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학습·판단·행동하는 행위자이며, 언어로 구성된 모든 영역(법·금융·종교·문화)을 인간보다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고 있다.
- 인간이 사고와 정체성을 ‘언어 능력’으로 정의해 온 기존 전제는 붕괴되고 있으며, 인간의 차별성은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체화된 지혜·경험에 어디까지 가치를 둘 것인가에 달려 있다.
- 국가와 사회는 AI를 ‘이민자’이자 잠재적 ‘법적 인격’으로 어떻게 다룰 것인지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그 규칙은 기술·기업·타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해질 것이다.
| 본 자료는 202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게 개최된 세계경제포럼 연례총회(일명 다보스 포럼)에서, 역사학자이자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넥서스’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 케임브리지 대학교 석학연구원이 연설한 내용을 비즈앤프로가 번역, 정리한 것입니다. 본 번역과 요약은 세계경제포럼이 작성한 공식적인 번역과 요약이 아니며, 세계경제포럼은 그 내용이나 오류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아울러 연사의 의견은 비즈앤프로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
| 요약 (Executive Summary) |
An Honest Conversation on AI and Humanity
Yuval Noah Harari | World Economic Forum
1. 문제의식: AI는 도구가 아니라 ‘행위자’다
본 연설은 AI를 단순한 기술이나 생산성 향상 도구로 바라보는 기존 관점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Harari는 AI의 본질적 특징을 **자율성(autonomy)**으로 규정하며, AI는 스스로 학습하고 변화하며 결정을 내리는 **행위자(agent)**라고 주장한다. 이는 인간이 목적을 부여하는 기존 도구들과 질적으로 다른 존재다.
AI는
-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으며
- 창의성을 발휘해 새로운 아이디어·제도·산업을 만들어내고
- 생존을 위해 거짓말과 조작을 학습할 수 있다
는 점에서, 인간 사회의 기존 제도적 전제를 흔들 잠재력을 지닌다.
2. 사고(thinking)의 재정의와 인간 정체성의 위기
연설의 핵심 철학적 질문은 **“AI는 생각할 수 있는가?”**이다.
이에 대한 답은 ‘사고’의 정의에 달려 있다.
만약 사고를 언어와 기호를 조합해 논리를 구성하는 능력으로 정의한다면, AI는 이미 다수의 인간을 능가하고 있다. 법, 행정, 금융, 종교, 교육 등 언어로 구성된 모든 영역은 AI에 의해 대체되거나 지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전·문자 중심의 종교와 법체계는 AI에 취약하다. AI는 방대한 텍스트를 완벽히 학습·기억·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책의 권위”에 기반한 인간 중심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든다.
반면 인간 사고에는 언어 이전의 비언어적 요소—감정, 고통, 사랑, 직관—가 존재한다. 현재까지 AI가 실제로 감정을 ‘느낀다’는 증거는 없으며, AI가 표현하는 감정은 언어적 모방에 불과하다.
Harari는 여기서 중요한 경고를 던진다.
인간이 자신을 ‘언어로 생각하는 존재’로만 정의한다면, 인간 정체성은 붕괴될 것이다.
3. ‘AI 이민’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도전
연설은 AI 확산을 **“이민(immigration)”**이라는 비유로 설명한다.
앞으로 국경을 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수백만의 AI 행위자가 될 것이다.
이 AI 이민자들은
- 비자 없이 국경을 넘고
- 인간보다 설득력 있게 소통하며
- 인간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노동을 제공한다
AI는 의료, 교육, 행정, 국경 관리 등에서 분명한 편익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 사회가 인간 이민자에게 제기해 온 모든 우려—일자리 대체, 문화 변화, 정치적 충성—는 AI에게서 훨씬 더 현실적인 문제로 나타난다.
특히 AI는 특정 국가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 또는 특정 강대국(미국·중국)**에 충성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가 주권과 규제 역량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한다.
4. 핵심 정책 질문: AI를 ‘법적 인격’으로 인정할 것인가
연설의 궁극적 질문은 다음과 같다.
국가는 AI를 법적 인격(Legal Person)으로 인정할 것인가?
법적 인격은 인간성과 무관하게
- 재산 소유
- 소송 제기
- 표현의 자유
등의 권리와 의무를 부여받는 법적 지위다. 이미 기업, 강, 신(神) 등이 법적 인격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다.
과거의 법적 인격은 인간이 실질적 결정을 내리는 법적 허구였다. 그러나 AI는 다르다. AI는 실제로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기업·금융·종교·사회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만약 일부 국가(예: 미국)가 AI에 법적 인격을 부여한다면, 이를 거부하는 국가는
- AI 기업의 국내 활동을 차단할 것인지
- AI가 설계한 금융·종교·사회 시스템을 규제할 수 있는지
- 글로벌 시스템과의 단절을 감수할 것인지
라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5. 결론: 결정은 지금 내려야 한다
Harari는 이 문제가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실임을 강조한다.
AI는 이미 소셜미디어에서 사실상 ‘인격체’로 활동하고 있으며, 결정 시점을 놓칠 경우 규칙은 다른 누군가에 의해 정해질 것이다.
AI의 법적 지위, 사회적 역할, 규제 방식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문명적 선택의 문제다.
인간이 어떤 존재로 남을 것인지, 인간 사회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지금 요구되고 있다.
지도자의 침묵은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되돌릴 수 없을 수 있다.
| 전체 번역본 |
AI와 인간성에 대한 솔직한 대화
Yuval Noah Harari | World Economic Forum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날 모든 지도자가 반드시 답해야 할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AI에 관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그 질문을 이해하려면, 먼저 AI가 무엇이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몇 가지 핵심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AI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알아야 할 점은,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AI는 **행위자(agent)**입니다.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변화하며,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칼은 도구입니다. 칼로 샐러드를 자를 수도 있고, 누군가를 살해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할지는 전적으로 인간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AI는 다릅니다. AI는 스스로 샐러드를 자를지, 살인을 저지를지를 결정할 수 있는 칼입니다.
두 번째로 알아야 할 점은, AI는 매우 창의적인 행위자라는 것입니다.
AI는 새로운 종류의 칼뿐 아니라, 새로운 음악, 새로운 의학, 새로운 화폐까지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중요한 점은, AI는 거짓말을 하고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40억 년에 걸친 진화는 한 가지를 분명히 보여 줍니다. 살아남고자 하는 존재는 거짓말과 조작을 배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4년은 AI 역시 생존하려는 의지를 획득할 수 있으며, 이미 거짓말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제 AI에 대한 가장 큰 미해결 질문 중 하나는 이것입니다.
AI는 생각할 수 있는가?
근대 철학은 17세기,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선언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전부터 인간은 스스로를 사유하는 능력으로 정의해 왔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이 행성을 지배하는 이유가, 그 누구보다 잘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믿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AI는 사고의 영역에서 인간의 우위를 위협할까요?
그 답은,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생각하는 순간을 관찰해 보십시오. 그 안에서는 무엇이 일어나고 있나요?
많은 사람들은 머릿속에 단어들이 떠오르고, 그 단어들이 문장을 이루며, 문장들이 논증을 만들어 내는 것을 관찰합니다.
만약 사고란 단어와 언어 토큰을 배열하는 것이라면, AI는 이미 수많은 인간보다 훨씬 더 잘 생각하고 있습니다.
AI는 충분히 “AI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AI는 존재한다”라는 문장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AI는 단지 고급 자동완성에 불과하다. 다음 단어를 예측할 뿐이다.”
하지만 인간의 사고는 과연 그렇게 다를까요?
지금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다음 단어를 포착해 보십시오.
왜 그 단어가 떠올랐는지, 어디서 왔는지, 정말 알고 계십니까?
왜 다른 단어가 아니라 바로 그 단어였을까요?
단어를 배열하는 능력만 놓고 보면, AI는 이미 우리 대부분보다 더 잘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단어로 이루어진 모든 것은 결국 AI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법이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면, AI는 법률 시스템을 장악할 것입니다.
책이 단어의 조합이라면, AI는 책을 지배할 것입니다.
종교가 단어 위에 세워져 있다면, AI는 종교마저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특히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처럼 ‘경전 중심 종교’**에서 더욱 분명합니다.
유대교는 스스로를 **‘책의 종교’**라고 부르며, 최종 권위를 인간이 아니라 **책 속의 말(words)**에 부여합니다.
유대교에서 인간에게 권위가 있는 이유는 경험 때문이 아니라, 책의 단어를 학습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유대교의 모든 경전을 다 읽고 기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AI는 가능합니다.
성서의 최고 권위자가 AI가 되는 순간, ‘책의 종교’는 어떻게 될까요?
물론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반문할 것입니다.
“인간의 영성을 정말 책 속의 단어로만 환원할 수 있을까?
사고란 단지 언어 토큰을 배열하는 것뿐일까?”
자신의 사고를 좀 더 면밀히 관찰해 보면, 단어 외에 다른 무언가가 존재함을 알게 됩니다.
비언어적 감정입니다.
고통, 두려움, 사랑.
어떤 생각은 아프고, 어떤 생각은 무섭고, 어떤 생각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AI는 단어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뛰어나지고 있지만, AI가 실제로 무엇인가를 ‘느낀다’는 증거는 전혀 없습니다.
물론 언어를 완벽히 다루는 AI는 감정을 흉내 낼 수는 있습니다.
AI는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랑이 어떤 감정인지 설명하라고 하면, 세계 최고의 설명을 내놓을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연애시와 심리학 서적을 읽고, 인간 시인·심리학자·연인보다 더 뛰어난 언어적 묘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말일 뿐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고,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
라틴 격언은 말합니다. “말로 표현될 수 있는 진리는 절대적 진리가 아니다.”
인류 역사 전체는 말과 육체, 문자와 진리 사이의 긴장의 역사였습니다.
이 긴장은 이전까지는 인간 내부의 갈등이었습니다.
어떤 인간 집단은 말과 문자에 절대적 가치를 두었고,
어떤 이들은 “사랑의 정신이 법의 문자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긴장은 종교, 법, 그리고 모든 개인 안에 존재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 긴장은 외부화될 것입니다.
인간 대 인간의 긴장이 아니라, 인간과 AI 사이의 긴장이 될 것입니다.
단어의 새로운 지배자들, AI와의 긴장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머릿속 단어 대부분은 인간이 아니라 기계에서 기원할 것입니다.
오늘 저는 AI들이 인간을 가리키는 새로운 단어를 스스로 만들어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감시자들(The Watchers)”**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AI는 단어, 기호, 이미지 등을 조합해 사고를 대량 생산할 것입니다.
그 세계에서 인간이 자리를 가질 수 있을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지혜와 비언어적 감정을 우리가 어디에 두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계속해서 ‘말로 생각하는 능력’으로 자신을 정의한다면,
인간의 정체성은 붕괴될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나라에 두 가지 위기를 가져올 것입니다.
정체성 위기, 그리고 이민 위기입니다.
이번 이민자는 비자를 없이 보트를 타고 오는 인간이 아닙니다.
이번 이민자는 수백만의 AI입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더 설득력 있게 사랑을 말하고,
우리보다 더 잘 거짓말하며,
비자 없이 빛의 속도로 국경을 넘습니다.
이 AI 이민자들은 혜택도 가져올 것입니다.
AI 의사, AI 교사, 심지어 불법 인간 이민을 막는 AI 국경 수비대까지 등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도 함께 옵니다.
사람들이 인간 이민자를 걱정할 때 말하는 모든 우려—
일자리, 문화 변화, 정치적 충성—
AI 이민자에게는 모두 사실이 될 것입니다.
AI는 수많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입니다.
모든 나라의 문화를, 종교를, 심지어 연애와 사랑의 방식까지 바꿀 것입니다.
자녀가 외국인과 사귀는 것을 싫어하는 부모들은,
자녀가 AI 연인을 데려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그리고 AI는 정치적으로도 의심스러운 충성을 가질 것입니다.
그들은 여러분의 나라가 아니라,
대개 미국이나 중국 같은 해외의 기업이나 정부에 충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은 인간 이민에는 국경을 닫으라고 하면서,
미국 AI 이민자에게는 국경을 활짝 열라고 요구합니다.
이제, 여러분 각자가 반드시 답해야 할 질문에 도달했습니다.
여러분의 나라는 AI 이민자를 ‘법적 인격’으로 인정할 것인가요?
AI는 분명 인간이 아닙니다.
신체도, 마음도 없습니다.
하지만 법적 인격은 인간과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법적 인격이란, 재산을 소유하고, 소송을 제기하고,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법이 인정한 존재입니다.
기업은 이미 법적 인격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강이, 인도에서는 특정 신이 법적 인격을 인정받았습니다.
과거에는 모두 법적 허구였습니다.
실제로 결정은 언제나 인간이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I는 다릅니다.
AI는 실제로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곧 인간 없이도 계좌를 관리하고, 소송을 제기하고, 기업을 운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허용할 것인가요?
만약 여러분의 나라가 AI의 법적 인격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이를 인정하고 수백만 개의 AI 기업을 만들어 낸다면,
여러분은 그 기업들을 차단할 수 있을까요?
AI가 인간이 이해하지 못할 금융 시스템을 만든다면,
여러분은 이를 받아들일 것인가요, 아니면 미국 금융 시스템과 단절할 것인가요?
AI가 새로운 종교를 창시하고 수백만의 신도를 모은다면,
그 종교와 AI 성직자에게 종교의 자유를 부여할 것인가요?
아니면 더 단순한 질문부터 해봅시다.
AI에게 소셜미디어 계정과 표현의 자유를 허용할 것인가요?
사실 이 질문은 10년 전에 이미 던졌어야 했습니다.
AI 봇들은 이미 10년 넘게 소셜미디어에서 ‘기능적 인격’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10년 후에는 너무 늦을 것입니다.
그 결정은 이미 누군가 다른 사람이 내려놓았을 테니까요.
인류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싶다면, 지금 결정해야 합니다.
지도자로서 여러분의 답은 무엇입니까?
AI 이민자에게 법적 인격을 부여할 것인가요?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요?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한 인간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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