(Memory) 반도체’ 세부 세그먼트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정확함.]

[편집자 주] WSTS(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와 IDC의 2026년 최신 보고서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통계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 전망 (단위: 억 달러)

구분2025년 (실적)2026년 (전망)2027년 (전망)
전체 반도체 시장$8,428$12,900 ~ $15,100$19,000
전체 시장 성장률 (YoY)+52.8% ~ +90.0%+27% ~ +25%
이 중 메모리(Memory) 시장$2,260$5,947 ~ $8,000$7,904
메모리 시장 성장률 (YoY)+177% ~ +250%주도적 성장 지속

하지만 우리가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다른 일이 세계 어딘가에서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1999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금리를 인상했고, 그것이 시장에서 돈을 빨아들였으며, 결국 당시의 새로운 기술이었던 인터넷 버블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전환되는 원인이 되었을지 모릅니다. 그런 일이 지금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유가라든지 다른 일이 일어날 수도 있죠. 아니면 이 모든 것들이 결합되어 서서히 모멘텀을 바꾸고, 시장이 자체적인 하락 모멘텀을 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특히 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레버리지를 고려할 때, 그런 가능성에 대해 매우 열려 있어야(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마리코 (Mariko): 저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이번 랠리를 완전히 놓쳤고, 한국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흥미진진한 일들을 듣고 있으니 약간 배가 아프기도 하네요. (웃음) 하지만 두 분의 통찰력을 얻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헤럴드, 그리고 제이크,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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