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나 CFO, CSO, COO 등 경영이나 회사의 살림을 총괄하는 분들이 수시로 직면하면서, 가장 많이 어려워하고 고민하는 분야의 하나가 Compliance(우리말로는 준법경영이라고 하겠습니다)인 것 같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기업행위들과 관련된 수 많은 규범들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세법, 상법, 회계 관련 규범, 근로 및 노동 관계법, 공정거래법 등은 거의 모든 기업이 분야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많이 직면하는 대표적인 규범 또는 규제 분야입니다. 업종에 따라 환경 관련법, 안전 관련 규범, 건축 및 건설 관련법, 위생 관련법 등에 특히 민감한 산업 분야들도 있습니다. 아울러 상장회사의 경우라면 상장주식의 공시 관련 규범 등을 추가로 준수해야 하며, 일정 규모 이상의 대기업의 경우에 적용되는 강력한 공정거래법 관련 조항들도 있습니다. 그 밖에도 일상적이지는 않더라고 M&A라든가 주식의 매매, IPO나 신주발행, 주식의 증여 등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에도 관련되는 법들을 꼼꼼히 점검하고 되도록이면 관련 규범과 절차에 정통한 전문 프로페셔널들(법인 또는 개인)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각종 법령과 규제의 바다 속에서 경영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의해야 할 법령이 많고 위반시 처벌 수준도 높고 과징금 규모가 큰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준법경영을 촉진한다는 취지인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규범이 위반시 일단은 대표이사, 대주주, 최고위 임원들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또한 회사가 그 규범을 위반한 것이 고의가 아니고 수 많은 법령을 다 인지하지 못해서 모르고 위반한 경우에도 면책되는 것이 아니고, 회사가 법령을 형식적으로 위반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은 경우에도 일부 법들은 형식주의에 따라 처벌을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떨 때 보면 회사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고위 경영진들은 항상 본인도 인지하지 못한채 지뢰밭을 걷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으며, 그런 맥락에서 실무자들에 비해 훨씬 더 큰 리스크를 안고 일하고 있습니다. 필자도 그 전에는 잘 인식하지 못했다가, 직장 생활을 좀 더 하다 보니 우리 주변에 미처 몰랐던 수 많은 규제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CEO는 회사를 대표한다는 차원에서 자기가 익숙하지도 않고 관여도도 적은 수 많은 기업 행위에 대해서까지도 책임을 지게 되는 사례들을 여러번 보았습니다. 그래서 여담입니다만, CEO에게는 업무적 기여에 대한 보상 차원과 별도로, 짊어 지고 갈 위험(리스크) 수준도 고려하여 연봉을 정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High Risk, High Return”라는 재무의 기본 원리도 있으니까요.
아무튼 기업의 최고 경영진들은 본인들이 법률이나 규범업무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많지 않더라도, 그리고 가령 순수하게 엔지니어 출신이더라도 이렇게 준수해야 할 수 많은 규범들이 있고, 회사의 규범 준수 여부는 궁극적으로 본인에게 귀책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Compliance 또는 준법경영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려운 것은 법령들이 복잡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법을 찾아보고 이해하는 것이 힘들 때가 많은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변호사나 세무사, 회계사, 노무사 등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가들도 자기 분야 이외에는 법령 해석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동일한 전문 분야에서 수십년 경력이 있는 전문가들끼리도 서로 다른 해석을 내리기도 합니다. 세상의 헤아릴 수 있는 일과 행위들을 법령이라는 활자로 모두 포괄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 생각되기도 하고, 그러니까 같은 사건에 대한 판결도 1심, 2심, 3심이 다른 결과를 나타내기도 하고, 요즘 보면 내로라하는 최고 법률가들 또는 법률가 집단들이 서로 다른 법령 해석을 하며 싸우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법률가가 아니다 보니 왜 그런지, 개선의 여지가 없는지 답답할 때도 있습니다만 아직 현실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려움을 느껴 외부의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 또는 법인을 찾아 갔는데, 애매한 답변을 하고 결국은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의 답변을 들으면 난감할 때도 많이 있습니다. 그것이 법령 자체의 원천적 미비와 모호성, 전문가 본인의 지식과 경험 수준, 또는 책임 회피 성향 등 이유야 다양하겠습니다만, 아무튼 상담하면 속이 풀리는 전문가가 있고, 상담하면 속이 더 답답해지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요지는 가령 변호사, 세무사, 노무사 등 전문가 집단이라고 하는 분들도 본인이 자격증을 보유한 법률, 세무, 노무 이슈 전반에 대해 항상 명쾌한 해석과 자문, 또는 해결방안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고, 실제 어려운 문제가 생겨서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경험하시면 전문가들간 수준 차이를 느끼실 때가 많을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세부 전공 분야, 경험 수준, 고객의 문제 해결에 대한 태도 등 측면에서 역량있는 프로페셔널을 발견하고 도움을 받는 것은 어려우면서도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상당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